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월 종합지인 모 신문에 컴퓨터와 관련한 이색적인 광고가 실렸다.
실오라기하나 걸치지않은 여자가 남자의 어깨를 껴안고 있는 뒷모습 이었다. 바로 K사의 "그린헬스" 컴퓨터제품 광고였다. 이같은 모습은 종전 까지 대부분 점잖았던 전례를 깨기에 충분했다.
특히 기업체를 제외하고 컴퓨터 수요자의 대부분이 학생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파격으로 까지 비췄다.
이광고가 잡지등에 실리자 여성단체는 물론 각종 단체로부터 눈총을 받았다. YWCA를 비롯한 기독교 윤리 실천운동등 12개 시민사회단체는 공동으로 K사 에 공문을 보내 즉각 항의했다.
"K사가 실시하고 있는 광고는 선정적이며 성을 상품화하고 있으니 자제해달 라"는 것이 골자였다. K사는 이에따라 성인 모델을 어린이로 바꿔 이 사태를 마무리했다. 최근 컴퓨터 제품에 대한 광고가 늘면서 광고와 관련한 잡음이 끊이지 않고있다.위의 예처럼 사회,문화적으로 나쁜 영향을 끼칠수 있는 광고는 컴퓨터 분야에는 그리 많지 않다.그대신 가장 흔한 것이 사실과 다르거나 사실 보다 부풀린 과장광고다.
H가 신문과 잡지에 대대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광고(일보 3월18일자등) 에는 무결점PC의 혁신 제품""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넘버원 컴퓨터 전문회사 H사 의 빅히트 제품 벡트라 486PC""486으로서 최고 성능, 고장없는PC" 등 문구가 큰 글씨로 씌어 있다.
"무결점"이나"고장없는"이라는 말은 완벽하다는 의미지만 실제 완벽한 컴퓨터제품는 있을수도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486으로서도 최고 성능 도 역시 확인되지 않은 일이다. "포춘지가 선정한 세계 넘버 원 컴퓨터 전문회사" 도 논란의 대상이다. 권위있는 시장조사회사인 데이터퀘스트에 따르면 H사는 PC부문에서 지난해 세계 매출대수면으로 볼때 8위에 올랐고 지난92년에는 무려 16위였다. 따라서 H사가 과연 어떤분야에서 넘버 원인지 애매 모호하다는 지적이다.
중소업체들도 고장광고를 하기는 마찬가지. J사의 "멀티미디어 PC소비자 여론조사 1위-엑스터"(일보 3월15일자)라고 하고 있으나 어떤 조사인지도 확실 하게 밝히지 않고 있다.
컴퓨터의경우 외국 잡지등에서 기능이나 소비자 만족도 등을 조사 발표하면 이를 국내 광고에 활용한다.그런데 부분적으로 점수를 좋게 받아 그 분야에서 우수제품으로 선정되면 그것이 모든 분야에서 세계 제일인 것처럼 광고하기도 한다.
N사가실시한 광고는 "영국 윈도즈지가 선정한 최고의 노트북PC-카드스타" 일보 2월22일자)도 이러한 맥락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있다.
이밖에도납덩어리로 가득찬 기판을 갖고 있는 컴퓨터에 "무공해"라는 말도한때 거침없이 쓰는 애매모호한 표현은 수없이 많다.
최근의광고는 사실만을 내세워 자기회사나 제품의 좋은 점을 보여 주는데서그치지는 않는다. 소비자들의 눈과 귀를 어둡게 하는 문구를 서슴 없이 사용한다. 컴퓨터등 첨단 제품일수록 일반인들은 기능이나 성능을 쉽게 알수는없다. 이같은 광고를 접한 소비자들은 제품 선택을 할때 피해를 보는것이 다 반사일 것이다.
그런데정작 선정적이거나 과장, 허위에 가까운 광고들은 효과가 별로 높지않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리서치전문회사인 리스PR이 지난 3월 25일부터 31일까지 1만6천명을 대상으로 실시, 발표한 광고 호감도 조사에 따르면 1위는 장닭을 등장시킨 삼성 바이오 TV광고가 호감도 30.0을 받아 1위를 차지했으며 2위는 역시 고양이를 등장시킨 삼성전자의 냉장고 광고가 차지했다.
그러나 S전자가 억대의 톱모델인 탤런트를 등장시켜 몸에 착 달라붙는 짧은원피스를 입혀 광고한 "그린 컴퓨터Ⅲ"은 호감도 17.3을 얻어 13위에 그쳤다영국 광고 표준국이 발표한 최근의 한 보고서는 3분의 1의 여성들이 "광고에 나오는 여성들의 천박한 모습에 적개심을 느낀다"고 응답했으며 남성들중 5분의 1이 마찬가지 입장을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광고 모델에 대한 혐오감 은 제품에 대한 혐오감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그런데도무분별한 종류를 포함, 전자제품에 대한 광고는 늘어가고 있다.
광고단체연합회에 따르면 1.4분기 신문, TV, 라디오, 잡지등 4대 대중 매체 에 실린 광고는 7천5백6억1천2백만원으로서 지난해 동기의 6천1백9억5천5백 만원보다 22.9%가 증가했다.
업종별로전기. 전자가 7백86억원으로 가장규모가크다. 또 10대 광고주를 보면 삼성전자가 1백66억원을 집행, 1위를 차지했으며 금성사가 1백18 억원을차지 2위로 나타나는등 대 광고주는 모두 전자업체.
이처럼매일 쏟아져 나오는 광고의 홍수속에서 허위, 과장, 선정적인 광고를 효과적으로 규제할 수 있는 기관이 별로 없다는데 문제가 있다.
공정거래위원회가 그나마 그 역할을 맡고 있으나 역부족이다. 컴퓨터 등 첨단제품에 대해서는 전문지식이 부족해 고발이 있는 경우에 조사하는 소극적 인 대응이 대부분이다.
전문가들은"컴퓨터업체들이 스스로 허위나 과장광고를 자제하고 허위나 과장광고를 발견할 경우 고발하는 자세가 아쉽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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