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산업의 위상이 날로 높아지면서 이 산업을 이끌어갈 전문기술인력을 양성하는 전자공업고등학교에 많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대학입시 위주의 교육환경이 깊이 뿌리내린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실업계 고등학교가 대다수 학생과 학부모로부터 외면받고 있는 반면에 전자분야만을 특화한 공업고등학교의 경우는 많은 학생들로부터 크게 각광을 받고 있다.
이에 따라 전자과.전자계산기과 등 전자관련 학과를 둔 공업고등학교가 최근속속 설립돼 현재 전국적으로 10개교 이상에 이르고 있으며 앞으로도 그 숫자는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들 학교중 대학에 버금가는 첨단 실험.실습시설을 갖추고 전자과와 전자계 산기과 등 전자분야만을 전문적으로 교육하는 공립 공업고등학교가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서울 서초구 방배동에 자리잡고 있는 서초전자공업고등학교(교장 권영목)가 바로 그곳으로 이 학교는 올초에 개교해 전자과.전자계산기과 등 2개 학과에 각각 2백17명의 첫 신입생을 뽑았다.
이 학교가 관심을 모으고 있는 것은 486DX PC를 이용한 1인 1대의 컴퓨터실 습실을 비롯해 실험.실습기자재 보유율이 51%에 이르는 등 실무 중심의 완벽한 실험.실습교육을 실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근거리통신망(LAN)을 바탕으로 교내 전산통신망을 구축해 학생들 에게 LAN에 의한 컴퓨터언어, 파일관리, 데이터베이스구축, 전자우편, 정보 관리시스템기술 등 대학 및 전문학원 못지않는 첨단교육을 실시하고 있는 점이 자랑이다.
특히 이 학교는 초.중.고등학교 및 대학교를 통틀어도 보기 힘든 첨단 멀티 미디어시스템 시설을 구축해 놓고 있다.
이에 따라 학생들은 최근 유망직종으로 떠오르고 있는 컴퓨터그래픽, 애니메이션 전자출판, 컴퓨터뮤직 등 종합적인 멀티미디어기술을 익힐 수 있는 혜택을 누리고 있다.
이밖에도 이 학교는 플로터, 디지타이저, 비디오프로젝트, 스캐너 등 첨단기기를 갖춘 컴퓨터지원설계(CAD)실과 대형 TV는 물론 콤팩트디스크플레이어(C DP)와 3웨이 스피커시스템으로 구성된 시청각실 등 최신의 첨단장비 및 시설 을 갖추고 21세기 정보화사회를 이끌 기술인력을 양성하고 있다. 첨단시설 못지않게 이 학교에는 밤늦도록 연구하는 27명의 교사들이 있다. 이들은 학생들에게 보다 앞선 교육을 실시하기 위해 밤새워 연구하는 한편 학생들의 취업을 위해 틈나는 대로 기업체를 방문하고 있다.
이같은 교사들의 노력에 힘입어 이 학교에 관심을 기울이는 전자관련 기업체 들이 하나 둘씩 늘어 현재 5~6개 이상의 중소기업체와 자매결연을 맺은 상태 다. 따라서 이 학교 졸업시에는 정보처리기능사 등 많게는 10여개 이상의 기능사 자격을 취득하기 때문에 전자관련 업체에 취업 또는 관련 전문대 및 산업대로의 진학이 용이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그러나 많은 실업계 고등학교가 그러하듯 이 학교도 나름대로의 걱정거리를 안고 있는데 그중 하나가 유능한 인재확보가 어렵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권교장은 "21세기 정보화사회에서는 학벌보다는 개인의 전문화된기술이 더높은 평가를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제하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학생 및 학부모들이 학벌만을 얻기 위해 대학을 고집하는 것을 보면여간 아쉽지 않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김종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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