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 통신업계 머큐리사의 구조재편 전망

영국의 통신업체인 머큐리 커뮤니케이션즈사가 종업원및 서비스의 감축에 나서는 등 구조재편작업에 착수하면서 재기의 몸짓을 보이고 있다.

케이블 앤드 와이어리스(C&W)사가 80%, 벨 캐나다가 나머지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머큐리 커뮤니케이션즈는 브리티시 텔레컴(BT)과 함께 영국의 통신 시장을 복점하던 업체.

한때 BT와 시장을 양분하며 황금기를 구가하던 머큐리사는 이제 숙적 BT와의경쟁에서 한걸음 물러선 것은 물론 신설 중소규모 통신업체들의 추격을 받는만만한 ? 위치로 전락하고 말았다.

이에 머큐리는 일단 전체의 4분의 1에 달하는 2천5백명의 종업원을 줄이고 이동전화서비스인 원-투-원서비스와 지역전화서비스를 제외한 유료전화 서비스 디렉토리 검색등 서비스 폭을 축소키로 결정했다.

머큐리의 던컨 루이스회장은 모기업인 C&W의 머큐리에 대한 경영철학 불재 를 질타하면서 종업원및 서비스축소에서 나아가 그동안 머큐리가 주력해온석유및 물유관련사업의 통신서비스의 폭도 줄이는 등 미래 성장의 기반이 되는 비전을 제시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머큐리에 있어 BT와 경쟁이 가능했던 호시절은 이미 지나갔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머큐리가 어려움에 처해 있다는 소문이 업계내에서 지난 1년동안 계속 머큐리를 따라 다녔고, 나타난 경영수치들은 이같은 사실을 뒷받침해 주었다.

머큐리의 지난 6개월간의 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정도 감소했고 매출도 크게 줄어들었다.

머큐리의 경영이 이렇게 된데는 무엇보다 경쟁력의 약화가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했다. 영국 통신시장에서 양과 질적인 면에서 서비스를 개선해나가고 있는 BT와 머큐리의 이용요금 차이가 급격히 좁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이번 서비스 감축조치에서 제외시켰고 지난 2년간 머큐리가 주력해온지역전화시장에서도 BT와의 대결양상은 비슷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다.

BT는 비교적 시장규모가 적은 지역사용자들에게 뿐만아니라 머큐리가 주력해 온 고액이용자들에게도 보다 저렴한 서비스를 제공, 머큐리의 사업영역을 깊숙이 파고 들었다.

업계 관계자들은 "머큐리는 이제 BT보다 확실히 한수 아래다. BT는 지난 5년 간 거침없는 요금인하 전략을 추진했고 질이나 요금에 있어서 가장 강력한 업체가 되었다"고 평가했다.

BT성장에 견인차 역할을 한 사람은 과거 독점시기와 같은 수준의 요금을 유지하는 한편 생산성 향상에 박차를 가하도록 한 오프텔이다.

나아가 지난 91년 영국정부의 결정에 따라 이 시장에 참여하는 신규업체들이 급격히 늘어나면서 BT보다는 상대적으로 약한 머큐리가 경쟁상대가 됐다는것을 의미한다. 몇몇 중소규모 통신업체들은 머큐리의 사업분야에 뛰어듦으로해서 머큐리 공략이라는 목표를 노골적으로 내세우고 있다.

머큐리는 기업을 대상으로한 최근의 한 조사에서 참여한 모든 분야에 걸쳐 압박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최근 머큐리의 성공작이란게 경쟁력 제고를 위해 감량경영을 추진하고 요금을 낮춘다는 것뿐이었다.

이에 비해 BT는 지역전화시장에서만 종합유선방송(CATV)업체들의 위협을 받고 있을 뿐이다. 이들은 현재 장거리전화 서비스에서 머큐리의 회선을 이용하고 있지만 우후죽순처럼 생겨나고 있는 장거리전화업체들의 이용료가 하락 하면 어떤 업체에 눈길을 보낼지 알 수 없는 상태다.

업계 관계자들을 놀라게 한것은 머큐리의 공중전화서비스의 포기결정이다.

이는 대량 소비시장에서 발을 뺀다는 의미인데, 대신 CATV업체를 활용, 지역 전화 이용자들에게 서비스를 제공케 하는 것이라고는 하지만 업계에서는 상당히 의외로 받아들이고 있다.

"우리는 대량 소비시장을 포기한다고 공언할 수는 없다. 새로운 CATV업체들 이 우리를 동반자로 간주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루이스 회장은 말했다.

이제 머큐리는 두개중 하나의 길을 선택해야 한다.

하나는 우수제품을 염가로 판매, 세계 최대의 컴퓨터업체가 된 미국의 컴팩 컴퓨터사와 같은 모델이고 다른 하나는 지난 80년대 고속의 성장을 기록한 미통신업체 MCI같은 모델이다. MCI는 핵심사업분야에서 AT&T와 교집합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경쟁을 통해 성장한 것으로 유명하다.

MCI는 지난해 머큐리의 숙적 BT와 제휴관계를 맺은 바 있지만 업계에서는 MCI를 머큐리가 추구해야할 주요 모델로 보고 있다.

그러나 업계 일각에서는 기회를 상실한 머큐리와 모든 일을 정도대로 해결한 MCI가 이미 같은 길을 갈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이제 머큐리는 C&W의 유일한 자회사인 동시에 유일하게 성공하지 못한 업체 가운데 하나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C&W는 지난해 이익 47억파운드의 절반을 아시아시장에서 벌어들였다. C&W 는 현재 홍콩텔레컴주식의 57.5%를 보유하고 있으며 홍콩텔레컴은 C&W의 아시아지역 수익가운데 64%를 차지하고 있다.

이와는 대조적으로 영국시장에서 C&W의 매출은 3.4분기의 경우 홍콩시장 수준정도. 경상수지 흑자는 홍콩시장의 3분의 1에도 미치지 못한다. 만약 C&W 가 올초 머큐리를 "월드소스"컨소시엄에 참여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AT&T 의 요구를 받아들였다면 BT와의 경쟁에서 승리할수 있는 기회를 얻었을지도모른다. 아무튼 이번 조직재편 노력에도 불구하고 머큐리의 외과적 처방은 BT를 따라잡기에는 역부족이라는 견해가 설득력을 더하는 현실이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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