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저한 벤치마킹으로 최고의 업무 및 연구성과를 도출하자".
얼핏무한경쟁으로 치닫고 있는 기업체의 정문에 걸려 있음직한 구호로 보이는 이 캐치프레이즈가 한국전자통신연구소(ETRI)의 의식개혁을 주도해 가는기저로 등장하고 있다.
리엔지니어링 등과 함께 그동안 기업체의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추진돼온 벤치마킹 이 정부출연연구소인 ETRI에도 도입돼 조금은 관료적이고 무사안일 주의에 빠져있는 소원들의 의식을 질타하며 신선한 연구소의 모토로 자리 잡아 가고 있는 것이다.
벤치마킹이란본래 측량할 때 필요한 관측용 푯대를 의미하는 벤치마크 (ben ch mark)에서 유래된 공학용어로, 강물 등의 높낮이를 측정하기 위해 설치된수준 또는 기준점을 의미한다.
그러나기업체에서는 벤치마킹을 자사보다 타기업이 탁월한 업무수행 능력을 보이고 있는 분야를 비교기준으로 채택, 이들의 성공적인 실무를 파악 하고 이중 자사에 도입될 수 있는 실무를 수정, 도입하는 것으로 원용하고 있다.
즉일정한 조직과 개인에게서 적용한다면 "남으로부터 한수 배우는 것" 으로 설명할 수 있는 셈이다.
ETRI의벤치마킹도입은 기업체가 "세계 최고수준이 아니면 살아 남지 못한다 라는 판단에서 벤치마킹을 앞다퉈 도입했던 것처럼 정부출연연 또한 이제는세계와 경쟁할 수 있는 체제로 체질을 개선치 않고서는 존립의 의의를 찾을수 없는 시점에 돌입해 있다는 위기감에서 비롯됐다고 볼 수 있다.
양승택소장은최근 간부 및 신입소원과 가진 일련의 간담회에서 "현재 세계 의 과학기술분야는 TR(기술라운드) 협상의 타결이 임박해 있는 등 핵폭풍 전야의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고 전제한뒤 "이를 위해서는 연구소가 나가야 할 방향을 보다 명확히 설정하고 세계최고 수준의 연구개발능력을 키우는 일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것은현재 자신이 수행하고 있는 업무중 혁신해야 할 영역을 끊임 없이 찾아내고 철저히 벤치마킹할 때만이 가능하다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 반도체연구단은 최근 벤치마킹의 실천을 통해 연구생산성을 향상시킨 사례를 발표해 주목을 끌기도 했다.
"주문형반도체(ASIC) 개발주기 단축"을 벤치마킹대상으로 삼아 세계 최고의ASIC생산업체인 일본 NEC등의 개발과정과 우리의 현실을 분석한뒤 개발 방법을 비교하고 그 차이점을 도출하는 등의 방법을 통해 28일이 걸리던 개발 공정을 16일로 단축하는 등 "다품종 소량생산"이란 세계적인 ASIC개발 추세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ETRI의이같은 움직임은 이제는 연구부서뿐 아니라 행정부서에까지 확대되며 신선한 "벤치마킹 성공사례"들이 하나씩 발표되기 시작하고 있다.
ETRI의 한 관계자는 "새로 도입한 벤치마킹기법이 ETRI를 세계 정상의 연구 소로 진입케 하는 촉매의 역할을 수행할 것"이라며 "그러나 벤치마킹의 성공 은 바로 연구원들 스스로의 의식개혁에 달려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될것 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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