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IBM.애플.모토롤러, "파워PC"아래 결속력 강화

"파워PC 연합군"의 진군이 시작됐다.

지난 91년 "파워 PC"라는 깃발 아래 손을 잡았던 미 IBM, 애플 컴퓨터, 모토 롤러사는 최근 PC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이들의 결속력을 더욱 다지는 출정 식을 가졌다.

지난 91년 처음으로 "파워 PC" 동맹을 발표했을 때 그 내용이 주로 마이크로 프로세서 부문에 한정된 것이었다면 이번에는 사업의 영역을 확대해 PC시장 을 겨냥한 컴퓨터를 만들어 내는데 초점이 맞춰졌다.

IBM과 애플, 모토롤러는 오는 96년까지 "파워PC" 마이크로프로세서를 기반으로 한 표준규격의 PC를 개발하겠다는 진로를 밝혔다. 이들 3사는 그들이 개발하는 PC에서 현재 가장 인기가 있는 "윈도즈"는 물론 IBM의 OS/2, AIX, 애플의 "매킨토시" 운용체계(OS)와 그에 맞는 응용 프로그램을 모두 사용할수 있도록 함으로써 PC 시장의 "천하통일"을 꿈꾸고 있다.

파워PC 연합이 개발하는 표준규격의 PC가 탄생할 경우 OS에 따라 사용할 수있는 응용 프로그램이 서로 달랐던 IBM 호환 기종과 매킨토시간의 두터운 벽이 허물어질 것으로 기대된다. 사용자들은 하나의 PC에서 윈도즈, OS/2, 매 킨토시에서 사용되는 응용 프로그램을 모두 자유자재로 이용할 수 있게 되는것이다. 프로그램 개발업체의 입장에서도 보다 광범위한 사용자층을 대상으로 할수있기 때문에 3사가 개발하는 표준 PC에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를 위해 IBM과 애플사는 각기 자사의 컴퓨터에서 사용되는 OS/2와 맥을, 모토롤러사는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즈 프로그램을 맡아 새로 개발될 PC에적합하도록 개발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워PC 연합의 궁극적인 목표는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아키텍처 주도권 을 거머쥐고 있는 PC시장을 탈환하는 것.

70년대 말부터 10여년간 PC산업의 양대 중추를 형성해 왔던 IBM과 애플은 모두 옛날의 영광을 되찾을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힘을 모으고 있다. IBM 과 애플사는 실질적으로 PC 산업을 일구어낸 주역이라고 자부하고 있으나 90 년대 들어 PC시장은 하드웨어부문에서는 인텔이, 소프트웨어부문에서는 마이 크로소프트가 실질적인 실력자로 부상했다.

IBM과 애플은 모두 세계 PC시장에서 10내지 15% 남짓한 점유율에 그치고 있지만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는 마이크로프로세서와 OS시장에서 85%가 넘는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잃었던 PC시장에서의 주도권을 되찾아야 한다는 절박함이 오랜 숙적을 오늘의 동지로 변화시켰다.

3사의 표준PC 개발 계획에 대해 업계 전문가들은 소프트웨어의 장벽을 허무 는 PC규격의 등장이라는 측면에서 환영하고 있으나 앞으로의 성공여부에 대해서는 다소 회의적인 입장도 대두되고 있다.

우선 표준PC를 만들려는 노력이 너무 늦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91년 파워PC 연합 출범시부터 공동의 PC를 만들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입장은 파워PC 연합이 계획대로 96년까지 새로운 PC를 개발한다 고 해도 그 기간중 인텔과 마이크로소프트는 현재의 시장 지배력을 더욱 강화할 것이기 때문에 PC시장 공략이 상대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을 담고있다. 또한 이번 파워PC 연합의 계약에는 하드웨어 부문만 언급됐을 뿐 각사의 OS를 공동으로 사용한다는 내용은 배제돼 있다는 점도 앞으로의 전망을 흐리게하는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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