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관련 4개법안에 대한 당.정협의 과정 배경과 전망

통신설비 업체에 대한 유선전화사업 소유지분 논란이 다시 정치적인 핵심 사안으로 대두되고 있다.

29일오전 전경련회관에서 개최된 당정협의에서 민자당은 정기국회에 상정할 전기통신기본법 등 통신관련 4개 법개정(안)중 통신사업자에 대한 지분제한 규정에 대해서는 정부내에서의 의견수렴 과정을 충분히 거친 후 다시 협의하기로 제안했다.

민자당의 이같은 제안은 체신부가 입법 예고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중 통신사업자에 대한 지분문제에 대해 우선 정부부처내에서 존재하는 이견을 조정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입장으로 풀이돼 주목된다.

지금까지알려진 바에 따르면 체신부가 개정하는 전기통신 관련 4개법(안)에 대해 정부내에서 가장 다른 입장을 보이고 있는 부처는 상공자원부.

상자부는 최근 통신사업 구조개선과 과련된 법률개정(안)의 검토 의견으로 기간통신사업자의 지분 구조중 국내 통신설비업체들에 대해 외국인에 비해서도 차별적으로 적용하는 것은 불합리하며, 통신이 관련설비에 기술과 서비스 가 체계화 되고 있는 상황에서 통신설비와 서비스를 분리할 수 없다는 것이세계적인 추세라는 지적이다.

따라서통신설비제조기술을 보유한 업체와 막대한 통신설비를 보유한 정부투자기관에게 기간통신사업 참여를 배제하는 대신에 이 분야와는 전혀 무관한 업체들이 통신사업의 최대 지배주주로 참여한다면 오는 97년 예정된 기본 통신시장의 대외개방에서 충분한 국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마디로통신설비업체들이 유선전화사업에 본격 참여할 수 있도록 관련지분 제한조항을 철폐하라는 것이 상공부의 입장이다.

이에대해 체신부는 이번 당정협의에서 설비제조업체들에 대한 기간통신사업 소유지분 확대는 통신서비스 및 통신기기 제조업의 수직적인 결합에서 오는폐단과 경제적 집중에 대한 우려 때문에 지분을 제한하는 것은 불가피하다고맞서고 있다.

따라서이번 당정협의를 계기로 그간 "유선전화사업에 대한 현행 지분 고수" 와 "지분 철폐"를 놓고 체신부와 상공자원부간의 첨예한 대립은 어떤 방향으로든 매듭이 지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상황에서 앞으로 체신부와 상자부간의 의견 절충과정에서 어떤 대안 으로 그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지 벌써부터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그러나현 상황에서 체신부가 상자부에서 제기한 통신설비업체에 대한 기간통신사업 지분 제한 철폐를 쉽게 받아들이기는 어려운 실정이다.

이처럼체신부가 통신설비업체들에 대한 유선전화사업의 지분제한을 강력 하게 고수하고 있는 것은 이럴 경우 기존 통신산업의 구조를 일거에 뒤흔들 수있는 문제점으로 작용할 수 있는 우려 때문으로 풀이된다.

통신설비업체에대한 기간통신사업자의 소유지분 한도를 철폐할 경우 일례로 지난 연초의 데이콤 전화사채 매각과정에서 드러났듯이 한국통신에 이어 최대 기간통신사업자로 부상하고 있는 데이콤의 경영권 향배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통신설비업체의지분 제한철폐로 인해 통신설비업체를 계열사로 둔 럭키금성 그룹에게 데이콤의 경영권이 넘어갈 경우 체신부가 내세운 통신사업 구조 조정의 기본정책방향을 선회해야 하는 부담을 않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체신부는 관계 부처나 정치권의 기류에 휘말려 이번에 개정하는 통신 관련 4개법(안)을 당초대로 처리하지 못할 경우 기존 통신사업 구조 조정의 내용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각도에서 통신정책의 추진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