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고수준의 법무행정전산시스팀

미국 법무부 전산실 레이크 실장에 따르면 미국 법무부의 전산화는 지난 70 년부터 시작됐으나 투자비용 대비 업무효율이 능가하는 전환점은 12년 뒤인82년이었다고 한다. 이를 위해 지속적인 투자가 뒤따랐음은 물론이다.

이와함께현재까지 10여년간 과감한 투자와 연구개발을 거듭, 지금은 이상적 이면서 완벽한 전산시스팀을 구축하게 됐다. 이에따라 법무행정 업무 절차의 획기적 개선과 인력절감도 달성하게 됐다는 것이다.

이과정에서 특기할 만한 사실은 전산화이후 보조인력(Secretary) 이 급격히 감소했으나 실질적 업무를 담당하는 검사들의 숫자는 오히려 크게 증가 했다는 것이 레이크실장의 지적이다.

현재2천명에 이르는 미국 검사들은 법무부내에서 수많은 법률관련 업무들을 통합 처리하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와 미국은 비록 국력과 제도상 차이가 있지만 우리 법무부에는 불과 30명 내외의 검사가 법무행정 업무를 맡고 있는 것과 비교해 보면 참으로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미법무무에서는지난 82년 "AMICUS"라는 독자적인 공용 프로그램을 개발, 사용해오다 89년 "EAGLE"이라는 개선된 실무용 프로그램을 다시 구축, 현재에이르고 있다. 올해부터는 다시 윈도즈환경을 기반으로 하는 "JCON"이라는 최신 프로그램을 개발중에 있다. 따라서 내년에는 종래 도스환경이 윈도즈 환경으로 전환될 예정이라고 한다. 광대한 영토를 관할하는 국가기관의 전산화 추진 사례로서는 실로 눈부신 적응과 변신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미법무부에서현재 사용하는 "EAGLE"은 기본인 워드 프로세서와 컴퓨터 통신 을 통한 전자우편 교환및 판례등 각종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한다. 또 수사자료와 통계분석 프로그램을 비롯, 기타 첨단기법에 의한 수사 지원 업무도 수행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EAGLE"의초기화면에는 미국의 국조인 독수리 한마리가 상징물로 그려져 있어 매우 독특한 인상을 주고 있다. 초기화면에서 엔터키를 치면 다음과 같은5가지 기본메뉴가 나타난다.

1.WORDPROCESSING(문서작업) 2. ELECTRONIC MAIL(전자우편) 3. AUTOMATED LEGAL RESEARCH (판례) 4. DATA COMMUNICATION(데이터통신) 5. DATA PROCESSING(자료관리) 최근에는 이 5가지 메뉴에 여섯번째로 6. ADVANCED TECHNOLOGY(추가기능) 가추가됐다. 각 메뉴별 구체적 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첫번째항인 "문서작업" 메뉴 에는 워드퍼펙트 5.1"버전이 일괄적으로 제공되는데 윈도즈환경으로 바뀔 것에 대비 윈도즈 버전인 "워드퍼펙트 6.0"으로 업그레이드중에 있다고 한다.

"전자우편" 메뉴는 각 사용자간 업무연락 메모를 전송하거나 법무부 지시사 항등을 게재, 전국의 검사를 비롯해 직원간 통신연락이 가능토록 하고 있다. 이를 지원하기 위해 법무부의 모든 컴퓨터에 모뎀을 필수적으로 장착 하고있음은 물론이다.

"판례"메뉴에서는 미국의 대표적인 판례검색 프로그램 공급자인 웨스 트랜( WESTLAN)과 렉시스(LEXIS)사등을 직접 접속할 수 있어 업무에 필요한 법규나 판례를 수시로 참고 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판례검색 대상은 미국 전역의 하급심 판결까지 모두 입력돼 즉시 검색 이 가능하다. 또 검색된 내용을 워드프로세서로 불러 얼마든지 수정 편집할 수 있어 일선 사용자들의 활용빈도와 의존도가 매우 높다고 한다.

이는최근 국내 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소설 "펠리컨 브리프" 에서 미모의 여자 법대생 주인공이 이 판례검색 시스팀을 이용, 엄청난 암살 음모의 진상 에 접근해 나가는 장면을 연상하면 쉽사리 이해할 수 있다.

이밖에도"데이터통신"및 "데이터관리" 메뉴에서는 각종 기준에 의한 범죄통계를 즉석에서 불러 원하는 대로 원형, 막대, 꺾은선 등 다양한 형태의 차트 로 출력할 수 있게 해준다. 또 이같은 통계치와 자료 등은 원격지 에서 서로주고받을 수 있다.

"EAGLE"과는관련이 없지만 미법무부에는 컴퓨터의 첨단 기능을 이용한 수사 기법이 다양하게 도입되고 있어 인상적이었다. 이 가운데 가장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은 이미징시스팀이라는 첨단기법이다.

이기법은 초 대규모 그래픽 자료를 정밀 분석하기 위해 고도의 이미지 처리기능을 갖는 대용량 컴퓨터를 활용하는 것이다. 현재 미법무부뿐 아니라 미연방수사국 FBI 과 관세청등 여러 수사 기관에서 이 기법을 효율적으로 활용 하고 있다.

수사활동에이를 활용하는 구체적인 방법은 스캐너를 이용, 수사기록을 한장씩 그래픽으로 입력한 다음 필요한 부분만을 추출하고 이를 다시 모니터 화면에 불러 정밀 분석하는 것이다.

지금까지는수사기록이 수백만쪽에 이르는 방대한 사건일 경우 수작업에 의한 기록관리가 아예 불가능했고 수사 주체도 그 내용을 완전히 파악하는 것이 어려웠다.

그러나이미징시스팀 기법을 활용하게 되면 일단 스캐너에 의한 그래픽 입력 만 끝나면 엄청난 수사효율 증진을 도모할 수 있다. 실제로 그래픽으로 입력 된 내용 가운데 문자 부분은 문자 그 자체로 인식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사용자가 아무 단어나 필요한 사항만 지정해도 검색이 가능하다.

예컨대수사기록중에서 "잭슨(JACKSON)"이라는 이름이 들어 있는 부분만 보고 싶을 경우 기록이 아무리 방대하더라도 이를 짧은 시간내에 정확히 추출 해서 화면에 나타내 준다. 또 줌 기능을 이용하면 문서의 특정 부분만 임의로 확대 해서 정밀 검토할 수 있다. 이밖에 수사관이 임의의 메모를 표시해 놓는 것도 가능하다.

이이미징 시스팀은 2천만쪽 분량을 입력할 수 있다. 실제 미법무부에서는 6백만쪽 분량을 60일동안 입력해서 수사에 활용한 사례가 있다고 한다.

미법무부에서특기할 만한 또 다른 전산화 사례로는 지리정보시스팀(GIS) 을 활용한 형사정책의 수립이다.

GIS는현재 지구상의 모든 지리정보와 관련분야 정보데이터베이스를 연결,종 합적인 분석이 가능하도록 함으로써 범죄 수사에 활용하는 방법이 구현 되고있다. 예컨대 특정지역의 살인과 교통사고에 대한 죄명별. 기간별 범죄 발생 비율 등을 상세지도에 올려놓고 일목요연하게 파악할 수 있어 형사정책의 수립이 가능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나라도최근 GIS추진위원회가 경제기획원을 중심으로 범부처적인 구성단 계에 들어갔다.그러나 이 구성작업에 법무부등 법무행정기관은 유관 부처 자 격으로조차도 거론되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한편미법무부는 전세계에 요청하거나 요청돼 오는 형사법 공조 사건들에 대해 공조 개시부터 완료시까지 경과진행 사항을 수시로 상세입력 관리하고 있다. 견문도중 필자가 형사사법공조 담당검사에게 한국과의 공조사례를 검색할 수있느냐고 묻자, 즉석에서 한국 법무부로부터 요청받은 공조사례를 출력해 주었다. 형사정책 분야의 국제화.광역화.정보화 추세를 실감할 수 있는 순간이었다.

또우리 법무부및 검찰도 컴퓨터에 의한 국제 사법공조 처리체제를 조속하게 구축해야 되겠다는 당위성을 발견하는 순간이었다.

이번방미기간중 법무부 견학과는 별도로 정부인쇄 사무소(Government Print ing Office:GPO) 라는 기관에서 미국내 모든 법령이 담겨진 "유에스코드(US CODE)"CD-롬타이틀을 구입해왔다.

이CD-롬 타이틀은 모든 일반인에게 판매가 가능한데 국가 법령에 대해 저작 권료 지급 필요가 없기 때문에 그 가격도 불과 34달러밖에 되지 않았다. 미국에서는 또 현재 대학가를 중심으로 각종 법률서식등을 수록한 CD-롬타이틀 들이 상당수 개발 판매되고 있어 컴퓨터를 모르면 법률공부가 불가능한 시대임을 실감할 수 있었다.

필자는현재 이런 CD-롬타이틀을 통해 미국 법령을 검색해 보고 있는데 사용하면 할수록 유용한 자료라는 생각이다.

어찌됐든세계 최고 수준의 미국 법무행정 분야에 전산시스팀을 직접 견문했다는 것은 현직 검사입장으로서 매우 보람된 일이 아닐 수 없다. 이같은 견문 경험이 앞으로 우리나라 법무부와 검찰, 나아가서는 국가 공공 기관의 전 산화 추진에 합리적인 자료중 하나로 제공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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