헐리우드가 게임기지로 부상하고있다

영화의 본고장 헐리우드가 게임산업단지로 부상하고 있다.

헐리우드의유명 감독이나 제작자들이 게임 제작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특히 전자업체들이 헐리우드의 풍부한 영상 노하우에 주목, 헐리우드와의 커넥션 을 활발히 추진하고 있다.

"스타워즈"를 만든 조지 루카스감독은 이미 오래전부터 게임에 관심을 갖고게임전문업체인 루카스필름을 설립, 게임 흥행에 성공을 거두었다. 에어리언 을 감독한 제임스 캐롤은 최근 IBM과 손잡고 헐리우드에 게임제작 스튜디오인 디지털스튜디오를 만들었으며 AT&T의 차기 회장감으로 물망에 오르고있는 로버트 케브너는 게임사업가로 변신, 헐리우드에 둥지를 만들었다.

이처럼 헐리우드 관계자들이 앞다퉈 게임분야에 참여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마디로 앞으로 32비트.64비트급 차세대게임기가 선보이는 등 게임산업이 멀티미디어 시장을 주도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세계 게임시장규모가 현재 5백억달러에 달할 정도로 매력적일뿐 아니라 미래 멀티미디어 시장까지 염두에 둔다면 앞으로 이 시장이 더욱 커질 것은 불문가지다.

특히 헐리우드는 흥행을 거둘만한 영화 시나리오가 거의 고갈되다시피 한데다 영화 제작비마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영화제작이 쉽지 않은 점도 하나의 이유다.

이와함께 게임을 통해 영화흥행을 예측하고자 하는 것도 게임산업에 참여하는 이유로 꼽힌다. 다시말해 게임이 영화와 같이 막대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제작할 수 있고 관련 영화의 흥행여부까지 타진해 볼 수 있는 장점때문에 헐리우드 업체들이 게임산업에 관심을 갖는 것이다.

그래서 이제 영화와 게임의 경계가 무의미해지고 있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인디아나존스"시리즈 "스타워즈" 등 흥행에 성공한 영화가 게임으로 리바이벌되는 것은 이미 오래전부터 이루어져왔으며 최근엔 영화배우가 출연하거나 게임이 영화로 리바이벌되는 사례도 부쩍 늘고 있다.

이에따라 이제 게임소프트웨어의 제작비용도 천정부지로 솟고 있다. 게임제작에 컴퓨터그래픽 등 첨단 영상기술 이용이 늘어나고 있는데다 유명 영화배우까지 동원되기 때문이다. 불과 2~3년전만해도 게임소프트웨어 한개의 제작 비용은 10만~20만달러선에서 맴돌았으나 요즘 들어선 1백만달러에서 5백만달 러까지 상승했다. 여기에다 마케팅비용까지 포함하면 1천만달러를 상회하고 있다. 헐리우드의 영화 제작비용이 상상을 초월한 천문학적인 숫자라는 것은이미 잘 알려져 있지만 게임소프트웨어의 제작비용이 이처럼 막대하게 소요된다는 것은 전혀 예상밖의 일이다.

게임소프트웨어업체인 버진사가 최근 헐리우드의 스턴트맨을 동원한 신규 게임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게임 제작비규모를 2백만달러로 책정해 놓고 있다. 이달중 국내에 선보일 "윙코맨더Ⅲ"는 오린지사가 제작비만 무려 5백만달 러를 투입해 만든 작품. 이 게임에는 국내에도 잘 알려진 영화배우들이 등장 하고 있는데 기존 게임과는 전혀 다른 그래픽과 사운드를 담고 있다.

제작비 상승 못지않게 마케팅비용도 상상을 초월하고 있다. 마케팅비용이 영화 마케팅비용에 육박하고 있는 것이다. 게임 "모틀컴배트Ⅱ"의 마케팅비용 으로 1천만달러가 소요됐으며 "둠Ⅱ "도 3백만~5백만달러가량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게임사업에 거대 자본이 요구되고 있는데도 우리나라는 아직 게임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벗지 못하고 있다. 특히 게임산업을 마치 어린이 장난 감 정도로만 보고 중소업체들이 해야할 산업으로 단정짓고 있다.

이에대해 국내 게임업계의 한 관계자는 "게임시장에 헐리우드가 가세하면서 거대자본을 투입하지 않은 게임은 도태될 수 밖에 없는 만큼 우리나라도 이제 대기업과 전문업체들이 컨소시엄을 구성, 이에 대응할 수 있는 게임소프트웨어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철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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