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용VCR.카메라구입싸고 장비업체와 민방간 첨예한 대립

수입선 다변화품목으로 묶여있는 방송용 VCR와 카메라가 또다시 뜨거운 감자 로 떠올랐다.

개국을 몇개월 앞둔 지역 민간방송국과 이들 방송장비의 국산화를 추진하고 있는 국내제조업체간의 입장이 첨예하게 맞서고 있기 때문이다.

부산, 대구, 대전, 광주등 지역민방 측은 영상산업에 있어서도 국제화가 급진전되고 있는데다 기존 방송국들과의 경쟁및 협조체제를 갖추려면 현재 공 중파 방송국에서 가장 많이 사용하고 있는 일본 소니제품 등을 보유하지 못하면 정상적인 방송국 운영이 곤란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경동 부산방송사장은 이와관련, "국산장비의 신뢰성이 입증되지 못한 상황 에서 지역민방에만 국산품 애용을 강요하는 것은 매우 위험한 생각"이라며" 국산장비의 수입의존율이 매우 높은데 대일무역 역조개선을 목표로 시행중인 수입선 다변화정책이 무슨 의미를 갖고 있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또 "방송국도 이제 국제경쟁 시대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대기업들이 정부의 수입선 다변화 시책을 등에 업고 수입품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는 제품 을 생산, 판매하려는 것은 방송의 질을 떨어뜨려도 상관없다는 처사로 밖에이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국내업체들은 국산장비가 민방측에서 우려하는 것처럼 일본제품등에 비해 품질이 떨어지지 않는다고 자신하고 있다. 방송담당자들이 그동안 소니제품을 주로 사용해옴으로써 다소 불편하게 느끼는 점외에는 국산제품에 하자가 없다는게 업계의 주장이다.

문광호 삼성전자 담당이사는 "방송장비가 촬상관식 카메라에서 CCD 카메라로 바뀌면서 삼성전자가 국산화해 지난 92년 5월에 필드테스트용으로 방송국에 납품했던 제품에 대한 지적이 아직까지 국산장비에 대한 평가기준으로 활용 되고 있는 것같다"면서 "현재 KBS와 MBC등에서 사용중인 국산제품이 수입제품보다 떨어져 방송에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를 듣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아니라 전국 취재망을 갖고 있는 스포츠TV를 비롯해 공중파 방송보다도 화질면에서 더욱 우수하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있는 상당수 CATV 프로그램 공급업자및 방송국에서 국산장비를 채택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어쨌든 국산장비에 대한 신뢰성 문제가 지역민방과 업계측의 가장 핵심적인 쟁점사항이다. 민방측은 또 국산장비가 수입부품을 끼워맞추는데 급급, 제대로 기능을 발휘 하지 못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는 방송장비의 기능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조정기술력이 취약하기 때문에 나타나는 것으로 지역민방측은 분석하고있다. 이로인해 기존 방송국에 납품한 제품이 적지않은 문제점을 일으켰으며 방송 담당자들이 국산장비의 사용을 기피하는 원인이되고 있다는게 지역민방측의 주장이다. 업계측은 그러나 기능상에서는 현재 방송3사에서 주로 사용중인 소니제품에비해 떨어질게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소니제품에 익숙해있는 방송담당자들이 사용하기에 다소 불편한 점은 있을수있지만 기능이 떨어져 화질이나 음질등에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는 것이업계측의 주장이다.

현재로선 이들 방송장비의 국산화에 가장 앞서가고 있는 삼성전자측은 일본 이케가미사와 기술제휴로 촬상관식 카메라를 생산하기 시작한 지난 85년부터 조정기술을 전수받아 이제는 자체 기술력을 충분히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민방측은 삼성전자 ENG카메라의 경우 카메라와 VCR가 분리돼 있어 소니 VCR를 채용한후 A/S가 발생할때 이를 소니측에 떠넘기는등 서비스측면에 서도 적지않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삼성전자측은 이에 대해 삼성전자가 ENG카메라용 VCR를 생산하지 못해 카메라부분만 방송국에 공급했던 제품의 VCR가 부품을 교체해야하는 문제를 일으켰던 경우인데 이는 국내에서 이 부품을 조달할 수 없어 어쩔수 없었다는것. 그러나 이제는 카메라와 VCR를 삼성브랜드로 동시에 공급하고 있어 AS에도문제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있다.

부품국산화율도 현재 방송국에서 사용중인 ENG카메라(BK-30)가 부품수면에서 90%이상에 달하고 있고 국산화가 진행중인 편집용 VCR가 아직 반제품 수입 조립(SKD)생산단계여서 15%정도 국산화돼있는 실정이라고 삼성측은 밝혔다.

ENG카메라장착용 VCR는 내년 상반기중 출시를 목표로 현재 디지털방식의카메라 VCR포함 를 개발하고 있어 이에 대한 부품국산화 계획을 갖고 있지않다는 것이다.

국산장비에 대한 가격도 빼놓을 수 없는 쟁점사항이다.

지역민방측은 최근 소니가 방송장비의 값을 대폭 인하키로 한 것과는 대조적 으로 수입품 조립에 머물러있는 국산장비의 가격은 수입장비와 비슷하거나오 히려 비싸다는 주장이다.

이에 대해 업계측은 소니가 값을 내린 것은 압축기술을 적용해 개발한 디지 털 방식의 베타캄으로 이는 독일 관련기관에서 부적정 판정을 받아 미국에서 조차 구입하지 않으려는 제품이고 현재 국내방송국에서 사용중인 아날로그방 식의 베타캄에 대해선 오히려 값을 올리겠다고 통보했다고 설명하고 있다.

또똑같이 세금을 부과한후의 가격은 국산장비가 수입품에 비해 20~30%정도 싸다는 것이다.

한편 지역민방측은 국산장비를 전혀 사용하지 않는게 아니라 기존 국내외 방송국과의 경쟁과 협조를 위해서는 상당부분 외산장비를 수입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업계측도 지역민방이 기존 방송국등과의 자료교환등 불가피하게 수입 품을 사용해야한다는 점을 인정, 전량 국산장비 구입을 주장하는 것은 아니다. 이는 정부가 수입선다변화품목인 이들 방송장비에 대해 올해부터 예외수입신청이 들어올 경우 국내제조업체에 공급가능 여부를 타진, 공급이 불가능한경 우에만 허용키로 함에 따라 양측이 어느 선까지 양보하느냐가 관건이될 것같다. 어쨌든 이번 양측의 엇갈린 주장은 시급히 조정돼야만 한다.지역민방의 주요설비확보가 더 이상 지체되어서는 곤란하다. <이윤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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