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때 대고객 서비스차원에서 구색을 맞추기 위해 여객기내에 자리가 마련되었던 멀티미디어기기들이 주인공으로 발탁되면서 기내의 잡지들이 폐품 처리될 위기에 놓이게 되었다.
오랜 시간의 항공기여행으로 지친 고객들이 기내에 비치되던 잡지 대신에 멀 티미디어서비스에 더 많은 관심을 보이기 시작하자 유나이티드항공, 브리티시항공 버진 애틀랜틱항공 등 세계 유수의 항공사들이 음악.영화.비디오.게 임 등을 포함하는 멀티미디어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한 것이다.
얼마전 영국에서 열렸던 무역박람회에서는 컴퓨터와 휴대전화기가 결합된 시스템 혹은 스크린메뉴대로 리모컨을 조작하기만 하면 10가지 이상의 영화를 마음대로 선택할 수 있는 시스템 등이 선보였다.
B/.E 에어로스페이스사, 휴즈 애비컴사, 마쓰시타 에이비오닉사, GEC마르코 니사 등이 출품한 이들 최첨단기기는 모두 지상이 아닌 항공기내에서 이용되는 기기라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다.
최근 버진 애틀랜틱항공이 홍콩-런던 노선에 고객들을 위해 전자 골프게임을 제공하면서 이용자들이 막간에 지루하지 않도록 음악이나 영상을 곁들인 멀 티미디어서비스를 하는 등 비행중에도 즐길 수 있는 "공중 멀티미디어 휴양 지"를 만들었다.
멀티미디어서비스시스템을 업계 최초로 올 2월 시험도입한 이 회사의 자체조사에 따르면 여객기이용 승객중 80~90%가 이 시스템을 즐기겠다고 밝힌 것으로 나타났다.
기내에서 제공되고 있는 멀티미디어서비스의 수준은 현재로서는 고객들이 장거리를 여행하면서 자신의 취향대로 영화나 음악을 즐기는 대화형 시스템 정도. 내년부터는 브리티시항공과 유나이티드항공, 싱가포르항공 등도 각노선에 이 서비스시스템을 도입할 계획이다. 멀티미디어 서비스의 제공이 업체에게는 "별도의 수입원"이라는 측면이 있다.
"티켓요금 이외의 분야에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길을 찾아낸 것은 항공사에 게 있어서는 커다란 소득이 될 것"이라고 버진 애틀랜틱항공의 관계자는 밝힌다. 시험제공이 끝난 지금 버진 애틀랜틱은 비디오게임의 이용료는 두시간에 6.
5달러,영화서비스는 9.75달러의 요금을 받을 계획이다.
멀티미디어서비스의 제공으로 항공사들은 매년 1백만달러 이상의 부수입을 챙기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이 시스템이 단지 "네가 하니까 나도 한다"는 식으로 경쟁 업체를 따라 잡기 위한 서비스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또한 기내 멀티미디어서비스는 그야말로 "하늘에 떠있는 떡"이라는 지적도 있다. 일단 시스템의 비용이 많이 들고 시장성이 불투명하며 기술적으로도 진부하다는 것.
휴즈 애비컴이 개발한 대화형 서비스시스템의 고장이 반복되자 노스웨스트항 공은 이 서비스의 제공을 중단한 상태다. 그러나 이 회사는 아직 서비스의 제공을 포기하지는 않고 결점들을 보완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아메리칸항공 관계자는 "우리는 가장 빠른 것보다는 가장 올바르고 가장 좋은 것을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자사의 멀티미디어서비스 전략을 밝히기도 한다. 항공회사 입장에서는 이 시스템이 비용이 많이 든다는 단점도 있다. 장거리 항로의 경우 대화형 서비스기기의 설치비용은 대략 1백50만달러. 여기에다시스템을 항공기종에 적합하도록 맞추는 비용은 설치비의 3배에 달한다.게다 가 부대장치의 설치비는 항공사에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브리티시항공의 계산에 따르면 보잉 747점보제트기의 경우 멀티미디어시스템 의 유지관리에는 한해에 대략 25만8천달러가 들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회사는 1억2천만달러를 들여 대화형 서비스시스템을 도입하고 내년부터는 747기종 85대에 서비스를 갖출 예정이다.
유나이티드항공도 1억5천만달러를 투입해 항공기 90대에 이 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고 버진항공은 올해 2천만달러를 들여 6대의 항공기에 이 시스템을 갖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싱가포르항공이나 케세이퍼시픽 등도 조만간 이 대화형 시스템을 마련하고 서비스에 들어갈 것으로 보인다.
세계항공오락산업연합(WAEA)의 관계자는 멀티미디어시스템의 도입이 폭발적 으로 늘어나고 있다고 말한다.
올 한해 여객기의 고객들은 멀티미디어서비스 비용으로 지난해의 2배인 12억 달러를 지출할 것으로 추산되고 있고 앞으로도 이는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않는다. 멀티미디어서비스가 아직까지는 "명백하게 수익성이 있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허의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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