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루과이라운드(UR)타결 이후 세계는 "문화전쟁"에 휩싸여 있다. 세계 문화 시장을 제패하기 위해 미국은 "할리우드 영화"를 앞세우는 반면 일본은 "전 자게임" 을 내세우고 있다. 그만큼 전자게임 분야에선 일본이 미국보다 앞서있다고 자신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내세울 만한 것이 없다.
최근전자게임은 멀티미디어시대로 접어들면서 영화보다 오히려 각광을 받고있다. 전자 게임을 첨단 고부가가치 상품으로 인식, 세계 전자업체들이 너도나도 이 사업에 참여, 열을 올리고 있다.
일본닌텐도와 세가의 쌍두마차 체제를 형성하고 있는 전자게임시장에 팁호 킨스의 3DO를 줄기로 한 마쓰시타를 비롯, 소니.히타치.빅터 등이 참여를 선언했다. 미국의 AT&T. 타임워너. 실리콘그래픽스 등도 일본업체와 손잡고 이 시장에 도전장을 냈다. 모두들 32비트급 또는 64비트급 게임기 개발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소프트웨어분야이긴 하지만 할리우드의 귀재 조지 루카스에 이어 월트 디즈니.스티븐 스필버그마저 참여, 전자게임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하고있다. 이처럼 세계 유명업체들이 전자게임사업에 몰두하고 있는 것은 게임이 멀티미디어의 출발점"일 뿐 아니라 "황금상품"으로 여겨지기 때문이다.
윤원석전자영상물오락협회장은 "전자게임은 멀티미디어의 핵심인 음성.영상 .대화작용을 모두 갖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윤용철범아정보시스템 사장도 "게임은 문화적 차이나 국경을 초월하는 가장국제적이면서 세계적인 상품성격을 갖고 있다"고 지적했다.
전자게임산업은15년 전만 해도 존재하지 않았다.그러나 지난해 세계 시장규모만도 2백45억 달러에 달했다. 보급된 전용게임기만도 1억대가 넘는 것으로추정된다. 오는 97년에는 4백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황금시장임에는 틀림없다.
우리나라의게임산업은 어떤가. 중소기업들이 이제 고작 8비트 게임기를 만들어 팔고 있을 뿐이다. 32비트.64비트 게임기개발을 운운하고 있는 선진국 과는 천양지차다. 게임관련 업체들이 대부분 적자에 시달려 기술개발 투자라 곤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
시장규모가 작아서가 아니다. 국내 게임시장은 지난해 가정용 5백50억원,업 무용 2천8백50억원 등 총 3천4백억원이었다. 올해엔 가정용 8백억원, 업무용 3천억원 등 3천8백억원에 달하고 오는 97년에는 9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 되고 있는 것만 봐도 그렇다. 인식부족에서 나온 결과다.
지금까지국내에서는 전자게임산업을 기껏해야 어린이용 오락 게임이나 사행 .음란성 소프트웨어를 개발하는 "음지산업"으로 여겨온 것이다. 또 게임이 정서적으로 유해하다는 비판마저 강했다.
이같은대접은 기업의 투자의욕을 꺾게 마련이다. 그 결과 기술은 바닥 이고 산업은 싹이 제대로 트지 못한채 휘청거리고 있다.
물론최근 상공 자원부가 전자게임산업을 첨단산업으로 고시, 구체적인 육성 방안 마련에 나섰고 금성사.삼성전자 등 대기업들도 전자게임의 중요성을 인식 본격적인 사업활성화에 나서 그나마 기대되고 있다.
금성사의유봉준 부장은 "전자게임이 멀티미디어의 길목 역할을 하고 있다" 고 강조했다.
홍일래한국어뮤쥬먼트연구조합 이사장은 "게임산업이 PCB.반도체 등 주변산업에 미치는 영향은 무척 크다"고 말했다.
멀티미디어기술이 총동원되며 이것은 미래 첨단영상산업 개척의 견인차역할 을 한다는 주장이다.
또주수요층이 청소년들로서 특정문화를 여과없이 수용하는 매체로 작용하는 등 문화적 영향도 엄청나다. 삼성전자가 게임기사업을 강화한 이유중 하나가이것이다. 이건희 회장이 "건전하고 유익한 소프트웨어를 만들어 미래 고객인 어린이들 에게 삼성의 이미지를 심어주라"고 지시한 것을 계기로 사업확대에 나섰다.
이제게임산업을 단순히 정서적으로 유해한 기기를 만드는 산업으로 치부 하기보다 멀티미디어시대로의 진입을 위한 전략산업으로 사회인식 전환이 시급하다. 게임 산업을 제대로 육성하지 못할 경우 우리나라는 현재의 세계 문화 전쟁에서 소외되는 것은 물론 앞으로도 미국과 일본의 문화종속국이 될 수밖에 없음을 인식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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