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광고 이래도 돼나

얼마전 국내 PC업계를 이끌어 가는 굴지의 대기업인 S사와 또 다른 S사가 서로의 신제품을 헐뜯는 자료를 만들어 "사원교육용"이라는 꼬리표를 달아 시중에 유포한 적이 있었다.

이자료의 주내용들은 양사가 광고를 통해 서로 자랑한 신제품 성능과 기술 에 대한 허구성 내지 과장성을 지적하는 것들이었다.

물론이같은 양사의 행태는 시장점유 확대를 위한 경쟁관계가 빚어낸 결과로 서로에게 상처만 남긴 채 곧 흐지부지되고 말았지만 대기업 PC업체들의 광고 상의 문제점을 여실히 드러내준 좋은 사건으로 기억되고 있다.

여기에다최근 들어서는 PC시장이 초고속 성장을 거듭하면서 중소전문업체는 물론 외산 PC업체들의 광고까지 가세해 PC보급 초기에 보여줬던 제품에 대한 정확한 정보제공이나 기능에 대한 설명보다는 자사제품 시장점유 확대를 위한 마케팅 측면의 내용만을 강조하는 광고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또대기업 PC업체가 제품 설명과는 전혀 상관없는 반라의 여자모델을 광고에 등장시켜 물의를 빚기도 했으며 최근들어 가격과 성능경쟁에 편승해 대다수업체가 벌이는 눈속임에 가까운 광고도 전개되고있다.

문제는이처럼 매일 쏟아져 나오는 광고의 홍수속에서 허위. 과장. 선정적인 광고를 효과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기관이 마땅하게 없다는 점이다. 공정 거래위원회가 그나마 그 역할을 맡고 있으나 역부족인 실정이다. 컴퓨터 등 첨단제품에 대해서는 전문지식이 부족해 고발이 있는 경우에나 조사하는 소극 적인 대응이 대부분이다.

이번PC광고문제를 담당해온 소보원의 거래개선국의 한 관계자도 이와 관련 PC에 대한 전문지식 부족으로 어떤 경우에는 업계 관계자들의 비웃음을 산적도 있을 정도로 조사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말했다.

그는또 "PC가 단일품목으로는 TV 등 가전제품을 앞지를 만큼 국민생활의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는데 반해 이에 대한 소비자 보호를 위한 최소한의안전장치가 마련돼 있지 못한 게 솔직한 현실"이라며 "이같은 PC업체들의 일방적인 부당광고로부터 소비자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관계기관의 전문인력 보강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와함께 비슷한 사양제품들을 모아 공인기관에서 PC의 성능이나 기능 등에대한 공정한 비교테스트를 실시, 객관적인 시험결과를 발표하는 것도 PC업체 들의 부당한 광고를 원천봉쇄하는데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지적 되고있다. 몇개월 사이에 업그레이드를 앞세운 신제품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는 시장 상황을 감안할 때 당국의 이같은 적극적인 대응만이 PC에 대한 별다른 지식이 없는 소비자들을 보호하고 정확한 사실에 의거한 업계의 광고풍토를 유도할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이제국내 PC보급대수는 올해를 기점으로 5백만대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또97년경에는 1천만대를 돌파해 1가구 1PC 시대를 열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XT기종으로 시작한 PC보급이 불과 10년여만에 펜티엄에 이르는 고성능 PC시 대를 열며 엄청난 시장확대 행진을 계속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 업계는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어둡게 하는 문구를 서슴없이 사용 하는광고보다는 이런 업계상황과 제품성격에 걸맞는 "사실"만을 강조한 "첨단"광 고 경쟁에 나서야만 할 것이다.

브랜드 뉴스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