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웨이브>

"일제"하면 누구나 억압을 떠올린다. 억압받은 것 중에서도 대표적인 예를들라면 대부분 창씨개명을 꼽는다. 그만큼 일제때 우리 민족은 일본인으로 부터 갖은 협박을 당했다는 말이기도 하다. 창씨개명은 1940년 2월 일제가 한민족 고유의 성명제를 폐지하고 일본식 씨명제를 설정, 성을 일본식으로 고치게 한 것이다. 이른바 황민화 촉진책의 하나였다. 창씨를 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사찰미행을 철저하게 하고 노무징용의 우선대상으로 삼는 등 갖은협박을 가했던 것이다. ▼그런데 최근 국내 기업체에서 현대판 창씨개명을 한다고해 화제다. 삼성물산이 외국 바이어를 자주 대하는 영업담당자들에게 비즈니스용 영어이름을 별도로 갖고 이를 적극 사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는것. 해외지점 주재원은 이미 영어이름을 별도로 지어 사용토록 하고 있고 이번에는 본사 영업담당자들에게 확대하기로 했다 한다. ▼국제화.세계화로 불리는 현재 기업체 해외영업 담당자들이 비즈니스용 영어이름을 사용한다고해서 탓할 일은 아니다. 그것은 우리나라 사람의 이름은 외국인의 입장에서 볼 때 발음이 어렵고 기억하기 힘들어 오히려 영어이름을 사용하는 게 비즈니스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 대만.싱가포르 등에서는 비즈니스맨이면 대부분 별도의 영어이름을 갖고 많은 효과를 보고 있다는 점에서도그렇다. 하지만 이로 인해 과거 미국 이민 붐이 일 때처럼 괴상한 영어이름 짓기 붐이 일지 않을까 걱정된다. 타의적 억압에 의한 것이 아니라 자의적인 창씨개명이 이루어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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