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디오대여업자, 극영화 직접배급 참여 선언

그동안 프로테이프제작업체들로부터 공급받은 비디오를 일반인들에게 대여하기만 하던 비디오대여업자들이 극영화의 배급에 직접 손을 뻗치고 있다.

지난 7월 일부 비디오대여업자들이 60년대 우리영화 10여편의 비디오 판권을 확보한데 이어 최근 또다른 대여업자들이 "자전거 도둑" 등 고전 외화를 수입해 곧 비디오로 출시할 계획이다.

신촌에서 비디오대여점을 운영하는 조동근씨를 비롯한 일부 대여업자들은 최근 알프레드 히치콕감독의 "북회귀선"과 페데리코 펠리니감독의 "8과 1/2" , 빅토리아 데시카감독의 "자전거 도둑"등 40~50년대 고전영화 3편의 비디오 판권을 수입했다.

미국의 소장가로부터 사들인 이들 비디오의 판권은 편당 2만달러선인 것으로알려졌는데 올 11월 중순 프로테이프제작사인 W비디오라는 브랜드로 출시돼 유통사인 N사를 통해 공급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앞서 비디오대여업자들의 모임인 "으뜸과 버금"은 "오발탄"(유현목 감독 "마부"(강대진 감독)등 우리영화 10여편의 비디오 판권을 확보하고 지난여름 "돌아오지 않는 해병"(이만희 감독)을 비디오로 내놓은 바 있다.

이같이 고전영화에 국한된 것이지만 비디오대여업자의 자체적인 비디오 판권 확보 움직임은 업계의 비상한 관심거리다.

최근 비디오 수요 침체와 대여업자의 난립으로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상황 에서 비디오대여업자들이 이처럼 자체적으로 비디오 판권을 확보하려는 움직임은 다른 대여점과 차별화하겠다는 자구책으로 풀이되고 있다. 이는 "이 비디오는 다른 일반 비디오대여점에선 찾아볼 수 없다"는 한마디로 요약된다.

"으뜸과 버금" 의 경우 전국 50여개 체인점을 중심으로 "돌아오지 않는 해병 "을 전국적으로 유통시키고 있고 또다른 대여업자들도 전국 2천여개 중.대형 대여점에만 공급하는 것이 당면목표다.

자구책을 모색하는 대여업자들은 앞으로 자신들만의 유통망을 구축해 궁극적 으로 미국의 블럭버스터와 같은 비디오 소매체인망을 만든다는 야심찬 계획 을 갖고 있다. 이는 최근 대기업들이 직판망을 강화, 비디오 유통시장을 장악하는 반면 도매상 등 기존 유통업체가 몰락의 길을 걷고 있는 상황과 맞물려 새로운 유통망의 출현 조짐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의 비디오소프트웨어 독점과 높은 판권료 수준은 규모가 영세 한 대여업자들에게는 부담일 뿐아니라 이로인해 최신 영화 구입도 사실상 불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대여업자의 비디오 판권 사업은 따라서 다른 대여점과의 차별화라는 비 가격경쟁 성격만 뚜렷하게 나타내고 있다.

<신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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