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교육문화개방의 방향

이제 거의 예외없는 교역자유화 실현기구인 세계무역기구(WTO)탄생이 길어야8개월 미만으로 다가오고 있다. 우리 국회가 아직 비준에 동의하지는 않고있으나 시대의 흐름에 역행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제조업 상품은 말할 것도 없고 경쟁력이 약한 농수축산물과 서비스분야의 전면개방도 임박해 있다. 그 가운데에는 당연히 교육문화시장 개방도 끼어 있다. 물론 초.중.고교 교육시장을 제외하고 대학과 거의 모든 종류의 사회교육문화시장이 예외없이 개방되는 것이다.

특히 교육시장은 세계무역기구 출범과 그 강제규범에 따른 수동적 개방보다 우리 경제사회의 국제화 기틀을 다지기 위해서 능동적으로 개방을 가속시켜 야 할 부문이다. 우리나라는 인력이외의 자원이 매우 빈약한 무자원국이다.

따라서 거의 무한개방시대의 국제경쟁에서 이기려면 인적투자, 즉 교육과 연구개발을 가속할 수 밖에 없다. 교육과 연구개발을 통해서만 경쟁에서 이길수 있는 지역을 높이고 이를 기초로 해서 소프트웨어산업중심의 높은 부가가 치를 창출할 수 있는 산업구조로 전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현재의 교육틀로는 투자를 늘려도 효율이 높아지기 어렵 다. 경쟁을 막고 있는 교육제도와 교육행정 공무원의 의식 그리고 교육자와 학생 모두 경쟁의식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더구나 기성 교육자와 교육행정 가는 초.중.고교 교사와 교장 교감 그리고 서무직원을 막론하고 변화를 싫어한다. 거의 모두 무사안일의 지독한 수구체질이다. 상당수의 대학교수도 예외는 아니다. 이들은 모두 교육시장개방이 경쟁가열을 야기하고, 경쟁가열은 효율없는 연구개발과 교육제도 및 방법 그리고 구태의연한 의식의 교육자를 가차없이 도태시킨다는 사실을 아직도 감지하지 못한다. 이들에게 자극을 주고 세대교체를 가속화하는 길은 과감한 개방과 성과주의를 교육에도 도입하는 길 뿐이다.

교육개방은 교육교류를 다원화하는 데서부터 출발해야 한다. 지금까지의 교육교류는 유학생교류, 기성학자교류, 연구원 교류에 한정되어 있었고 지역별 로는 미국 그리고 교류방향으로는 우리쪽에서 미국쪽으로 치중되어 있었다.

엄밀한 의미의 교류가 아니고 미국교육문물의 일방적 수입과정이었다. 미국 으로서는 패권주의 음모로 오해받을 소지가 있고 우리로서는 문화적 예속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따라서 이제부터는 교육문화교류유형을 다원화하고 지역도 다변화해야 한다.

물론 배울 것이 많고 같이 연구할 수 있는 조건과 환경을 갖춘 선진국에 많은 유학생과 연구원 그리고 기성학자들을 많이 내 보내야 한다. 그러나 이제 배울 것이 없다고 생각하기 쉬운 후진국에도 많은 인재를 보내서 현지 문화를 익히고 우리문화를 심는교류를 가속해야 한다. 세계 벽지국가들에 대한 전문가도 육성되어야 하고, 현지인의 언어문화풍속에 익숙한 인재도 충분히 양성해야 한다. 그것이 경제적 교류가속의 첩경이고, 저항없는 선진외교의 길이다. 나아가 우리 인재들을 외국으로 내 보내는 것으로 만족하지 말고 외국의 인재 특히 선진국 인재를 우리나라에 유치해서 우리를 공부하게 하고 우리문화를 익히는 기회를 넓혀야 한다. 한국판 "콜롬보 플랜, 풀브라이트, 데아데 DAD 등의 재단을 만들어 교육문화교류 전달체제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 그것이 일방적 문화수입 즉 교육문화수지적자를 벗어나고 교육효율을 높이는길이다. 그러나 교육문화교류의 다원화와 다변화효율을 보장하는 기초는 우리의 정서 와 혼이 배어 있는 교육문화체제를 정착시키는 데 있다. 우리가 외국에 가르쳐줄 것이 있을 때 왕복교류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우리에게서 배울 것이 있을 때 교육문화시장이 개방돼도 교육문화수지적자를 벗어날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정서와 혼이 배어 있는 교육문화체제가 정비돼야 문화적 식민화 를 막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개방에 대응하는 교육제도 개혁을 서둘러야 하고, 교육인은 구태의연한 수구자세에서 벗어나 연구하고 개발하는 자세를 가다듬는 한편 가르치는 내용과 교육의 가치관을 개혁해야 한다.

이제 능률없는 교육행정가와 교육자는 모두 도태될 수 밖에 없다. 그리고 이제 이런 질서를 정착시킬 중요한 때다. 물론 자아의식과 윤리성을 높여야 할 전인적 교육목표에 비추어 볼 때, 처절한 가열경쟁이 자칫 비인간성을 불어 넣을 가능성은 매우 높다.

따라서 경쟁의식과 함께 책임의식도 심어주는 교육을 게을리 해서는 안된다.

가장비능률적이고, 가장 보수적인 교육당국의 존속이 되지 않도록 각성을 촉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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