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일본 도쿄에서 열린 비즈니스 쇼에 오키전기공업의 부스는 없었다.
동사홍보부는 "경비절감이라는 목적도 있지만 최근 문구류의 출품이 증가하는등 정보통신관련 행사로서의 특성이 희박해져가고 있다"고 불참 이유를 밝혔다. 그러나 비즈니스쇼는 정보통신 분야에서는 일본 최대의 행사. 히타치 제작소, NEC, 마쓰시타전기공업등 대형전자. 통신업체들이 모두 참가하고 있는 만큼 오키의 불참은 화젯거리다.
오키는현재 경영재건에 열중하고 있다. 지난해 4월 "사업재편 3개년계획"을 내건 이후 이제 1년이 지났다. 표면적으로는 계획이상의 성과를 올리고 있다성과의 원인으로는 반도체 시황의 호전이 지적되고 있다. 오키는 통신, 정보 , 반도체등 3개사업을 축으로 하고 있는데 이중 반도체만이 호조를 보이고있다. 오키는 지난해 미국 PC시장의 활황에 따른 메모리의 수요급증에 대응, 미야기현과 미야자키현에 있는 생산자회사를 전면 가동시키고 있다.
오키는반도체에 힘입어 94년 3월마감연도 결산에서 예상밖의 흑자를 기록했다. 93년 3월회계연도에 3백80억엔의 경상적자를 계상한 오키는 재건 계획에 서 94년결산에서는 적자폭을 반감시킬 계획이었다. 이 목표가 38억엔의 흑자 로 급전된 것이다. 당초예상보다 매출액은 1백억엔정도 늘어난 5천6백55억엔 , 경상이익은 약 2백억엔을 기록했다. 인건비절감등의 효과도 있지만 메모리 의 매출증가가 절대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반도체사업의호조에 힘입어 지난 4월 오키는 생산거점의 하나인 미야기오키전기의 인접지에 총 8백억엔을 들여 64MD램의 생산이 가능한 차세대반도체공 장의 증설계획을 수립했다. 재건계획을 수립할 당시 반도체공장에 대한 단독 투자등은 고려조차 되지 않았다. 오키의 반도체에 대한 새로운 행보인 셈이다. 사업 재편의 진두지휘를 맡은 종합기획실장 사와무라부사장은 "96년에 가면현재의 생산기술은 진부한 것이 된다. 새로운 투자를 하지 않으면 살아 남지못한다 고 그 이유를 설명한다.
또공장이 전면 가동상태인 금년중에는 생산능력이 한계에 달할 것이라는 시급한 문제도 있다.
오키는새 공장의 생산라인을 시장의 수급상황에 맞춰 단계적으로 증설해 나갈 방침이며 투자를 연간 2백억~3백억엔으로 묶고 자금유통이 가능한 범위에 서 추진할 방침이다. 진구시(신궁사)사장은 "금년의 수주에 대해서는 전망이 밝지만 내년이후의 수요에 대해서는 낙관할 수 없기 때문" 이라고 이유를 설명한다. 그러나 전사적인 근검절약운동등 대대적인 재건작업을 추진하고 있는 오키에있어서 희망은 역시 반도체뿐이다.
최근1년간 오키전기는 괴로운 나날을 보냈다. 조기퇴직제도를 시행, 그룹 전체에서 2천명을 감원, 1백억엔이 넘는 인건비를 삭감했다.
또96년까지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군마현의 다카사키, 후쿠오카공장의 일부합병 통합, 하치오지공장의 노후라인의 단계적 폐쇄등 생산체제의 재편도 착실히 추진해 왔다.
이와함께 외국에서의 합작사업철수도 추진했다. 프랑스의 반도체사업, 푸에르토 리코의 프린트기판공장, 대만의 통신기기공장등이 그 예인데 이를 통해50억엔정도의 경비절감효과를 얻었다.
또한제품의 통. 폐합도 과감히 추진하고 있는데, 일례로 감열지를 사용하는팩시밀리의 생산을 중지하고 보통지타입으로 특화하고 있다.
이밖에도사업을 크게 "특정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시스팀사업"과 범용품의양판사업 두가지로 분리, 성질이 다른 후자는 회사를 분리하는 분사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프린트기판의 사업부를 분사했으며 오는 10 월에는 프린터.팩시밀리사업을 각각 분사화할 계획이다.
그러나매출의 40%를 점하는 정보부문, 20%인 통신분야는 경쟁력이 약하고 불황에 질질 끌리고 있다. 따라서 호조상태에 있는 반도체 사업이 당분간은 재건을 지탱해 주는 버팀목이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거대한 투자가 필요하고 항상 양산효과를 추구하지 않으면 안될 뿐아니라 가격이 급변하는 메모리의 속성상 위험이 따른다. 사실 오키의 경영 이 악화된 것도 매출규모가 현격하게 차이나는 대형전자 업체와 비슷하게 메 모리 양산에 투자를 계속했다는 데 있다. 이 때문에 지난해 사업개편 계획을 제기할 때 반도체매출의 60%를 점하는 메모리의 비율을 낮추는 것을 우선과제로 했다.
그러나결과적으로는 부담요인이었던 메모리가 지난해 오히려 오키의 경영을 구제한 셈이 되었다.
새공장이 완성되면 64MD램의 양산능력을 갖게 된다. 업계관계자들 사이에서는 "오키전기는 또 같은 실수를 반복하는가"라며 재차 메모리에 기울고 있는오키의 반도체전략을 우려하는 소리가 나오고 있다.
그러나진구시 사장은 이러한 비판에 "중장기적으로는 대형 업체간의 최첨단 범용 메모리의 점유율 다툼에 가세할 생각은 없다. 체력에 맞는 사업 전개를 추진한다" 고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 전자디바이스사업본부장 도(동) 상무는 "범용품의 비율을 낮추고 로직제품이나 특정용도용의 전용표준메모리등 부가가치가 높은 분야에 특화하고 싶다"고 보충설명한다.
오키는이에 따라 주력제품인 D램등 범용품의 비율을 낮출 계획이다. 전용표 준품은 드라이브컨트롤러IC, 화상처리전용의 비디오램등이다. 현재 메모리가 운데서 이 전용표준품이 30%를 점하는데 이것을 절반이상으로 늘려나간다는것이다. 반도체 사업부문의 제품별 점유비율을 보면 현재 특수주문품이 25%, 전용표 준품이 30%, 범용품이 45%인데 97년까지 특수주문품과 범용품의 비율을 각각 20%, 35%로 낮추고 전용표준품의 비율은 45%로 높일 방침이다.
전용표준품은 제안형 상품을 지칭한다. 고객이 어떤 상품을 만들려 하고 있는지 필요한 부품의 기능이 어떤 것인지등의 요구를 먼저 파악, 상품화할 수 있으면 성공이다. 이를 위해서 기술자는 직접 고객을 만나 아이디어를 짜내야 한다.
지금까지오키는 이러한 노력을 해왔다. 예를 들면 자동응답전화기의 테이프 대신에 IC를 사용하는 시스팀등을 고객인 통신기기업체와 공동으로 만들었다오키는 또 최근 2년간 조직을 개편, 마키팅부문을 강화해 왔다. 92년 2월에 는 반도체사업부내에 신상품기획개발부를 설치, 과장급의 중견기술자를 10인 이상 배속, 40명체제로 운용하고 있다.
또음성, 화상이라는 멀티미디어에 응용할 수 있는 전자부품의 개발을 추진 하기 위해 지난해 3월에는 멀티미디어LSI사업추진센터를 설치했다. 이곳에는정보 통신분야의 중견기술자 60명을 배치했다.
오키의반도체사업부는 약 1천3백명정도로 구성되어 있다. 이중 회로 설계의 기술자는 약 절반. 설계부대의 70%는 로직, 30%는 메모리를 담당하고 있다. 인원 배치로 보면 매출과는 반비례하는 형태로 로직부대를 증강하고 있는모양이다. 오키는 현재 멀티미디어LSI사업추진센터에 다른 사업부로부터 사람을 이동시킨다거나 또 같은 반도체사업부내에서도 생산기술부에서 설계부로 기술자를 배치시키는등 기술부문의 강화에 노력하고 있다.
오키가본격적으로 반도체사업에 착수한 것은 지난 81년부터다. 당초는 특정용도 특정고객을 겨냥한 상품을 중심에 둔다"는 것이 기본노선이었다. 수요회복으로 여유가 생긴 지금,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가는 셈이다.
반도체사업이방향전환할 수 있을지 기로에 서있는 오키에 대해 동사의 전력 을 아는 관계자들사이에는 "체질개선이 정말로 가능할까"라는 의문의 소리도 적지않다. 일본전신전화공사(현재의 NTT)에 전화교환기를 납품하는 회사로 출발한 오키 의 주요고객은 지금도 대형기관들이다. NTT로부터의 수주는 20%를 밑돌지만관청 금융기관등 대형수요자들이 60%를 점한다.
오키는이들 대형수요자의 안정적인 수요덕택에 그동안의 경영위기를 극복해 왔다. 그러나 체질개선작업은 동시에 흐지부지되어 버렸다.
이런전력때문에 오키는 "진지하게 임하지 않으면 간단히 빠져 나올 수 없다 는 각오로 이번의 사업재편을 추진하고 있다. 물론 반도체의 빠른 회복에 젖어드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금후문제가 되는 것은 업무제휴등 자국내.외 기업과의 공동체제 구축이다.
컴퓨터분야에서는지난해 대만의 에이서사와 제휴, PC의 생산을 위탁했다.
그러나가장 공동화가 요구 되는 부문은 양산공장을 새로 건설할 때마다 1천 억엔정도의 투자가 들어가는 반도체사업이다. "신의 축복"으로까지 표현되는 94년 3월기의 흑자전환을 발판으로 오키가 반도체사업을 근본적으로 개혁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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