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부품산업의 발자취(148);튜너(15)

국내에서 전문튜너생산업체들이 대거 등장, 국제경쟁력을 갖추자 일본의 미쓰미.니폰 에이스.상신등 전문선두업체들이 메카 튜너의 생산을 포기한데 이어 국내에서도 금성알프스와 삼성전기 등 대형업체들이 국내생산을 포기하고 해외로 생산기지를 이전하기 시작한다.

그러나 한국전자는 일본 도시바사와 OEM공급체제를 갖추면서 생산 노하우를 쌓아 컬러TV용 전자튜너를 자체 개발하고 기구식 메카튜너의 신제품개발에 적극 나섬으로써 카오디오용 메카 튜너시장을 둘러싼 국내업체간의 각축전이 본격화된다. 아이러니컬한 것은 한국전자의 고곽태석회장이 태봉전자의 김내순사장을 앞세워 튜너사업에 참여토록 권유했는데 나중에는 양사가 경쟁관계로 돌아섰고한국마벨도 역시 곽회장의 권유로 시작, 태봉전자와 비슷한 입장이 됐다는점이다. 80년대말 국내 전자산업의 불황은 매뉴얼 튜너의 가격인하를 더욱 부추겼고결국 국내튜너업체들은 하루가 다르게 떨어지는 가격을 맞추지 못하고 자구 책의 일환으로 임금이 저렴한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지역으로 생산기지를 옮기기 시작한다. 이때부터 시작된 해외생산바람은 전업계에 확산되고 결과적 으로는 국내업체의 공급능력과 가격경쟁력을 향상시켜 세계시장에서 살아남는데 적지않은 역할을 하게된다.

태봉전자는 90년초 중국 천진에 공장을 건설한데 이어 상해.심천?등에 현지공장을 건립해 월간 1백50만개상당의 메카튜너를 중국에서 생산, 세계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공장을 중심으로 중국전역에 공급체제를 갖춰 중국현지시장 을 선점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은 물론이다.

태봉전자는 중국 각지에 현지공장을 설립한데 이어 동남아지역시장공략을 위해 지난 6월에는 인도네시아에 생산기지를 구축했으며 말레이시아에도 임대 공장을 세워 저가 보급형 제품의 생산은 전량해외공장으로 이전하고 국내에 서는 고부가가치 신제품에 진력하는 이원화생산체계를 갖추었다.

금성알프스와 삼성전기도 메카 튜너의 채산성이 극도로 악화되자 90년대초 중국과 태국등 동남아 저임금국가로 생산설비를 이전해 지금은 1백% 해외에 서 생산, 국내에서 일부 검사해 출고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78년도 일본 도시바의 기술제휴로 컬러TV용 튜너사업을 시작한 한국전자는 88년에 FM튜너를 개발하고 91년에는 AM튜너, 93년에는 FM/AM겸용 튜너를 생산 제품을 다양화해나가는 한편 3년전부터는 태국에 현지공장을 설립, 월간25만개상당을 생산해 주로 해외시장에 공급하고 있다.

한국전자는 태국에 이어 조만간 중국에도 현지공장을 설립, 가격 경쟁력을 높임으로써 해외시장 점유율을 높여나갈 계획이며 오는 2000년에는 세계오디 오튜너시장을 완전장악한다는 목표로 기술력과 영업력을 강화해 나가고있다.

금성알프스.삼성전기등 국내 선두 튜너업체들과 태봉전자.한국전자등 전문업체들이 대외가격경쟁력향상을 위해 생산기지를 해외로 옮김에 따라 국내 오디오용 메카튜너 산업은 공동화현상마저 우려되고 있다.

이들 전문업체들과 대형업체들이 본격적으로 해외로 빠져나가기 시작한 90년 대초에는 컬러TV시대에서 벗어나 인공위성등 통신기기용시장이 급속도로 확대되면서 튜너 역시 복합기능의 신제품이 속속 등장, 기존 일반제품을 대체해 나가기 시작한다.

특히 통신기기 시장이 확대된데다 기술발전속도도 빨라지자 반도체를 채용하는등 기존제품에 비해 기능을 다양화.복합화하는 신기술을 적용해 새로운 특성들을 갖춘 제품을 앞세운 신규업체가 속속 등장하기 시작, 기존업체들을 위협하고 있으며 자연히 시장자체도 종전과는 사뭇 다른 양상을 보이고있다.

미국.일본의 우주항공및 군용기기전문생산업체들이 화합물반도체를 이용한 고기능 튜너를 개발, 일반위성통신기기제품에 본격적으로 적용하는등 세계적 으로 신기술채택제품이 본격적으로 선을 보이기 시작하자 국내에서도 (주)흥 양이 화합물반도체기술이전을 시도하다 실패하고 다시 흥양의 주도로 국제상사등 국내 다수의 업체들이 정부지원아래 공동개발에 나섰으나 아직까지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반면 통신기기부품업체인 마이크로통신은 미국의 한 군수용품업체와 기술제휴를 맺어 화합물반도체를 이용한 튜너 개발을 거의 완료했으며 부산파이프 계열의 에이텍산업은 문태형씨를 개발 총책임자로 영입하여 튜너시장에 신규 참여하는등 새로운 업체들의 움직임이 활기를 띠고 있어 주목된다.

금성알프스와 삼성전기는 기술적인 측면에서나 영업측면에서 일본업체들과 선두경쟁을 벌이면서 생산능력을 확대하는 한편 태봉전자.한국전자.한국마벨 등 전문업체들은 해외에서 생산능력을 높이고 마이크로통신.에이텍산업등 신규업체들이 등장하면서 국내 튜너산업도 확대일로에 있다.

국내업체들의 튜너공급능력이 배가되면서 일본에 이어 세계 두번째의 마켓셰 어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성장했으며 핵심부품의 수준향상에 따라 TV.VCR 등 영상기기시장과 함께 카오디오등 음향기기용 튜너공급도 일본 다음으로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튜너업체들은 현재 미국 우주항공및 군수용 첨단기기생산업체들과 기술 제휴를 통해 일본 선두업체들과의 기술경쟁을 벌이고 있으며 생산 규모면에 서도 선진업체들과 큰 차이 없어 튜너는 국제화를 통해 국제수준에 올라선 대표적인 전자부품의 하나로 꼽히고 있다. <원 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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