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30년간 우리나라 관리와 기업들은 일본의 시스팀을 쫓고 일본을 앞지르려고 무진히 힘을 썼다. 그러한 덕택에 우리나라는 이만큼 발전할 수 있었는지는 모르나 앞으로도 계속 일본 정책의 패턴, 일본기업의 흉내만 내면 될것인지 이제는 한번쯤 반추해 볼 때가 된 것 같다.
제2차대전후 일본은 확실히 세계 역사상 유례를 찾아 볼 수 없을 정도로 고도성장을 해온 것이 사실이었다. 우리나라 역시 일본의 패턴을 밟으면서 고도성장을 해왔던 것만은 부정할 수 없다.
그러나일본이 처한 현재의 입장을 살펴보면 부풀어 오른 거품경제가 일시에꺼지면서 정치, 경제의 취약점이 하루 아침에 수면 위에 떠오르게 되었다.
이번의불경기는 과거와는 달라 일과성이라고 보기에는 그 뿌리가 너무 깊다. 종신고용제와 연공서열을 자랑 하던 기업에는 창틀족(하는 일이 없이 출근 후 바깥만 처다보는 할 일 없는 월급쟁이) 이 넘치고 이들이 걸림돌이 되어기업의 재편은 어려워지고 있다. 국민과 기업을 묶어 관리들이 바라고 있는방향으로 내몰던 거대한 관료 조직은 기업의 유연성을 박탈하고 사회 전체가 표류하게 되었으며 "세계 제일의 규제왕국"이란 오명만을 남기게 되었다.
한때무역흑자로 늘어난 외화를 미국에 쏟아 넣어 록펠러빌딩을 위시하여 골프장 등 부동산을 마구 사들였으나 엔화의 폭등으로 4천억달러 라는 부채가 발생, 이로 인하여 은행은 만신창이가 되었다. 피와 땀을 흘려 8년간 벌어야주머니에 들어올 수 있는 대미 흑자액이 고스란히 미국인의 손에 되돌아 간셈이다. 정치에 있어서는 더러운 때를 벗지 못하여 가네마루를 위시한 원로 정치인이 모두 불명예스럽게 일선에서 물러났으며 그 뒤를 이어 50대의 기수 들이 등장하고 있으나 그들의 스캔들도 끊이지 않고 있다.
기업도덩치만 크다 뿐이지 새롭고 혁신적인 상품은 선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과거 호황일 때에는 종래 기술의 연장선상에 있는 제품을 이리저리 뜯어고치고 성실한 작업자의 노력으로 좋은 품질만은 유지할 수 있어 세계 시장 을 누빌 수 있었으나 이제 포화상태에 달한 시장에서는 좀처럼 이를 받아 줄만한 여유가 없게 되고 말았다. 세계에 앞서 개발한 애널로그식 HDTV는 20세 기의 첨단제품은 될수 있을지 모르나 21세기를 향한 제품은 아니다.
1970년대세계 가전시장을 석권했을 때의 향수에 젖어 디지틀 VCR를 개발하겠다고 기염을 토하고 있으나 저작권과 정면으로 대치하고 있으며 미디어 업계의 질서에 도전하고 있다. 애널로그 HDTV에 디지틀 VCR는 어딘지 어색하여 양복에 고무신을 신은 격이라는 사실조차 제대로 느끼지 못하고 있다. 통산 성의 지도에 따라 후지쯔, 히타치, NEC는 IBM의 대형컴퓨터를 추월 하겠다고무모한 경쟁을 해왔으나 다운사이징의 여파로 모두 기진맥진하고 있다. 마쓰 시타와 소니는 아직도 단품에 승부를 걸고 있으나 "고속정보통신망"이나 이리디움 이라는 거대한 글로벌시스팀이 지배할 앞으로의 시대에는 맞지 않은전략이다. 현재 계획되고 있는 "고속정보통신망"이 실용화 될 때면 누구나 리모컨을 조작하여 각종 프로그램, 다큐멘터리, 컴퓨터 정보를 손쉽게 TV 화면에 비출 수 있게 되어 VCR는 물론 PC까지도 쓸모없게 될지도 모른다.
미국의모토롤러, 인텔, 마이크로소프트는 다음 세대를 향한 거대한 프로 젝 트를 추진하고 있으나 일본업체에게는 이렇다 할 아이디어와 전략이 없다.
기업은크면 클 수록 좋은 줄 알고 NTT, 히타치, 마쓰시타 등 세계적인 기업 이 등장했으나 어느 하나도 기술혁신에 민첩하지 못하다. 오히려 닌텐도, 세가 캐논이 남이 넘보지 않은 영역을 택해가면서 그들의 살길을 찾고 있다.
우리나라의경우도 이와 마찬가지이다. 연구개발만이 앞으로 살아 갈 길이라는 말이 나오기 무섭게 각부처마다 울타리를 치고 관산학 공동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법석을 떨고 있으며 기업은 세계 몇번째, 생산규모 세계 제일 이라고 자랑하고 있으나 그 내용을 보면 한심하기만 하다.
우리나라의관산학이 협동하여 연구방향을 모색하는 동안 발빠른 실리콘밸리 의 업체는 한발 앞서 새로운 상품을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한물간 기술을 이용하여 얼굴만 바꾼 제품을 시장에 선보이면서 "세계 몇번째" 라고 자랑하고 있으며 사양화한 제품의 생산규모가 "세계 제일"이라고 자랑하고 있다.
일본이TQC와 종신고용으로 성공했다 해서 TQC와 종신고용제 마저 채택 하는척 하고 있으나 우리몸에 맞을 리가 없다. 마치 미국이 리엔지니어링으로 성공을 하고 있으나 그것이 일본에 맞을 리 없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미국의 체제를 따르고 일본을 흉내내는 것이 국제화로 잘못 인식하고 있는경우가 많다. 좀더 넓은 시야에서 합리적으로 생각하고 활동할 수 있는 여지를 마련하는 것이 우리가 국제화되기 위한 길임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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