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재료사업 잇딴 "출사표"

삼성.금성.현대등 반도체 3사 계열사 또는 관계사들의 반도체 재료사업 참여움직임이 활발해지고 있다.

특히실리콘 웨이퍼나 리드프레임, 본딩와이어, EMC를 비롯, 시장이 비교적크거나 국산화가 상당수준 진전돼 국내공급이 안정돼 있는 제품을 중심으로 반도체업체를 "끼고 있는" 계열업체들의 사업참여가 한층 활기를 띠고 있다.

이들반도체 소자업체 계열사들의 재료사업 참여가 늘고 있는 것은 일단은 국내 반도체 시장이 어느정도 커지고 있음을 의미하며 국내 반도체산업의 기반이 돈독해진다는 긍정적인 평가와 함께 상당부분 배타성을 띤 "계열화" 형태를 띠게될 가능성에 대한 우려를 함께 낳고 있다.

대표적인반도체 재료를 중심으로 반도체소자업체 계열사들의 재료사업 참여및 추진현황을 살펴 보면 우선 기초재료이자 금액면에서도 전체재료비의 4분 의 1이상을 차지하는 실리콘 웨이퍼의 경우 금성일렉트론 계열에서는 실트론 그리고 삼성과 관련해서는 포스코휼스가 자리를 잡고 있다. 이외에 일부업체가 있기는 하지만 양산용 웨이퍼를 생산하지 않아 결국 반도체 생산업체의 관계사 2개업체가 국내생산의 전량을 공급하고 있는 셈이다.

소요웨이퍼 전량을 수입 또는 국내 웨이퍼생산업체로부터 공급받고 있는 현대전자도 웨이퍼 수급안정문제등을 고려,한때 웨이퍼업체 인수등을 검토하기 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재료구입비의23% 이상을 차지하는 리드프레임의 경우는 삼성항공과 금성전선.금성마이크로닉스등이 각각 계열사인 삼성전자.금성일렉트론등을 중심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는데 이들 업체의 공급비중이 전체 국내생산량의 절반 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또 조립가공 전문업체인 아남산업도 계열사인 아남반도체기술을 통해 자체사용 목적의 리드프레임을 생산중 인데 천안에 새로 건설중인 포토마스크.리드프레임 복합공장이 완공되면 한층 생산능력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재료시장의7% 이상을 차지하는 플래스틱봉지재(EMC)의 경우는 반도체 3사 계열사들의 경합이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분야다.

그동안국내업체로는 현대그룹 계열사인 고려화학과 전문중소업체인 동진화성 양사가 EMC를 공급해왔는데 지난해 삼성그룹 계열사인 제일모직이 사업에 참여, 지난 4월중순부터 양산체제를 갖추고 삼성전자등에 저등급제품 일부를공급하는 한편 시장이 큰 4MD램 이상 고급제품의 본격적인 납품을 위한 품질 시험을 진행중에 있다.

또럭키 금성 그룹의 경우도 과거 럭키소재(현 럭키)가 EMC를 생산해 오다가 사업을 포기했었는데 최근들어 금성전선이 사업참여를 신중하게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되고 있다.

EMC시장에신규 참여움직임이 활기를 띠고 있는 것은 우선 지난해 EMC재료업 체인 스미토모사 화재로 EMC의 중요성이 크게 부각된데다 현재 국내생산업체 들이 주로 4MD램 이하의 중.저급 제품위주로 납품하고 있는 상황에서 "계열 반도체업체가 도와주면" 현재 일본업체등에 거의 내주고 있는 4MD램이나 16 MD램 이상 고급제품시장을 흡수, 사업성을 확보할수 있다는 계산을 나름대로하고 있기 때문.

이밖에삼성 계열사인 제일 합섬이 반도체용 현상액인 포토리지스트 개발을 진행중이며 럭키금성그룹 관계사인 희성금속이 반도체 다이와 외부단자(리드 )간을 연결해주는 본딩와이어 사업참여를 검토중에 있는 등 재료사업 참여를 추진중인 반도체업체 관계사들의 수는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

물론이웃 일본의 경우도 반도체산업의 계열화는 이미 보편화돼 있으며 반도 체생산업체를 계열사로 두지 않은 재료업체들의 상당수가 설자리를 잃어가고있는 것도 사실이다. 반도체 재료의 성격상 소자업체와의 "상호작용"이 필수 적이며 좀더 솔직하게는 전폭적으로 지원해주는 소자업체가 없이는 뿌리를 내리기조차 어렵다는 점도 계열화를 부추기는 요인중의 하나로 지적 되고 있다. 그러나 재료산업의 특성상 어느정도의 계열화가 불가피하다는점을 인정 하더라도 현재 국내 재료산업의 계열화 조짐은 건강하다고만 볼수는 없는 것 같다. 반도체사업에 참여하는 재벌기업간 경쟁심리및 배타성은 아직 좁기만한 국내재료시장은 물론 참여업체들의 건전한 성장마저 해쳐 산업전체적인 효율 성을 무너뜨리는 차원으로까지 치달을 위험요소를 안고 있는 것이다.

입으로는재료산업 육성을 말하면서 손은 동색을 편애하는 근시안적인 태도는 서로의 설자리를 비좁게 만들 뿐이다. "흑묘백묘" 구분없이 기술력으로 자리를 잡을수 있는 기틀을 소자업체들이 만들어주지 않으면 이로인한 손실 은 결국 소자업체들에게 돌아간다는 점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반도체생산업체의 계열 대기업 및 중견업체들이 기존 중소업체들이 자리를잡아가고 있는 시장에 가세하는것 보다는 자금및 기술력면에서 중소업체들이 하기 어려운 품목을 중심으로 기반을 개척하는 자세를 보여달라는 것이 중소 재료업체들의 한결같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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