올해 정보통신 하드웨어 시장은 전반적인 호황국면을 구가한 통신서비스와 소프트웨어시장과는 달리 부문별로 명암이 뚜렷하게 엇갈렸다.
우선 94년 한해 가장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인 분야는 단연 단말기 시장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특히 휴대전화 단말기분야에서는 지난 10년동안 이루어졌던 성장폭이 94년 한해에 한꺼번에 달성되는 집중력을 보였다.
이는 기본적으로 이동전화 서비스의 수요가 급팽창한 데서 그 원인을 찾을수 있다. 지난해 47만 2천여명이었던 이동전화 가입자는 올해 말까지 1백만 명에 가까운 수치를 기록하는 폭발적인 장세를 1년내내 유지했다. 이러한 성 장세에 힘입어 올 한해 휴대전화 단말기 시장 규모는 무려 5천억원에 육박한 것으로 추산된다.
무선호출기 시장 역시 기대 이상의 시장확대가 이루어져 6백만 가입자 달성 을 눈앞에 두고 있다. 무선호출 단말기의 시장 팽창은 우선 서비스의 경쟁체제 도입으로 신규시장 개척이 활발히 이루어진 데다 단말기 가격이 급락, 수요 계층이 넓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처럼 이동통신기기 시장의 폭발적인 성장이 가능했던 것은 우리사회가 정보통신시대로의 진입이 본격화되면서 이동 통신기기에 대한 관심이 급격하게증가했고 휴대전화기와 무선호출기가 업무용이나 사치품에서 일반 생활필수 품으로 바뀌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체 및 관공서가 주요 수요처인 키폰시스템 역시 연초 관련업계가 지난해와 비슷한 매출규모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했던 것과는 달리 경기활황과 신설 법인 증가 등에 힘입어 30%에 가까운 성장이 이루어져 올해 전체적인 시장 규모는 5백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올해 이 분야에서는 그동안 수요가 미미했던 디지털 키폰시스템의 집중 적인 출시가 이루어지면서 앞으로 디지털 키폰의 수요확대가 어느 정도까지이루어질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무선전화기 분야는 이동통신기기와 키폰시스템의 성장세에 비해서는 다소 성장의 폭이 작았던 것으로 평가된다. 우선 신제품의 출시가 부진했고 시장자체가 이미 성숙기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급형 무선전화기와 다기능 고가제품의 수요확산에 힘입어 판매대수 및 시장규모는 지난해보다는 다소 늘어날 전망이며 앞으로 DSP(디지털 시그널 프로세서)를 탑재한 차세대 무선전화기와 9백MHz 무선전화기의 출시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무선전화기 시장에 활력을 불어 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데이터통신용 기기인 모뎀 시장의 변화도 눈여겨 볼만한 대목이다. 지난해까지만해도 고급 컴퓨터 사용자들만의 전유물이었던 다이얼업 모뎀 시장은 PC통신서비스의 활성화에 힘입어 지난해보다 무려 2백%이상 성장한 품목으로 기록됐다. 특기할만한 것은 모뎀의 수요팽창과 고속화가 동시에 이루어졌다는 점이다.
2천4백bps가 주류를 이루던 다이얼업 모뎀시장이 연초 9천6백bps로 급변하자마자 곧바로 1만4천4백bps로 바뀌어버렸다.또 연말에 들어서면서 2만8천8백bps제품이 대거 선보이는 급변 추이를 보이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올해 국내 통신용 단말기 시장은 전반적으로 대단한 호황을 누렸다고 진단할 수 있을 것이다.
반면 지난해까지 국내 통신장비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왔던 국설교환기 분야는 우울한 한해로 기록될 것같다. 주 수요처이던 한국통신의 기간통신망 건설작업이 대충 마무리 단계에 접어든 것이 국설교환기 시장의 침체를 불러온 최대 요인이라고 할 수 있다.
국설교환기 분야의 내수침체는 수출까지 이어졌다. 올해 국산 전전자교환기 인 TDX수출이 당초 목표치인 70~80% 성장을 크게 믿도는 20%내외의 성장에 그쳤다. TDX수출증가율이 올들어 대폭 낮아지고 있는 것은 그동안 국내 업체들의 주 공략대상이었던 저개발국 통신시장에 세계 메이저 교환기업체들이 고품질과 저가격을 앞세워 대거 진출,경쟁력이 크게 악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나 러시아.동남아시아 등 범국가적인 통신망 현대화사업을 추진 중인 후진국을 대상으로 미국.유럽.일본 등의 세계적인 교환기 업체들이 국내업체들보다 훨씬 파격적인 결제조건을 제시하는 등 시장공략을 본격화, TDX수출환경은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실정이다.
올해 통신시스템 분야에서 또하나 눈여겨 볼만한 것은 데이터전송 장비 분야의 시장변화가 극심했다는 점이다.
그간 X.25계열의 패킷교환장비와 T1 MUX(1.544Mbps급 다중화장치)등 회선 교환장비 중심으로 형성돼온 데이터통신용 장비시장은 올해를 기점으로 차세 대 데이터통신방식인 프레임릴레이와 ATM관련 장비 위주로 전환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국내 데이터통신장비시장이 이처럼 프레임릴레이와 ATM위주로 급격히 전환되고 있는 것은 우선 기존 패킷이나 서킷교환방식에 비해 엄청나게 빠른 전송 속도를 지원하는 데다 가상 네트워크등 다양한 기능을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풀이된다. 전문가에 따라서는 앞으로 2~3년내에 전반적인 국내 데이터 통신 환경이 ATM 이나 프레임릴레이로 전환될 것으로 진단하고 있다.
결국 올해 정보통신 하드웨어 시장은 단말기와 데이터장비분야는 "만점", 국 설교환기를 중심으로한 기본통신용 시스템 장비시장은 "50점"정도의 평점을 매길 수 있을 것같다. <최승철.김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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