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영체계 가시적성과 "환원"

삼성그룹은 23일 그룹계열사에서 생산하는 전자제품 6개품목을 비롯 의류 등 모두 7개 공산품에 대해 출하 및 소비자가격을 최소 5%에서 최대 10% 까지인하한다고 전격 발표했다.

삼성그룹의이번 공산품가격 인하조치는 재계는 물론 국민 경제에 상당한 파문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격적인 가격인하조치 배경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에대해 삼성 그룹은 "기술개발및 원가절감을 통한 신경영 추진의 가시적 성과를 일반소비자에게 돌려준다는 그룹차원의 목적과 급등하고 있는 물가안정에 일익을 담당한다는 국민경제적 목적이 함께 담겨 있다"고 가격인하조치 배경을 설명했다.

삼성은이번 조치로 말미암아 이들 7개품목의 시장규모가 약 5조4천 억원에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금년말까지 약 5백80억원정도의 이익이 감소될 것으로추산하고 있다.

이번조치로 소비자 물가 인상추세 억제에도 크게 기여, 올해 소비자 물가는 정부의 억제 목표선인 6~7%선에서 안정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삼성은"특히 물가와 관련, 지금까지 정부가 행정지도를 통해 가격인하를 유도해온데 비해 이번 조치는 기업 스스로 물가안정에 적극 동참했다는데 의의가 있다"고 설명하면서 이번 조치가 그룹의 자율 결정이었음을 강조했다.

"나아가가격인하 조치가 물가안정에 기여하고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헤택이 실질적으로 나타날 경우 삼성그룹 전계열사에서 생산하는 전품목으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혀 제2차 가격인하조치가 곧 단행될 것임을 시사했다.

삼성의이번 조치로 물가고에 시달려온 일반서민은 전자제품을 구매 하거나 의류를 구입하는데 따른 부담이 줄어들게 됐으며 물가잡기에 총력을 기울여온 정부는 조금이나마 고충을 덜게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또한그동안 가격인상을 통해 경영악화를 만회하거나 명목상의 가격 인하를 통해 소비자들을 현혹해왔던 국내 대기업의 관행을 불식시킬 전기를 마련 했다는 측면에서 재벌기업의 진일보한 대국민 접근이라는 긍정적 해석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재계일부에선 이같은 긍정적인 측면과 함께 부정적인 시각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이번조치와 관련, 경쟁그룹등 일부 재계에서는 그효과가 긍정적으로만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는 것이다.

우선삼성이 강조하고 있는 자율적 결정에 대해서 이견을 보이고 있다.

이와관련, 재계는 "한해로 인한 농산물의 가격이 폭등할 때 경제기획원. 상공부등이 주요 공산품제조업체에 대해 가격인하조치를 주문한 바 있다"고 밝히면서 "당시 삼성을 포함, 대부분의 기업이 자금부담을 들어 거절한 바 있었는데 이번에 삼성이 갑자기 가격을 인하한 것을 두고 꼭 자율적인 결정이 라고 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특히삼성과 정부의 관계가 승용차 사업문제로 냉랭해진 상황에서 가격 인하 를 단행한 것도 자율적인 조치에 대한 부정적 요소로 받아들이고 있는 것 같다. 또 현재 일본 동경에 머물고 있는 이건희 삼성그룹회장이 일년 전처럼 삼성 그룹경영과 관련, 획기적인 조치를 발표하기 위한 전주곡이라는 해석까지 나오고 있다.

이에 대한 삼성의 의견은 크게 엇갈린다. "이번 가격인하는 결코 정부와의 사전 조율에 의한 것이 아니며 가격을 인하해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내부판단에 따른 조치"라는 것이 삼성의 부언설명이다.

하지만삼성이 상호경쟁에서 가장 금기시하고 있는 가격을 들고나온 것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것이 관련업계의 견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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