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정책의 재조정과제는 지금까지 소수 백인정부에 유리하게끔 정책을 펴온 이 지역이 사하라사막 이남에서 최대의 과학기술자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감안할때 규모의 거대성을 짐작할수 있다. 지금까지 진행된 백인위주의 과학정책은 연구비용부담이 큰 핵무기제조프로그램이나, 인근 앙골라 .모잠비크등의 내전에서 사용되는 소련제 무기에 대응하는 무기 개발에 이르기까지 민간자본을 끌어 들였다. 남아공은 인종차별을 목표로한 분리주의 정책추진과정에서도 합성연료를 개발하는등의 제한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이미 신정부출범 이전부터 서서히 변화의 바람이 일고 있다. 남아 공은 정부.업계 그리고 노조와 지역사회대표자로 포럼을 구성해 새로운 과학기술정책 마련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포럼에서 정책결정의 주도적인 역할 은 국립연구기관 CSIR(과학 및 산업연구위원회)가 맡고 있다.
CSIR도업계 및 정부와의 관계개선을 통해 자체 구조재조정작업을 완료 했다는 발표를 내놓았다. 또한 과학기술정책전반에 대한 기존정책의 재고도 이미 상당부분 진척된 것으로 보인다.
ANC를비롯한 정치연합단체의 의뢰에 따라 남아공의 모든 과학기술정책을 조사한 캐나다의 연구기관인 IDRC(국제발전 및 개발센터)는 보고서에서는 "CS IR가 모든 정부관련기관에 의해 설립된 연구기관에 대한 철저한 재평가 작업 을 수행했다"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는 또 "CSIR가 남아공에 대한 제재 조치 해제 이후에 펼쳐질 국제경쟁의 상당분야를 주도할 목적으로 완전히 구조 재조정된 상태"라고 분석하고 있다.
CSIR의브리안 클라르크회장은 80년대말까지만해도 남아공에서 진행된 공공연구과제에 대한 책임부담은 정부가 졌다고 말했다. 다시 말해 CSIR 가 영국 이나 미국의 정부정책을 모방해 추진해온 "과학자체를 위한 과학" 이라는 기치는 남아공의 산업현실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CSIR는 동아시아 국가들이 미약한 기초연구성과를 가지고도 신기술을 습득함으로써 강력한 국제경쟁자로 부상하고 있는 추세를 보면서 연구개발결과의 "산업화"를 계획하고 있다. 클라르크회장은 "성공의 관건은 과학자들이 이뤄놓은 연구성과의 양보다는 오히려 연구작업을 지원할 자금을 효율적으로조달하고 그 결과로 얻은 상품을 시장에 내놓는데 있다"는 입장이다.
CSIR의체질개선은 지난 90년 인근 앙골라로부터의 철수 및 ANC합법화조치로 인한 정부의 군비삭감이라는 외부적요인으로 시작됐다. CSIR의 지난해 총매 출액 1억2천1백만달러 가운데 60%는 기술제공수수료로 벌어들였다. 이는 87 년도 총매출액 가운데 기술제공료의 비중이 15%였던데 비해 상당한 진전을보인 것이다.
CSIR는정부가 연구개발의 양적 팽창에 주력해온 데 반해 독자적인 고객서비 스전략을 구사해 영국과 미국의 화학업체인 AECI사와 남아공 광산업계의 굵직한 고객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균등한 흑백발전을 위한 노력은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IDRC는CSIR의 협력대상에 대해 "대기업과의 협력은 성공적이었으나, 중소기 업이나 지역 발전에는 소극적이었다"고 지적한다. 클라르크회장도 "현재 CSI R의 매출액 가운데 20%에 불과한 소규모 흑인기업과의 관계를 발전시켜 더욱 많은 기술자료를 제공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다시말해 CSIR는 국가의 핵심연구개발을 수행함과 아울러 지금까지 미약한 발전속도를 보인 흑인거주지 역의 소기업들에도 기술을 제공해야 한다는 것이다.
CSIR는또 신정부출범과 함께 이들 지역에서 폭증하는 주택, 수자원, 전력등 의 기본적인 서비스에 대한 요구도 충족시켜야할 것이다. 그리고 신정부출범과 발맞춰 흑인자본과 백인자본사이의 불균형 시정방안도 본격적으로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 남아공 만델라정부의 과학기술정책이 어느 방향으로 변할지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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