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 영상산업 21세기를 노린다(7);멀티미디어(하)

영화 및 음반분야와는 달리 멀티미디어분야에서 삼성그룹과 대우그룹이 직접적으로 맞붙은 일은 거의 없다. 때문에 멀티미디어부문에서는 양대그룹이 아직 경쟁관계에 있다고 보기 어렵다. 이는 멀티미디어사업 자체가 아직 초기단계이고 현재 양대그룹이 이 사업을 준비하는 단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멀티미디어사업을 놓고 양대그룹간의 경쟁은 앞으로 치열해질 수 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데이타퀘스트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컴퓨터와 가전제품을 기반으로 한 멀티미디어분야의 시장규모는 오는 97년에는 3백37억 달러에 이르는 거대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양대그룹의 경쟁은 불가 피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양대그룹이 현재 준비하거나 이미 펼치고 있는 멀티미디어사업분야는광범위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멀티미디어사업과 관련된 조직도 그만큼 많고 다원적이다.

삼성그룹에서 멀티미디어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는 각 부문별로 수행 하도록 하면서도 이에 따른 중복투자를 초기에 방지하고 사업을 효율적으로추진하도록하기 위해 사장 직속으로 "멀티미디어 추진실"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이곳의 책임자는 현재 통신분야의 전문가인 김건중전무다. 삼성전자에 서 멀티미디어사업의 조타수역할을 하고 있는 멀티미디어 추진실은 전략수립 은 물론 사업경쟁력을 확보키 위한 조정과 해외 선진업체들과의 제휴 관계등을 종합적으로 관장하고 있다.

멀티미디어 추진실을 중심으로 벌이고 있는 각 부문별 업무내용을 보면, PC와 게임기를 기반으로 한 멀티미디어사업분야는 정보기기사업본부내 멀티미 디어사업부가 담당하고 있으며 김동성전무가 책임자다. 이 멀티미디어사업부산하에는 또 이사급이 책임자인 소프트웨어사업팀과 A.M팀.멀티미디어사업팀등 3개팀을 두고 있다.

또 가전을 기반으로 한 멀티미디어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곳은 A/V사업본부 이다. A/V사업본부 산하에는 이사급이 책임자로 있는 음향사업부.뉴미디어사업부.광소프트팀 등이 있으며 CD-롬 드라이브, CD-I, VOD용 셋톱박스등 하드웨어와 멀티미디어 타이틀 등의 개발에 나서고 있다.

각 기업들의 잇따른 멀티미디어사업 진출로 앞으로 가장 각광을 받을 것으로여겨지는 DSP칩 등 반도체분야는 메모리사업본부와 마이크로사업본부 2곳에 서 담당하고 있다.

이밖에도 멀티미디어사업 추진과 관련있는 조직은 가전.컴퓨터.반도체기반기 술을 개발하고 있는 수원의 기술총괄센타와 기흥의 정보컴퓨터연구소가 있다. 삼성그룹의 종합기술원도 멀티미디어팀을 구성, VR(가상현실)시스템 등 멀 티미디어관련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는 곳 중 하나다.

삼성전자 주도로 이루어지고 있는 삼성그룹과 달리 대우그룹은 계열사별로 각각 사업을 펼치고 있다. 물론 최근 고등기술원을 주축으로 관계사들의 실무자들이 참여한 멀티미디어협의회를 구성, 운영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삼성 과 같다.

고등기술원내 김한수박사가 이끌고 있는 정보연구실은 대우그룹의 멀티미디 어사업 핵심부서다. 때문에 이곳에서는 멀티미디어와 관련한 핵심 기반기술 을 개발하고 있다.

또 DSP칩 등 반도체칩 개발을 담당하고 있는 곳은 (주)대우의 반도체사업부 이며 멀티미디어 타이틀 유통은 (주)대우의 전자사업본부내 정보통신팀에서관장하고 있다.

대우그룹에서 멀티미디어사업을 가장 활발하게 추진하고 있는 업체는 대우통신이다. 현재 이 회사의 국내영업본부내에 사업부 단위인 멀티미디어팀 및컴퓨터개발단에서 컴퓨터를 베이스로 한 멀티미디어제품개발과 CD-롬 타이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소래의 통신연구소내 태스크포스팀에서는 멀티미디어 기반기술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대우그룹이 벌이는 전자사업의 주축인 대우전자는 삼성그룹의 삼성전자와는 달리 그룹내 멀티미디어사업의 구심체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기존 가전 제품의 수요는 21세기까지 지속될 것이기 때문에 대우전자는 기존 가전제품 의 개발에 더욱 주력해야 한다"는 배순훈사장의 경영방침으로 멀티미디어사 업에 크게 신경을 쓰지 않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대우전자도 멀티미디어사업의 기반기술 확보에는 게을리하지 않고 있다. 대우전자 중앙연구소의 제 1연구소(소장 김준동박사)를 중심으로 가전을 기반으로 하는 멀티미디어제품을 개발하고 있으며, 영상연구소(소장 유시룡이사 에서는 VR 시스템등을 개발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오히려 적극적이라고 할 수 있다.

멀티미디어 분야가 광범위한 만큼 양대그룹이 벌이고 있는 사업도 다양하다. 하지만 컴퓨터.가전.통신을 줄기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점은 동일하다. 때문에 양대그룹간의 멀티미디어 시장 선점경쟁은 앞으로 뜨겁게 달아오를 것이 분명하다. 현재는 삼성그룹이 뚜렷하게 앞서나가고 있지만 어느 시점에가서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원철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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