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한국통신을 비롯한 대부분의 통신사업자들이 경쟁적으로 95년 하반기 서비스를 목표로 무선 데이터 통신사업에 대대적인 투자를 하는 것은 단순한 "시장성" 보다는 "21세기형 종합 정보통신 사업자로의 도약" 을 위한 보이지않는 전략이 숨어 있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즉 국내에는 아직까지 한번도 시도되지 않았던 무선 데이터통신사업을 통해모든 통신사업자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할 수 있는 개인휴대통신(PCS) 사업권 획득 경쟁에 확실한 "우위"를 점하겠다는 의사가 더 크다는 의미다.
이러한 분석은 사업자들마다 자신의 사업계획보다는 경쟁사업자의 사업일정 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데서 신빙성을 더하고 있다.
물론 사업자에 따라서는 "무선 데이터통신 사업"을 기업의 사활을 건 중대사 로 이해하는 측도 없지 않다. 특히 통신 사업자중에서도 사세가 약한 무선호출 제2사업자의 경우 이러한 경향은 더욱 강하다.
하지만 무선 데이터통신 사업의 3대 강자로 분류되는 한국통신.한국이동통신.데이콤 등은 이번 사업을 적극 활용해 각각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아킬레스 건을 치유하겠다는 속셈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시각이 다. 무선통신부문에 취약점을 가진 데이콤은 국제전화 사업을 통해 쌓아온 기본음성통신.최대 강점인 데이터통신의 노하우를 새로운 분야인 무선통신에 접목시켜 명실상부한 기간통신사업자로서의 자격을 갖추겠다는 목표를 가지고있다. 또한 한국이동통신은 이동전화.무선호출서비스로 다져온 국내 최고 수준의 무선통신기술을 활용, 데이터통신부문에 진출하는 교두보로 무선데이터통신 서비스를 선택한 것으로 보여진다.
최대 종합통신사업자인 한국통신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그동안 무선통신분야는 한국이동통신, 데이터통신분야는 데이콤에 양보해왔던 한국통신으로서는 이번 무선데이터통신사업을 통해 무선통신과 데이터통신이라는 두마 리 토끼를 한꺼번에 "포획" 하는 기회로 잡겠다는 의중을 어렵지 않게 엿볼수 있다.
국내 통신서비스의 3대 기둥인 3개사업자로서는 모처럼 동시에 경쟁하게 되는 무선 데이터 사업을 훌륭하게 소화해내면서 2천년대 종합정보통신시대에경쟁업체를 따돌리겠다는 원대한 포부를 숙성시켜 나가고 있는 것이다.
다시 말해 무선데이터사업에서 승리하는 사업자가 97년 서비스를 개시하게 될 PCS사업권 획득에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것이라는 판단을 가지고 있다고할 수 있다.
물론 PCS서비스와 관련해 가장 유리한 입장을 가진 사업자는 한국통신이다.
정책당국인 체신부가 올초 통신사업구조조정 계획에서 "PCS사업을 보편적 서비스 로 규정하고 거대통신사업자에 사업권을 주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혔기때문이다. 한국통신이 무선데이터통신 사업계획에 타사업자보다 느긋한 입장 을 취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체신부 구조조정방침에 불만을 표시하며 PCS 사업권에 미련을 버리지않고 있는 한국이동통신과 데이콤으로서는 무선 데이터통신 사업이 남다른 의미를 가질 수 밖에 없다. 현재 기술상 PCS 서비스에 가장 근접된 형태인 무선데이터통신서비스에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할 경우 "막판 뒤집기"가 가능할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를 버리지 못하는 것이다.
3개 사업자가 무선데이터통신서비스의 방식을 현재 자신에게 유리한 형태의 서비스로 구상하고 있는 것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된다.
즉 이동통신의 경우 기존 이동전화망인 셀룰러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하는 CDPD Cellular Digital Packet Data)방식을 채택한 것이나 데이터통신과 한국 통신이 그동안 충분한 경험이 축적된 X.25계열의 패킷데이터통신방식을 선택 한 것은 사업초기에 발생할 수 있는 실수를 최소화하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현재의 상황으로는 무선데이터통신사업이 한국통신.데이콤.이동통신의 3개 사업자의 경쟁으로 요약될 가능성을 부인할 수 있는 징후는 거의 없다.
무선호출 제2사업자나 TRS사업권을 가진 한국항만전화등이 무선데이터통신서 비스에 나름대로 의욕을 가지고 있기는 하지만 대세를 바꾸기는 역부족이라는 예측이 지배적이다.
최근 무선데이터통신 사업을 둘러싼 통신사업자들의 뜨거운 경쟁을 두고 시작부터 지나치게 "과열"되고 있다는 비판도 적지 않게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무선데이터통신서비스는 그동안 독점이나 복점으로 일관해온 국내 통신서비스 산업에 완전한 형태의 경쟁체제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에서 실보다는 득이 많을 것이라는 호의적인 반응이 대부분이다.
<최승철기자>
경제 많이 본 뉴스
-
1
MBK, '골칫거리' 홈플러스 4조 리스부채…법정관리로 탕감 노렸나
-
2
금감원 강조한 '자본 질' 따져 보니…보험사 7곳 '미흡'
-
3
미국 발 'R의 공포'···미·국내 증시 하락세
-
4
에어부산 여객기 화재, 보조배터리 내부 절연파괴 원인
-
5
트럼프 취임 50일…가상자산 시총 1100조원 '증발'
-
6
은행 성과급 잔치 이유있네...작년 은행 순이익 22.4조 '역대 최대'
-
7
보험대리점 설계사 10명중 1명은 '한화생명 GA'…年 매출만 2.6조원
-
8
[ET라씨로] 참엔지니어링 80% 감자 결정에 주가 上
-
9
메리츠화재, 결국 MG손보 인수 포기…청·파산 가능성에 '촉각'
-
10
그리드위즈, ESS 운영 솔루션 교체로 경제 가치 35% 높인다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