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전자산업 경쟁력을 높이자:(최종회:46)-기자 방담

*사회=올 1월1일부터 연중 기획시리즈로 연재한 "전자산업 경쟁력을 살리자 가 지난 6일자를 끝으로 대단원의 막을 내렸읍니다. 국제화.개방화시대에대비 국내 전자산업이 안고 있는 구조적 문제점을 중점 추적, 세계화전략을도출해보고자 마련한 이번 기획물이 당초 의도했던 소기의 성과를 거두었는지를 점검하고 시리즈 이후 전개될 국내 전자산업의 조류를 전망한다는 측면에서 "기자방담" 자리를 마련했습니다.

*우선 당초 의도에 비해 기사내용이 다소 빈약했다는데 독자들에게 죄송스럽다는 말을 하고 싶습니다. 그러나 이번 기획물을 통해 국내 전자산업에 대해 현재를 되새겨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는데서 의의를 찾고 싶습니다.

우선 취재를 통해 느낀 점은 수출선다변화가 무엇보다 시급하다는 점입니다.

사실국내 기업들은 종전보다 개선되기는 했지만 아직 수출이 미국 일변도입 니다. 국내기업은 품질면에서 일본산제품에 비해 열세이고 임금을 포한한 원 가면에서도 중국이나 태국.말레이시아등에 비해 불리한 처지입니다. 이를 극복할만한 경쟁력을 가져야 합니다. 이를 고려치 않고 그저 수출하면 미국을 떠올리니 안타까운 실정입니다.

*수출선 다변화가 절실하다는데 동감입니다. 국내에서 이름만 대면 알 수있는 전자완구업체는 수출물량의 거의 전부를 미국에 의존하고 있었는데 저임금을 바탕으로한 중국.태국등이 미국에 진출하자 최근 판로가 막혀 도산한 사례도 있습니다.

*수출선다변화와 더불어 국내에서 생산하기에는 경쟁력이 없는 품목은 과감 히 해외로 이전하는 것도 바람직하다고 봅니다.

지난해 국내 전자업체의 해외투자실적은 모두 합해 3백80건에 8억5천7백만달 러에 달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엔고를 극복하기 위해 범국가적인 노력을 경주하고 있는 일본의 경우 1백여업체가 전세계 9백80여지역에 56억달러를 투자했다고 합니다. 우리와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는 대목입니다.

다행히 국내 전자4사를 중심으로 최근들어 해외공장 및 해외 연구소 설립에 박차를 가하고 있고 일부 대기업.중소기업들이 해외에 생산기지를 적극적으로 구축하고 있어 조만간 국내 전자업체도 전세계적인 네트워크를 갖춘 해외 생산기지를 갖게 될 것으로 보입니다.

*해외공장건설과 아울러 판매 및 AS를 총체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마케팅분야의 진출도 시급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해외에서 생산만 한다고 해서 제품이 팔려나가는 것이 아니지 않습니까. 현지에 국내에 버금가는 판매 및 AS조직을 갖추는 것이 진정한 의미에서의 국제화.세계화라고 봅니다. 물론 품질 및 기술의 국제화는 당연한 일이고요.

*월드 와이드시대에 해외공장 건설을 비롯한 글로벌 경영은 아무리 강조해 도 지나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경쟁력없는 품목을 무조건 해외로 이전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국내 전자산업이 공동화될 우려가 있고 실제 공동화문제가 전자산업 전반에 나타나고 있는 실정입니다.

따라서 핵심기술 및 부품부문은 국내에 두는게 장기적인 측면에서 바람직하 다고 봅니다. 오히려 연구소의 해외설립, 외국업체와의 전략적 제휴가 국내 전자산업의 국제화를 건실하게 하는 방향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최근들어 선진국 전자대기업을 중심으로 유행병처럼 번지고 있는 전략적 제휴의 조류에 국내 기업이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된다는데는 이의가 없읍니다. 그러나 전략적 제휴는 제휴 쌍방이 서로 제공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닌 철저한 "기브 앤드 테이크" 아닙니까. 그런 측면에서 국내기업이 외국에 제공할 수있는 것은 돈밖에 더 있습니까. 최근 체결된 가전3사의 전략적 제휴도 자본 을 통한 매수 및 이면 조항을 통한 로열티지급방식이 아닙니까. 따라서 전략 적 제휴에 앞서 우리의 위치를 먼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고 국내 업체끼리 의 전략적 제휴도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된다고 봅니다.

*국내 전자산업의 국제화에서 강조하고 넘어갈 분야중 하나가 사람의 국제 화라고 여겨집니다. 기업의 세계화와 국제경쟁력 강화를 추진하는 것은 결국 사람입니다. 우리는 요란한 구호만 난무했지 구체적인 실행 프로그램이 없다는 사실이 안타깝습니다. 올해 열풍을 일으켰던 우리기업의 중국진출과 관련, 업체별로 수억달러에 이르는 대형 프로젝트를 발표하고는 있지만 정작 이를 효율적으로 수행할 만한 맨 파워는 절대부족한 실정입니다. 심지어 최대 제조업체인 모사에도 중국어를 제대로 구사할 수 있는 사람이 50명 안팎이라는 현실을 접하고 나서는 충격적이더군요.

*사회=돈 이야기가 나와서 말이지만 사실 국내 전자업계가 국제화를 추진하는데 최대 걸림돌은 돈, 자본이라 할 수 있습니다. 돈이라는 것이 기업들에 게는 어느때나 부족하게 마련이지만 올해의 경우 정부의 자금정책에 대한 혼란으로 더욱 심화됐다는 것이 업계의 주장입니다.

정부의 추석이후 자금회수 정책으로 이달들어 어음부도율이 80년 이후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는 등 오히려 국내기업들의 금융비용 상승으로 인해 경쟁력 을 약화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지적이 설득력있게 들려오고 있습니다.

정부의 일관된 통화정책, 그리고 금리의 안정적인 운용은 기업의 경쟁력을 눈에 보이지 않게 높인다는 점을 재삼 강조하고 싶습니다.

*국내기업이 세계적인 기업들과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제품의 품질.

가격등이중요한 요소이고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서는 그동안 정부가 소홀히 해온 자금운용도 하나의 경쟁요소로 인식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기업은 이익을 남겨야 하는데 장사해 남은 돈을 금융비용으로 지불한다면 새로운 제품개발에 투자할 의욕을 상실하게 되고 그렇게 되면 장기적으로 기업 은 존재할 수 없게 되는 것은 당연한 이치가 아닐까요.

이런 측면에서 최근 정부가 발표, 내년부터 시행에 들어갈 외환제도 개혁안 은 그동안 상업차관도입에 어려움을 겪었던 반도체업체등 국내기업들의 투자 재원 마련에 큰 도움을 줄 것으로 기대되는 바 큽니다.

*돈과 관련해 부언한다면 돈문제로 가장 곤욕을 치르고 있는 곳은 중소기업 아닙니까. 사실 우리나라는 전형적인 대기업 위주의 산업발전을 이룩했고 전자산업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중소기업이 산업의 근간인데도 말입니다.

흔히 신흥공업국중 가장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대기업 중심으로 성장해 온 한국과 중소기업 중심의 대만을 비교하는 예가 종종 있습니다.

물론 반도체 등 대규모 투자를 요구하는 산업에서는 한국이 앞서고 있지만컴퓨터 등 전반적인 산업경쟁력은 대만에 뒤지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는 우리나라가 계속되는 무역적자에 시달리는데 비해 대만이 흑자를 구가하는 것만 봐도 쉽게 알 수 있습니다.

*대만이 이처럼 중소기업만 가지고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었던것은 대만 정부의 적극적인 중소기업 육성정책에서 찾을 수 있으며 이것이우리가 대만에서 배워야 할 점이라 할 수 있습니다.

특히 중소기업 지원정책의 핵심인 각종 정책자금 지원을 효율화하는 문제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할 것입니다.

그동안 정부의 정책자금 지원이 소리만 요란한데 비해 실제 실행과정에서 담보문제 등 복잡한 요인으로 인해 중소기업이 이용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따라서 자금지원 과정상의 이같은 문제점을 해소하는 획기적인 조치가 필요합니다. 특히 최근에는 우물안 개구리식의 중소기업을 국제화.세계화된 기업으로 전환하고 기술경쟁력을 갖춘 중소기업으로 탈바꿈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지원 을 더욱 늘려야 할 것입니다.

*사회=화제를 연구개발쪽으로 돌려보지요. 지난해 우리나라의 총 연구개발 비는 63억달러 정도였습니다. 이는 미국 IBM의 연구개발비 51억달러와 비교 하면 일국의 총 연구개발비가 단일기업의 연구개발비와 맞먹는 수준입니다.

국내에서 최대 규모의 연구개발비를 투자한다는 삼성전자는 아마 지난해 5억 8천만달러를 투입했죠. 연구개발에서 현격한 차이가 나니 기술격차를 줄인다는 것은 공염불에 불과한게 아닐까요.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고 봅니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분야에 집중 투자, 세계 정상권에 진입하지 않았습니까. 바로 여기에서 국내 전자업체의 연구개발 해법을 찾을 수 있지요. 특정 분야에 전략적으로 연구역량 및 자금 을 집중, 경쟁력 있는 제품을 만들 필요가 있습니다. *국내 전자업체들이 연구에 전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주변환경도 바뀌어야합니다. 그중 중요한 것은 전자 및 과학기술과 관련한 정부정책의 일관성이지요. 정부정책의 일관성 이 결여됐을 때 기업은 연구를 비롯한 경영전략 수립에 혼선을 빚게 되고 그만큼 국내 전자산업의 성장속도는 뒤처지게 됩니다.

전자 이야기는 아니지만 삼성그룹의 자동차사업 진입을 둘러싼 정부정책의 결여는 기업들에게 깊은 좌절감을 맞보게 하고 기술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열의를 식게 만들었습니다.

*사회=이런 측면에서 이번에 정보통신산업을 놓고 주도권 경쟁을 해온 상공 부.체신부.과기처의 역할을 정부조직변경이란 특단의 조치를 통해 정리한 것은 국가발전 전략에서 매우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입니다.

*이번에 정부가 세계화의 기치를 내걸고 정부조직 변경이란 특단의 조치를 취한 것은 본지가 "국제경쟁력 강화" 시리즈를 낸 데 따른 후속조치가 아닌가 봅니다(웃음).

*아직까지 정부조직 개편작업이 마무리되지 않아 사태를 지켜봐야 하겠지만대강의 윤곽으로 볼 때 국제화.세계화에 대비한 경쟁력 있는 정부, 작지만 강한 정부를 만들겠다는 7공의 의지가 본격 실천에 돌입했다고 해석됩니다.

*이제 정부조직이 정비되면 경제도 과거 관주도에서 민간주도로 운용될 전망입니다. 따라서 국내 전자업체도 밖으로는 UR를 위시한 국제화.개방화시대에 대처하고 안으로는 내수시장에 안주하던 전략을 전면 수정, 세계시장을 겨냥한 일등제품을 만들겠다는 각오를 한층 다져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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