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통폐합이후 최대의 인력이동이라 할 수 있는 이번 KBS의 인사개편은 홍 두표사장이 지난 5월 "다채널 시대의 공영방송"세미나에서 천명한 조직운영을 효율화시키고 모든 역량을 기술을 비롯한 제작부문으로 집중시킨다"는 개혁의지를 그대로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인사에서 기술 총감독과 같은 전문직 보직을 신설하는 등 기술 부문을비롯 제작 현업부서는 조직과 역할을 강화한 반면 업적에 비해 비대하다고 인정된 일부 간부직은 없앤 것을 보면 이를 잘 알 수 있다. 또 심한 인사적 체로 인해 승진 케이스를 놓쳤던 일부 간부 및 사원들을 대거 승진시켜 그간침체돼 왔던 분위기에 활기를 불어넣은 점도 특기할 만하다.
KBS의이번 인사에 대해 방송관계자들은 올 10월부터 실시될 1TV의 광고방송 폐지와 공영방송으로서의 위상정립을 위한 업무 효율화 작업으로 평가 하고있다. 또 다매체 다채널시대로 표현되는 방송환경 변화에 대비, 그동안 여러 차례 지적돼 왔던 조직의 비대화와 인력및 예산의 비효율적 운용이라는 근본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이번 인사가 단행됐다는 데에도 별다른 이견을 보이지 않고 있다.
그러나인사의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이견이 많다.KBS측이 조직과 인력 을 대폭 축소, 공영성 강화를 위한 자체 개혁작업이 마무리 단계에 들어섰다고 발표하고 있지만 실제 이번 인사에는 2백46명이라는 유래 없는 명예 퇴직 인원에 상응할 만한 개혁적인 내용들이 결여돼 있다는 것. 이와 함께 지난5 6공때 편파보도및 뇌물 수뢰 등으로 물의를 빚었던 다수 인사들을 비롯 특채로 기용된 인물들이 대거 승진하거나 재기용돼 성실성과 업무능력이 인정 되는 자를 승진시켰다는 기준을 무색케 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또 지난 5,6공시절에 득세했던 인물들이 완전 청산되지 않아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한 근본적인 조치를 외면했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KBS의 한 관계자는 "방송환경 변화에 민첩하게 대처하고 또 공영방송 KBS로 거듭난다는 대의명분에 비춰볼 때 이같은 우대 인사는 가장 근본적인 부분을도외시한 전시적 인사"라고 평가하고 있다.
이같이이번 인사에서 정치적 잔재를 완전히 청산하지 못했다는 내부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점을 감안할 때 KBS가 진정한 국민의 방송으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또 한차례의 몸살을 앓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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