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컴퓨터 통신망인 인터네트가 저작권 침해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다. 전세계 1백여개의 주요 연구소, 대학, 도서관, 기업 등을 연결해 주로 학술 정보망으로 이용되고 있는 인터네트의 일반사용자들이 올해들어 부쩍 늘어나면서 저작권 보호문제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음악,뉴스, 캐릭터 등 저작권보호대상이 되는 정보들이 인터네트를 통해 로열티를 전혀 지불하지 않고도 순식간에 전세계 방방곳곳에 유포되고 있기 때문이다. 미 월트디즈니사는 인터네트를 통한 저작권 침해로 요즈음 부심하고 있다.
미키마우스등 자사 캐릭터 저작권 보호에 민감한 이 회사는 지난해 아메리카 온라인 등 상용 PC 통신업체들과 적극적인 협의를 거쳐 허용된 경우 이외에는 자사 캐릭터 이미지 파일이 이들 통신망을 통해 임의로 제공되는 것을막는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월트 디즈니의 저작권 보호 노력도 인터네트에 오면 아무 소용이 없다. 전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인터네트를 정작 책임지고 관리하는 주체 가 없기 때문이다.
"아직까지어떤 저작권 침해 사례도 입수한바 없다"는 인터네트 관계자의 주장에도 불구하고 실제로 이 통신망에 접속해 조금만 살펴보면 곧 수많은 저작권 침해 사례를 발견할 수 있다.
예를들어, 인터네트에서는 간단한 디즈니 캐릭터 뿐만 아니라 스캐너를 통해 입력된 "미녀와 야수" "알라딘"등의 주요장면을 얼마든지 구할 수 있다.
물론이들 사진들은 디즈니측에 한푼의 로열티도 지급하지 않은 것들이다.
인터네트에관한 많은 책을 저술한 마이클 월프씨는 "사실 인터네트는 불법 복제의 천국이고 불법복제 행위를 막을 수도 없다"고 잘라 말한다.
누구나 키보드만 누르면 그림, 컴퓨터 게임, 인기모델사진, 영화주요장면, 히트곡, 신문 기사를 복사하고 전세계의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를 다시 보낼수 있기 때문이다. 인터네트에 불법복제물이 범람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불법복제로인한 피해도 상당하다. 미 정보산업협회의 스티브 메털리츠 고문 은 "정확한 금액을 산출할 수는 없지만 인터네트에서 자행되는 불법복제행위 로 인한 피해규모가 엄청난 것만은 사실"이라고 말한다.
인터네트불법복제의 또 다른 문제는 법에 호소하거나 이의 대책을 세우는것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데 있다. 인터네트에 연결되어 있는 전세계 6만여개 BBS(전자게시판) 3백20만대의 컴퓨터를 일일이 감시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와관련,타임워너사 변호사인 마크 래드클리프씨는 "인터네트의 사이버스 페이스가 너무 광대해 불법복제자들이 안심하고 자료를 보내고 있다"고 말한다. 컴퓨터 통신망이 전혀 없던 시대에 저작권법이 만들어져 명확한 개념이 정립 돼있지 않다는 점도 문제다. 예를 들어 누군가 컴퓨서브와 같은 통신망에 작품을 올린다면 이를 법률적 의미에서 복제행위를 하고 있다고 해야 할지, 아니면 단지 작품을 보여줄 뿐이라고 해야할지에 대한 구분이 아직은 명확하게 되지 않고 있다.
또법적개념 정립이 명확이 돼 있다고 하더라도 문제는 남아 있다. 불법복제 행위로 누구를 처벌해야 하느냐 하는 점이다. 불법복제 유통의 장을 마련한PC통신서비스업체에 책임을 물을 것인지 아니면 자료를 실은 당사자가 잘못이냐 하는 점 역시 쉽게 풀리지 않는 문제다.
최근까지는 불법복제 유통의 장을 제공한 인터네트 혹은 컴퓨서브와 같은 PC 통신서비스 업체에 잘못이 있다는 해석이 주류를 이뤄왔다. 하지만 컴퓨서 브와 같은 PC 통신업체들이 정말로 저작권 침해에 책임을 져야 하는지는 불확실한 문제다.
불법복제물을올리는 당사자의 책임도 그대로 지나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와관련 나이트 리더/트리뷴 인포메이션 서비시즈사의 제인 슐츠씨는 "아직 까지는 불법복제물을 보내는 당사자들이 저작권 보호에 대한 관심과 인식이 부족한 편"이라며 사용자측의 잘못도 있음을 시사한다. 이 회사는 최근 인터 네트를 통해 데이브 베리씨의 인기칼럼이 불법유포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내자 아예 이 서비스를 제외하는 조치를 취해 버렸다.
미국은조속한 시일내에 인터네트를 광통신망으로 연결한다는 계획을 갖고있다. 인터네트가 광통신망으로 연결되고 첨단통신기술이 발달하면 불법복제 물의 종류도 이제까지 텍스트나 정지화상에 그치던 것과는 달리 영화.비디오 등으로 더욱 다양해지고 피해규모도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정부도이런 사태에 대비해 현재 특별팀을 구성, 내년중 컴퓨터 통신망 을 통한 불법복제 행위를 막기 위한 강력한 규제법을 상정할 예정이다. 하지 만 법규제에 앞서 불법복제 유포에 대한 사용자들의 성숙한 자세가 시급하다고 할 수 있다. <함종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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