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래식 음반"제작사로 유명한 네덜란드의 폴리그램사가 이제까지의 고정 관념을 깨고 오락산업의 영역확대를 위해 북미대륙을 누비고 있다.
본래폴리그램은 지난 62년 네덜란드 필립스사와 독일의 지멘스사가 음반 제작을 위해 공동으로 설립한 음반회사. 그후 87년 필립스가 지멘스의 주식을 인수, 현재 75% 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데 최근 동유럽에 4개의 지사를 세울 정도로 유럽과 아시아에서는 막대한 이익을 남기고 있으나 미국내 지명도 는 다른 상표에 비해 다소 밀리는 편이었다.
폴리그램은그러나 음반분야에서 만큼은 워너뮤직그룹이나 EMI뮤직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세계적으로도 다섯손가락안에 드는 거대 음반업체이다.
한때연미복 차림의 파바로티나 지휘봉을 든 게오르그 솔티를 떠올리게 하던 품위의 상징 폴리 그램이 상표 이미지를 1백80도 바꾼 종합 오락.연예업체로새롭게 출발하려 하고 있다.
폴리그램이앨범 "파바로티와 친구들"에서처럼 스팅등 대중가수들을 폴리그램의 친구들" 로 만들려하거나 올여름 팝가수들을 대규모로 등장시키는 우드 스탁 페스티벌을 기획하고 있다는 것은 이제 업계에서는 뉴스거리도 안된다.
폴리그램음반에자주 등장하는 가수가 파바로티에서 엘튼 존.브라이언 애덤스.인엑시스등으로 바뀌었고 이에 한술 더 떠 "트윈픽스"로 기선을 잡은 팝 음악전문 TV채널을 올해안으로 설치할 예정으로 있다.
이러한행보의 진두지휘에 나선 인물이 바로 귀족적 풍모의 경영학석사 알랭레비.폴리그램이 영화산업을 기웃거리며 주판알을 튕기고 있던 80년대 초,몇 개의 독립영화 제작업체를 소유하고 있던 레비는 80년대 중반 프랑스지 사장 으로 폴리그램사에 첫발을 내디뎠다.
지난91년 최고 경영자(CEO)자리에 오른 레비는 "나는 하나의 선택만을 고집 하는 사람은 아니다" 라며 클래식음반사업은 물론 팝음반.영화.비디오.TV 심지어 브로드웨이 뮤지컬에까지 발을 넓혔다. 실제로 관계자들은 지금도 음반 업계에서 상당한 지위를 차지하고 있는 레비와 폴리그램사가 업계의 거물급 으로 올라서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보고 있다.
이러한레비가 폴리그램사의 미래를 좌우할 것으로 보고 있는 분야는 영화산업. 어떤 영화가 성공 했다는 것은 영화자체의 관객동원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다. 막대한 수의 티킷을 팔았다는 것은 또한 영화의 사운드트랙앨범과 가정 용비디오에서의 성공도 보장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을 정확하게 꿰뚫어 보고 있는 레비는 영화산업의 수익가능성을 어떤 오락산업보다도 높게 평가하고 있다.
폴리그램은영화제작업체인 워킹 타이틀사에 2억달러의 자본을 투자, 지난해 이미 "뉴욕, 세남자와 아기" 등 7편의 영화 간판을 극장에 내걸었다. 레비는관객대상을 차별화해 영화를 제작하는 것이 영화산업에서 성공할 수 있는 비결이라고 역설하고 2000년까지 폴리그램사는 전체 이익의 4분의 1을 영화산업에서 기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러한목표는 물론 달성하기가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폴리그램은 이미 지난 80년대에 영화산업에 참여했다가 영화제작에만 과다한 예산을 편성, 작품 분배망을 미처 갖추지 못한데다가 설상가상으로 비디오판권 보급에 실패해 좌절을 맛본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폴리그램사는 미약하나마 계열사인 폴리그램 필름인터내셔널을 통해 자사의영화를 전 세계에 공급하려하고 있고 미국시장에서만이라도 월트 디즈니사나MGM의 뒤에 따라 붙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유니버설 스튜디오와 공동으로 그래머시 픽처즈를 설립,영화분배사업도 전개하고 있는데 이의 계약기한은 96년.
따라서폴리그램의 영화사업과 관련 레비가 할 수 있는 선택은 두가지로 압축된다. 첫째는 현재 무의 상태에서 분배망체계를 구축하는 것이고 둘째는 기존 체계 를 인수하는 것이다. 이를위해 공략대상으로 떠오른 업체는 MGM 이라고 관계자들은 입을 모은다. MGM은 대략 20억달러를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있다. 관계자들은 그러나 레비가 대형 영화사를 인수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난해 "캐슬록 엔터테인먼트"나 "뉴라인 시네마"등의 인수에 적극적으로나서지 않았던 전례가 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양사는 CNN의 테드 터너에게넘어갔다. 이제 디즈니.워너.세가엔터프라이지즈등도 사업다각화에 나서고 있는 추세이고 보면 폴리그램이 미국영화산업에서 가야할 길은 아직 멀고 험난하다.그러나 레비는 목돈을 챙기려면 라스베이가스에나 가보라고 익살을 떠는 등 여유 만만한 태도다. 그는 음반분야에서 그랬던 것처럼 영화 산업에서도 배우려는자세를 잃지 않고 있다.
레비가관심을 갖는 또 다른 분야는 팝음반분야.
레비는마키팅이나 분배사업보다는 신인 발굴에 치중했고 그 결과 빌리 레이사이러스 바네사 윌리엄스같은 신인아티스트들이 등장할 수 있었다.
레비는또 원석을 캐내는 능력뿐 아니라 연마의 능력도 뛰어나 그룹사운드의 일원인 존 본 조비에게 작곡능력을 썩히지 말라고 충고했다. 그는 말에 그치지 않고 존 본 조비로 하여금 영화 "영 건"의 오리지널 사운드트랙을 담당케 했다. 예상은 적중,앨범은 4백만장 이상이 팔렸고 존 본 조비에게 골든 글로 브상도 안겨 주었다.
폴리그램은음반산업을 미국시장진출의 초석으로 간주하고 89년 아일랜드레코드 A M레코드 에 이어 지난해 무모한 투자라는 관계자들의 비난을 무릅쓰고 3억2천5백만달러를 들여 "모타운 레코드"를 인수했다. 이는 레비의 투자감각을 잘 대변해 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모타운 레코드 소속의 아티스트인U2나 아론 네빌등이 폴리 그램으로 옷을 갈아입음으로써 플러스 알파의 이익 을 폴리그램에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이들 3사는 미국 시장에서 어느 정도의 인지도를 가진 "머큐리 레이블" 과 함께 미국에서의 폴리그램의 시장점유율을 14%까지 끌어올렸다.
레비는그러나 그의 능력을 현재 호황인 CD나 카세트시장에서 끝내지 않고브로드웨이로까지 확장시켰다. 91년 앤드루 로이드 웨버의 "오페라의 유령" 제작에 참여한 것이 그것. 사운드트랙앨범도 당연히 폴리그램의 몫으로 떨어졌다. 레비와 폴리그램은 미국시장 진출 성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지난해 폴리그 램의 북미시장에서의 총매출액은 8억7천만달러로 전년에 비해 18% 증가했으나 순익에서는 2배가 늘어난 5천4백만달러였다. 이는 첫발은 일단 성공적으로 내디뎠음을 의미하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레비와 폴리그램은 현재 미국 연예.오락산업의 지형을 바꿔보겠다는 태세로 융단폭격에 나서고 있다. 그의 오락산업에 대한 종합적 인식이 이를 가능케 할 것으로 보인다는 미국 업계관계자들의 말이 엄살로 들리지만은 않는게 현재 레비사령관과 폴리그램부대의 전진 양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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