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전자전(JES) 94" 결산

세계 전자산업의 현재와 미래상을 짐작케 하는 일본 최대의 전자산업 전시회 "저팬 일렉트로닉스 쇼(JES)94"가 지난 8일 폐막됐다.

올해로 33회째를 맞은 이번 전시회는 일본전자기계공업회(EIAJ)주최로 지난4일부터 도쿄의 하루미(청해)국제 전시장에서 5일간 열렸다. 이번 전시회의 최대 특징은 주제인 "개막 멀티미디어"가 상징하듯 참가기업.참가 제품들이 한결같이 이 멀티미디어를 구체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다. 즉 멀티미디어에 대한 종래의 막연하고 종합적인 개념이 이번 전시회에서는 각 업체들에 의해 개별화된 제품속에 보다 실제적이고 구체화된 의미로 소개되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 관심을 끄는 것은 JES의 성격이 상당히 변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주최측인 EIAJ는 종전의 "업계내 쇼"라는 이미지에서 "일반 생활자를 겨냥한 즐거운 쇼"로의 이행을 강조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시부문도 "생활을 넓히는 일렉트로닉스부문"(민수용관)과 "산업을 뒷받침하는 일렉트로닉스 부문" (산업용관)으로 명확히 구분됐다. 이번 전시회는 시기적으로 일본전자산업이 회복조짐을 보이고 있는 시점에 열렸다.

따라서멀티미디어를 지향하며 이번 전시회에 소개된 신기술.신상품들은 21 세기를 눈앞에 두고 있는 일본전자산업의 재도약과 밀접한 관계를 갖게된다.

전시회의주요 신제품.신기술들을 "민수용관"과 "산업용관"으로 나눠 살펴본다. 민수용 민수용 분야는 한마디로 멀티미디어관련 신제품들의 경연장이었다. 참가업체 들은 부스 정면에 설치된 대형 무대나 멀티프로젝션의 대화면을 이용, 멀티미디어의 개념과 실체화된 제품들의 소개에 뜨거운 경쟁을 벌였다.

먼저영상기기에서는 최근 수년간 하이비전이나 디지털오디오등의 전시가 강세를 나타냈지만 올해는 AV.통신등을 융합한 멀티미디어기기가 두드러졌다.

영상기기에서가장 많은 관심을 모은 것은 산요전기가 출품한 입체TV. LCD를 채용한 4, 6, 10인치의 소형을 비롯 40, 70인치의 대형등 5개 제품이 선보였다. 특히 특수안경을 착용하지 않고도 3차원의 세계를 즐길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LCD 등을 이용한 TV의 전시도 두드러 졌다. 이중에서는 특히 카시오계산기가 전시한 두께 14cm의 배면투사방식의 10인치형 컬러LCD프로젝션 TV가 눈길을 끌었다. 이밖에 마쓰시타전기산업(파나소닉명으로 참가)는 10인치의 LCD일체 형 TV를 참고작으로 출품했다. NEC도 이달들어 출시한 9.5인치형의 컬러LCD TV와 벽걸이TV용의 40인치형 컬러플라즈마 디스플레이를 전시했다.

TV프로그램이나비디오CD 등의 영상을 즐길 수 있는 멀티미디어대응의 "TV PC 도 비중있게 전시됐다.

그러나참가업체들 대다수가 가장 역점을 둔 것은 역시 가전회복의 견인차로 기대되는 광폭TV였다. 도시바는 좌우로 화면을 분할, 서로 다른 영상을 한 화면에 시현할 수 있는 모델을 선보였으며 샤프는 문자방송의 광폭TV를 부스 정면에 전시했다.

반면지난해까지 영상기기의 기대주였던 하이비전TV는 최근의 부진을 반영한 듯 비중이 줄었다. 마쓰시타전기, 일본빅터, 소니가 관련제품을 전시한 정도다. 오디오분야는 MD(미니디스크)와 DCC(디지털 콤팩트 카세트) 진영간의 각축전 이었다. MD진영에서는 4개사의 15개 모델, DCC에서는 4개사의 13개 모델이 각각 출품됐다.

DCC대응기기를출품한 곳은 마쓰시타전기, 필립스, 마란쓰, 일본빅터. 일본 빅터를 제외하곤 모두 DCC규격의 개발업체들이다.

MD진영에서는규격업체인 소니가 최고로 많은 8개 모델을 선보였으며 샤프가 참고작을 포함해 3개 모델을, 아이와가 휴대형 녹음.재생 타입을 전시했다.

한편이번 전시회가 멀티미디어를 표방하고 있듯이 역시 하이라이트는 멀티미디어를 핵으로 한 특별전시"였다. 이중에서도 특히 관심을 끈 것은 비디오 디스크관련코너. 74분의 동작화상.음성이 재생 가능한 비디오CD를 규격개발업체인 소니, 마쓰시타 일본빅터, 필립스등 4개사이외에 산요전기, 히타치 등이 선보였으며 1백25분의 동화를 재생할 수 있는 디지털 비디오 디스크(DVD)를 파이어니어, 산요가 참고작으로 전시했다.

또이밖에 32비트 CD롬 게임기를 한 곳에 모은 "차세대 게임플라자"도 상당 한 관심을 모았다. 특히 올 연말 본격 개막될 것으로 예상되는 32비트 게임 기시대를 겨냥, 이미 판매되고 있는 마쓰시타.산요의 3DO규격 게임기이외 세가의 "새턴", 빅터의 "V새턴", NEC-HE의 "PC-FX", 소니의 "플레이 스테이션 "등이 일제히 일반에 첫선을 보였다.

산업용JES94의 산업부문은 뉴미디어관련시장의 대두, PC.주변기기, 이동통신기기등 의 생산증가를 배경으로 활기를 보였다.

이번전시회의 산업부문에서는 특히 이동통신용의 고주파부품, 표면실장부품 (SMD), 노이즈대책으로 관심이 높은 전자파장해(EMI)제거필터등 소형.박형제품의 출품이 두드러 졌다.

우선반도체디바이스에서는 주요 업체들이 멀티미디어를 전면에 내세우며 이에 대응한 LSI를 주로 전시했다. 특히 멀티미디어를 실현하기 위한 네트워크 , 음성.화상의 압축.신장, 고속데이터처리, 데이터파일, 휴먼인터페이스등을내걸고 이들과 관련된 최신 LSI를 소개했다.

음성.화상의압축.신장분야에서는 도시바, 미쓰비시전기, NEC, 마쓰시타등이JPEG나 MPEG1규격에 준거한 LSI는 물론 MPEG2규격에 대응한 MPEG2디코더 LSI도 선보였다. 통신네트워크관련으로는 ATM컨트롤러 칩세트나 통신용 DSP 등이 출품됐는데 로옴사의 2.4GHz대 스펙틀확산통신용 디지털 LSI 등이 주목을 끌었다. 데이터처리관련 분야에서는 미쓰비시, 마쓰시타가 화상처리.인식을 초고속으로 실행하는 뉴로 칩을 전시했으며 이밖에도 64비트 RISC(축소명령 어컴퓨팅)프로세서, 32비트 RISC형 원칩 마이크로컨트롤러(MCU) 등이 선보였다. 표시소자는 LCD, 컬러 플라즈마디스플레이, 대형 풀컬러 LED장치등에서 신제 품이 대거 등장했다. 동분야에서는 박막트랜지스터(TFT)방식등의 LCD가 압도했으며 특히 샤프가 TFT방식 LCD로는 최대인 21인치형을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한편 전자부품에서는 SMD타입이 주류를 이루었으며 적층.박형기술의 융합으로 소형화가 급진전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또기록매체에서는 소형의 1.3인치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HDD)등을 비롯, 디 지털 오디오용으로는 MD.DCC관련제품이 두각을 나타냈다.

<도쿄=신기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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