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 진출해 있는 한국IBM은 우리 기업인가, 아니면 미국 기업인가.
반대로미국 헌츠빌에서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금성사 미국현지법인은 미국 기업인가, 우리 기업인가.
그동안정부가 주도하는 수출드라이브형 성장전략의 영향으로 우리는 해외에 진출했다 하더라도 한국인이 소유. 경영하는 기업은 우리 기업이고 국내에서 활동 하는 외국투자기업은 우리기업이 아니라는 일반적인 생각에 젖어 있는것이 현실이다.
특히정부의 정책 방향도 우리기업은 적극 육성하고 외국기업을 견제 하는데초점이 맞춰져 시행돼 왔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세계무역 기구(WTO)의 본격적 출범으로 지구촌 경제시대가 도래 하고있는 점을 감안, 외국기업이 자기나라에 진출하여 생산이나 고용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고 있을때 현지국 정부는 이들 기업을 정책적으로 어떻게 다루어야 할 것인가 하는 문제의 비중은 커지게 된다.
이같은"우리 기업" 논쟁은 속지주의적 입장을 취해 자기나라에서 활동 하는외국기업을 국내 기업과 똑같이 내국민으로 대우해주는 범세계주의와 속인주위적 입장을 바탕으로 내국인이 소유하여 자국의 국기를 휘날리는 기업만을 우리 기업의 범주에 포함시키는 국기주의의 다툼으로 귀결된다.
최근클린턴 행정부내에서 노동부장관을 맡고 있는 로버트 라이시 장관과 대통령 경제자문회의(CEA)의 회장을 맡고 있는 로라 타이슨회장이 심한 견해차이를 보이며 마찰을 빚고 있는 것도 범세계주의와 국기주의의 차이에서 비롯됐다는 점에서 관심을 더하고 있다.
범세계주의를표방하고 있는 로버트 라이시와 국기주의를 고집 하고 있는 로 라 타이슨은 하버드대학과 버클리대학의 교수출신으로 클린턴 행정부내에서 경제에 관한한 입김이 강한 것으로 알려져 앞으로의 "우리 기업"론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이들의주장을 중심으로 국기주의와 범세계주의를 분석해본다.
80년대초만해도 미국정부의 관료들은 미국내에서 활동하는 기업의 대부분이미국인이 소유한 기업이었기 때문에 별다른 인식의 혼란이 없이 정책을 추진 해왔다. 그러나 80년대 이후의 급격한 경제의 범세계화 추세에 편승, 미국내 기업은 미국인 소유기업이라는 전통적 고정관념이 더이상 통하지 않게 됐다.
이에따라클린턴 행정부하에서 "누가 우리 기업인가"(Who is US)라는 격렬한 논쟁이 있었는데 로라 타이슨은 미국인 소유기업에 의해 이끌어지는 미국 경제가 최선의 선택이고 외국인 직접투자는 차선의 선택이라고 단정하고 있다타이슨회장은 경제불황이나 국가안보가 위협받는 어려운 때에도 현지 기업은 이를 극복하는데 최선의 노력을 경주하는 반면 외국인투자기업은 철새기업처럼 공장을 폐쇄하고 다른 생산거점을 찾아 철수해버릴지도 모른다는 것을 국기주의의 근거로 내세우고 있다.
현지자회사는 귀속의 이중성을 지니기 때문에 반드시 현지국에 충성 한다는보장이 없다는 것도 타이슨회장이 내세우는 미국인소유 기업만이 우리 기업 이라는 주장을 뒷받침해 준다.
외국인직접투자업체는 현지국내에서 활동한다는 의미에서 볼때 현지국에 대해 영토적 귀속성을 가지지만 동시에 모기업에 대해서는 통제적 귀속성을 가지게 된다는 것이다.
로라타이슨이 국기주의 입장고수를 위해 내세우는 또하나의 이유는 기술 개발과 부가가치측면에서 국민기업이 외국인투자기업보다 더 많은 힘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이다.
이에맞선 다국적기업에 대한 내국민적 원칙을 주장하는 로버트 라이시의 범 세계주의론도 설득력을 갖기에 충분하다.
오늘날과같이 자본, 기술, 정보가 국가간을 자유롭게 이동하는 지구 경제에 서 국민기업이니 우리기업이니 하는 사고는 맞지 않는다는 것이 라이시의 입장을 대변해 준다.
라이시장관이주장하는 법세계주의 배경은 *주식투자의 국제화 *기업의 귀 속성 *기업인의 충성심 *기술유출 *상품의 무국적화등 5가지로 요약 된다주식투자의 국제화와 관련하여 주식투자의 범위가 현지국내에 한정되었던 과거에는 현지자본가가 투자할 수 있는 대상기업은 현지기업밖에 없었으며 현지기업이 번영하면 그만큼 높은 이윤을 배당받을 수 있기 때문에 국기주의정책을 실시해 현지기업을 우대해 왔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현지 자본가가 세계여러나라의 자본시장에 자유롭게 투자할 수 있는상황에서 현지기업의 번영이 결코 현지자본가의 고소득과 연계되지 않는다는것이다. 기업의 귀속성과 연계하여 지구경제시대에서 거래기업간의 경쟁은 범 세계적 차원에서 이루어지며 해외에 좋은 생산거점을 마련해 생산하는 기업은 살아남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도태된다는 것이 라이시의 주장이다.
자신이소속된 공동체에 강한 충성심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국기주의의 주장에 맞서 라이시는 국가에 대한 기업인의 충성심은 경제적 이기심에 바탕을두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매출의50%이상을 해외에서 거두고 있는 IBM, 제록스등은 미국의 번영 보다는 매출의 주원천이 되는 유럽이나 중남미의 경제에 더 민감하다는 것이 라 이시의 견해다.
이와같이 팽팽함을 더하고 있는 범세계주의와 국기주의 논쟁은 결코 먼나라 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우리기업" 에 대한 논쟁이 가속화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과연 우리 기업의 정의를 어떻게 내릴 것인지 궁금증을 더해 주고 있다.
경제 많이 본 뉴스
-
1
내년 '생성형 AI 검색' 시대 열린다…네이버 'AI 브리핑' 포문
-
2
5년 전 업비트서 580억 암호화폐 탈취…경찰 “북한 해킹조직 소행”
-
3
LG이노텍, 고대호 전무 등 임원 6명 인사…“사업 경쟁력 강화”
-
4
[정유신의 핀테크 스토리]'비트코인 전략자산' 후속 전개에도 주목할 필요 있어
-
5
모토로라 중저가폰 또 나온다…올해만 4종 출시
-
6
역대급 흡입력 가진 블랙홀 발견됐다... “이론한계보다 40배 빨라”
-
7
LG전자, 대대적 사업본부 재편…B2B 가시성과 확보 '드라이브'
-
8
단독중기부, 클라우드 업고 디지털 부처 전환
-
9
국내 SW산업 44조원으로 성장했지만…해외진출 기업은 3%
-
10
현대차, '아이오닉 9' 공개…“美서 80% 이상 판매 목표”
브랜드 뉴스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