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영상산업 21세기를 노린다. 삼성,...(1)영화(상)

어느 상품이든 생산에서 최종 소비까지 유통과정을 거치기 마련이고 영화라 는 상품도 그 예외는 아니다. 영화의 유통과정은 이른바 배급이라고도 불리 우며 좁게는 영화관에서의 상영에 이르는 과정만을 가리키기도 한다. 여기에극장사업을 포함시키면 영화배급망은 완결구조를 갖춘다.

영상소프트웨어산업의 맞수인 삼성과 대우의 시장선점 경쟁은 최근 영화배급 부문에서도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삼성은 삼성물산을 축으로 영화관 확보작업에 열을 올리고 있으며 대우는 이에 질세라 대우전자를 내세워 이를추진하고 있다.

삼성물산은 비디오사업부인 드림박스를 통해 지난 8월 새로 꾸민 복합극장 명보프라자의 5개관 중 2개관을 임대 운영하고 있고 이르면 올 연말까지 서울 부산, 대구등지에 3개관 이상의 직영관을 추가로 확보할 계획이다. 명보 프라자엔 현재 삼성물산이 수입한 영화 "컬러 오브 나이트"가 상영되고 있다.

또 중앙일보가 직영하는 호암아트홀은 삼성그룹 계열기업이 아닌 다른 영화사가 수입한 영화 가운데 주로 예술영화와 화제작만을 상영하고 있다.

이밖에 삼성전자도 삼성물산과 별도로 영화관을 임대 운영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임대 운영 대상은 최근 개관한 강남의 C극장이 거론되고 있다.

대우전자도 뒤늦게나마 영화배급망 구축에 적극 나서고 있다. 내년중 서울 강남.북 두곳에 직영관을 확보한다는 계획으로 현재 물밑작업에 들어간 상태 다. 물론 대우전자는 영화관을 새로 만든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지만 현실여 건을 고려, 기존 영화관을 인수해 개조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대우전자는 이미 지방에 대한 전용관설치 작업을 착수하여 한달전부터 대구 지역에 전용관 1개를 설치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이를 위해 지난 6월 5명 으로된 영상사업팀을 구성,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대기업이 영화관사업까지 한다"는 비난여론에도 불구하고 두 그룹이 이처럼앞다퉈 직영관 확보에 나서는 것은 향후 영상소프트웨어사업의 전개에 있어영화관등 배급망의 안정적인 확보가 절실하기 때문. 단기적으로는 영화관 사업이 매우 수익성이 높다는 판단도 작용하고 있다.

대우전자 영상사업팀의 조남신부장은 "그동안 직영관없이 영화를 배급하다보니 영화유통의 첫 단계인 개봉에서부터 막히는등 사업운영에 어려움이 많다 고 말했다. 영화관 주인들에게 이끌려 다니다보니 비디오, 케이블TV등 극장 개봉 이후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전략에 큰 차질을 빚고 있다는 분석인 것이다. 그렇지만 영화관확보와 배급 방식에선 두 그룹이 다소 차이점을 보여주고 있다. 삼성그룹은 계열사별로 별도의 영화관을 확보하도록하고 있는데 비해, 대우그룹은 대우전자에게만 작업을 진행시키고 있다. 이러한 차이는 그룹내 영상소프트웨어 부문의 통합 여부와 밀착돼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기도 하다.

또 삼성은 일시에 여러 영화관을 확보한다는 전략이지만 대우전자는 점진적 으로 늘려나가겠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삼성은 이미 확보한 영화관을 포함, 이른 시일내 총 7~8개 영화관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서울과 지방 대도시 에 절반정도씩 영화관을 확보,전국적인 배급망을 구축한다는 전략이다.

그러나 대우는 내년에 확보할 서울지역 직영관 2곳을 교두보로 삼아 영화배급수요에 맞춰 영화관을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현재 대구에 건설중인 영화관 도 98년도에나 개관이 가능하다고 대우전자측은 밝혔다.

대우그룹은 현재 비디오공급계약을 맺고 있는 콜럼비아, 폭스등 미국 메이저 사가 국내에서 직배사업을 벌이고 있는만큼 독자적으로 직배할 영화소프트웨 어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따라서 우리영화 제작에 적극 지원책을 펴고 있고이에따라 늘어나는 배급수요만큼만 영화관 확보 수를 점차적으로 늘려나간다는 계획이다.

반면 삼성그룹은 스타맥스가 제휴하고있는 월트디즈니외에 뚜렷한 미국 메이 저 제휴선이 없고 월트디즈니 영화도 그나마 개봉 영화편수가 다른 메이저영 화사에 비해 부족한 편이다. 따라서 삼성은 수입 또는 제작지원한 다량의 영화들을 배급할 통로의 안정적인 확보가 대우보다 절실하고 그만큼 영화관을 조기에 많이 확보해야할 필요성이 크다.

영화배급 방식에서도 다소 차이점이 보인다. 직영관을 다수 확보한 삼성그룹 은 직배 중심으로 영화를 배급하고, 직영관이 적은 대우그룹은 다른 배급사 를 거친 간접배급을 주로 하고 있다. 이로인해 수입금의 배분방식도 차이가 난다. 삼성그룹은 일부 극장체인과 연결시킨 전국적인 직배망을 구축할 계획이다.

삼성그룹의목표는 기존 충무로 배급라인, 콜럼비아등 일부 메이저사가 결합 한 배급망, 메이저들의 배급망에 이어 제 3의 배급망을 구축한다는 것. 최근삼성물산이 전국의 50여개 극장에서 동시개봉한 "컬러 오브 나이트"는 이러한 움직임의 단초를 드러내고 있다.

대우그룹은 일단 기존의 충무로 배급망을 통한 간접배급방식을 유지할 방침 이다. 그렇지만 대우그룹도 직영관을 확보하게 될 90년대 후반부터 삼성그룹 처럼 별도의 배급망을 구축, 직접 배급하는 방식으로 점차 전환할 것으로 보인다. 직영관을 통한 직접배급으로 영화개봉에서부터 케이블TV에 이르는 영화판매 의 일정을 일괄 관리하고 단계별로 부가가치를 극대화한다는 기본전략면에서삼성그룹과 대우그룹은 한 치도 어긋남이 없다.

<신화수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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