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개인용컴퓨터에 대한 한국공업규격(KS)표시지정제도를 폐지했다.
이에따라 지난1월부터 중소컴퓨터업체들과 소비자, 그리고 대형컴퓨터업체들 이 대립해 온 PC의 KS폐지논쟁은 일단 막을 내렸다. 공진청은 빠른 시일안에PC에 대한 KS표시지정제도 폐지내용을 관보를 통해 공고하고 이를 시행할 방침이다. 이번 PC의 KS폐지건의는 13개 중소 컴퓨터업체들로 구성된 PC품질향상협의회와 서울 용산과 세운상가등 컴퓨터상인 4백35명이 공동으로 관련부처와 행정 쇄신위원회에 건의서를 제출하면서 밖으로 드러났다.
중소 컴퓨터업체들은 이 건의서에서 PC에 대한 KS는 11종의 세부규정으로도 충분해 이를 폐지하고 대신 PC의 개별부품에 대해서만 KS를 존속시키자고 주장했다. 중소업체들은 또 KS를 획득하기 위해서는 자체 생산설비를 구비해야 하는 어려움이 뒤따르고 행망용PC와 교육용PC등 정부 조달물자 입찰에 참여할 수 없는등 불합리한 점이 있다고 지적했다.
중소 컴퓨터업체들의 이같은 요구에 대해 대기업측에서는 KS가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품질이나 신뢰성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며, 만약 이를 폐지할 경우 사후 서비스 등에 문제가 많다는 점을 들어 반대해 왔으며 소비자들도 입장을 같이 하고 있다.
이같은 상반된 주장이 팽팽히 맞서 있는 가운데 행정쇄신위원회는 지난 14일 하오 위원회를 열고 KS규격은 그대로 두되 KS표시지정제도는 폐지하기로 결정했다. 이번 결정으로 중소컴퓨터업체들은 내년부터 행정전산망용과 교육망등 연간2천억원으로 예상되는 정부조달용 입찰에 아무 제약없이 참여할 수 있게 됐다. 또 이미 PC에 대한 KS표시허가를 받은 10개사를 제외한 나머지 업체는 앞으로 PC에 대한 KS를 획득할 수 없어 사실상 PC에 대한 KS제도는 있으나 마나 한 것이 됐다.
따라서 앞으로 대기업들이 독점해 온 정부조달물량을 놓고 중소업체들과 치열한 공급경쟁이 예상되고 더구나 IBM.HP.컴팩등 외국 유명업체들이 정부조달 물자 입찰에 참여할 경우 상당한 물량을 외국업체들한테 넘겨 주는 사태 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이번 결정과 관련해 국내 컴퓨터업체들은 대기업과 중소 컴퓨터업체를 불문 하고 앞으로 품질향상이나 사후 서비스등 여러가지 면에서 지금보다 더 많은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그동안 KS표시는 소비자들에게 제품의 안정성이나 신뢰성의 판단기준이 돼왔던 것이 사실이다. 따라서 이 제도폐지이후에 PC의 품질이나 성능, 사후관리등에서 소비자들의 불만이 예전보다 줄어들지 않고 늘어난다면 문제는 복잡해 진다.
다시말해 KS표시지정제도 폐지이후 좋아지는 점이 없다면 중소컴퓨터업체들 이 정부 조달물자 입찰참여만을 노려 제도개선을 정부에 요구했고 정부는 사실에 대한 철저한 검증 없이 졸속으로 업무를 처리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더욱이 이제까지 일부 상가제품들은 대기업보다 판매가격은 싼 반면 사후관리에 다소 소홀했다는 지적이 없지 않았다. 이것은 중소컴퓨터업체들이 대기 업에 비해 사후관리 체계가 미흡했기 때문이다. 제품은 판매못지 않게 사후 관리를 철저하게 해야 다음 고객을 확보할 수 있다.
이번 기회에 중소컴퓨터업체들은 사후관리에 허점이 생기지 않도록 관리체계 를 서둘러 확립해야 할 것이다. 행정전산망이나 교육망에 PC를 공급하려면 사후관리를 해야 하기 때문에 어차피 해결해야 할 과제중의 하나다.
또 대기업이나 중소컴퓨터업체들은 원가절감 및 품질향상에 주력해야 한다.
일반소비자들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정부조달용 입찰에 외국 유명업체들이 참여할 경우 가격과 품질경쟁은 지금보다 더 치열할 수 밖에 없다.
가뜩이나외국 유명업체들이 한국시장에 잇따라 진출하는 상황에서 행정전산 망이나 교육망등에 PC를 공급하기 위해 외국업체들은 우선 저가전략을 펼 가능성이 높다. 이제까지 외국 유명제품들은 국산제품보다 품질면에서 한수위 라는 평가를 받아 왔다.
컴퓨터업체들은 이런 점을 인식해 PC의 품질향상과 원가절감으로 가격을 내리는 일에 주력해야 할 것이다. 아울러 사후관리를 철저하게해 소비자들의 불만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다.
이번 KS표시지정제도 폐지가 컴퓨터업체들의 경쟁력 확보에 긍정적으로 작용 할 수 있도록 컴퓨터업체들이 기술개발과 원가절감, 그리고 사후관리등에 현재보다 더 많은 노력을 해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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