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크제트 프린터가 레이저 프린터를 누르고 프린터시장 왕자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프린터시장의선두업체인 휴렛팩커드(HP)사는 지난해 잉크제트 프린터와 카트리지 등 관련부품을 합쳐 40억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이는세계 최대 소프트웨어업체인 마이크로소프트사가 소프트웨어 판매로 올린 연간 수입을 앞지르는 액수다.
지난 84년 HP가 처음으로 레이저 프린터와 잉크제트 프린터를 내놓은 이래 사무실에는 소리없는 혁명이 시작됐다. 깔끔한 기안문서 작성을 위해 빈번한 수정작업을 해야 하는 사무실 환경에 제대로 맞아 떨어졌기 때문이다.
레이저프린터의 장점은 인쇄상태가 미려하고 속도가 빠르다는 점이다. 이에반해 잉크제트는 인쇄상태와 속도는 떨어지지만 가격이 저렴하다. 따라서 잉크제트는 시장에 나온 이후 줄곧 레이저 프린터의 대체재 관계를 형성해왔다. 10여년 가까이 프린터 시장의 선두는 레이저가 이끌어 온 셈이다.
레이저와잉크제트 프린터의 관계가 처음으로 역전된 것은 지난해부터다. 잉크제트의 판매량이 레이저 프린터를 앞지른 것이다.
잉크제트가최근 프린터시장에서 주종을 차지하게 된데는 꾸준한 기술개발과 가격인하 노력이 주효한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최근의기술개발로 잉크제트는 인쇄속도가 4배 이상 향상되고 해상도도 2배 정도 높아졌다. 기기자체의 성능개선과 아울러 잉크제트의 핵심인 잉크제트 의 품질도 크게 개선됐다. 최근 잉크제트의 개선점은 자극성있는 냄새를 제거하고 건조속도를 높인 것이다.
소프트웨어부문의 기술개발도 잉크제트 수요를 자극하고 있다. 폰트부문에 서는 스케러블 폰트가 개발돼 울퉁불퉁한 자형 외곽선이 매끄러워졌다. 또 글자 사이의 비어있는 공간을 인식해 뛰어넘는 "블랭크 스페이스" 기술로 프린트 속도도 크게 빨라졌다. 포스트스크립트로 레이저와 명령어 호환이 된다는 점도 잉크제트의 새로운 무기다.
잉크젯성능이 최근 대폭 개선되며 인쇄상태가 조잡하고 시끄러운 소리가 나는 도트매트릭스 프린터는 사양길에 접어들었다는 소리가 벌써부터 들려오고있다. 레이저 프린터가 인쇄속도가 빠르고 출력물이 깨끗하다는 점을 무기로 잉크제트의 공세에 그나마 대항하고 있지만 오래 갈 것 같지는 않다.
레이저에대항하는 잉크제트의 또 다른 장점은 전력소모가 적어 배터리로 작동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또 잉크제트는 부품 소형화가 쉬워 다른 전자제품 에 쉽게 탑재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현재 도트 매트릭스 방식 프린터와 잉크제트, 레이저 프린터를 망라해 휴대 화에 성공한 제품은 아직까지 잉크제트밖에 없다. 업무현장에서 프린터를 사용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안성맞춤인 셈이다.
이와관련, 이미 상당수 프린터업체들이 서류가방에 넣고 다닐 수 있는 잉크 제트 프린터를 내놓고 있으며 캐논은 아예 초당 2페이지를 인쇄할 수 있는잉크제트 프린터를 노트북 PC에 탑재해 판매하고 있다.
최근잉크제트 프린터는 기술발전에 힘입어 감열프린팅방식을 사용하는 팩스시장까지 파고 들어 보통용지 팩스시장의 20% 정도를 차지한 것으로 평가되 고 있다. 또 캐논, HP, 제록스 등 대표적인 잉크제트 업체들은 팩스는 물론복사와 스캔기능을 한데 갖춘 잉크제트프린터를 내놓아 이들 시장을 한꺼번에 공략한다는 계획도 갖고 있다.
글자와그림을 뽑아내는 모든 일에 잉크제트 프린터가 약방의 감초처럼 끼어들며 황금어장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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