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정보고속도로 추진 장애 요인

"모든이에게 모든것을"이라는 선거공약을 내세웠던 클린턴 행정부의 출범 이후 미국은 지난 한해동안 정보고속도로구축을 위한 활발한 움직임을 보여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그러나올해 들어 벨 애틀랜틱-텔리커뮤니케이션즈(TCI)와 벨사우스-콕스 엔 터프라이시즈의 합병무산과 AT&T-맥코합병의 부당판결등으로 이어지는 일련 의 사건들속에서 과연 정보고속도로가 현실화될수 있을 것인가하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가히 혁명적이라고 할수 있는 정보유통의 새로운 양식이 현실에 본격적으로 대입되기 위해서 극복해야 하는 상업적, 기술적인 장애요소 를 살펴본다.

미국은현재 일상생활 및 업무양식을 변화시킬 수 있는 첨단통신방법을 사용함으로써 산업의 개념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는 정보고속도로 구축의 초기단계에 있다. 일대 지각변동이랄 수 있는 정보고속도로는 일반 가정에서 멀티미디어 단말기를 사용해 화상전화나 VOD(주문형비디오)를 이용함은 물론 수천킬로미터 떨어진 곳의 사람과 체스게임을 즐기고 은행 및 상점에 가지않고도 거래를 이루거나 국제DB에서 원하는 정보를 손쉽게 구하는 등의 첨단 서비스를 가능케 한다. 또한 가정 혹은 직장 밖에 있더라도 전화기와 PC의기능을 통합한 휴대형 개인통신기기를 이용함으로써 화상통화까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러한전망은 새로운 것이다. 지난 10여년 동안 통신업계의 전문가들은 대 화형 멀티미디어정보시대가 도래할 것이라는 예측을 내놓았지만, 번번이 기술적인 문제가 걸림돌이 되어 저렴한 가격에 양질의 서비스로 소비자를 끌수 없는 한계에 이르곤 했다. 그러나 최근들어 급격한 기술혁신이 일어남으로써 그동안 기대해왔던 것들에 근접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아졌다. 정보압축기술의 개발로 광섬유통신망을 통해 일반가정까지 동일한 디지틀정보로 변환된 음성, 화상, 그리고 데이터의 대량유통이 가능케 된 것이다.

유독미국이 이러한 정보혁명을 주도하고 있는 데는 그동안 쌓아온 기술적인 성과라는 측면외에도, 미국 통신업체들이 다른 선진국보다도 더욱 치열한 자본 경쟁상태에 있다는 점이 작용하고 있다. 또한 할리우드로 대표되는 영화 및 오락산업은 그간 축적된 영상산업기술이 멀티미디어서비스의 가격 경쟁력 확보에 유리한 요인이 되고 있다. 실제로 영국의 종합유선방송(CATV) 사업에 진출해 영국의 정보고속도로사업에 기술적으로 상당히 기여하고있는 미 지역 벨사들이나, 해외에서 매출의 절반이상을 거두고자 하는 AT&T사등의 활동이 미국통신업체의 경쟁력을 증명하고 있다. 따라서 정보고속도로를 서둘러 추진하고 있는 다른 선진국가에도 미국업체들이 앞으로 기술 및 자본면에서 일정 부분 기여할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상업성을 최우선으로 삼는 기업이 미정보고속도로구축을 추진하고 있어 몇가지 큰 장애물과 몇년 사이에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예상밖의 변수를 정리해야 정답을 얻을 것으로 보인다. 미정보고속도로의 함정은 지난 2월 가장 개방적인 지역벨사인 벨 애틀랜틱사와 최대 CATV사업자인 TCI사이에 합의된 2백20억달러규모의 합병이 무산되면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미연방 통신위원회 FCC 의 CATV요금 7%인하조치가 TCI의 자산평가액을 떨어뜨리는 직접적 인 요인으로 나타나면서 자유분방한 TCI와 빈틈없는 벨 애틀랜틱사이의 기업 문화적 차이 때문에 합병은 무산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정보고속도로구축의주역을 맡게 될 새로운 멀티미디어기업이 어떤 형태를 띠게 될 것이라는 전망을 갖는 것이 불가능하게 됐다.

정보의디지틀화에 따라 기술 및 법률적 차이에 구분되는 장거리전화사업,지 역전화서비스, CATV, 방송, PC산업, 무선통신 및 출판등 7개의 상이한 산업 분야가 급속한 규제완화에 따라 경쟁체제가 형성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가운데 멀티미디어서비스에 가장 유력한 경쟁자는 모든 가정과 사무실에 유선으로 통신서비스를 제공하는 7개의 지역전화업체와 60%이상의 가정에 서비스를 공급하고 있는 CATV등 2개의 독점적 분야다.한편에서 전력업체들도 변화의 물결에 참여키위한 기회를 엿보고 있다.

지역전화업계와CATV분야는 그동안 서로를 잠재적인 경쟁상대로 여겨 적대시 해왔으나 이제는 힘을 모으고 있다. 이 과정에서 지역벨사들이 서로의 영역 을 침범하고 있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그러나경쟁의 시발점은 장거리전화업체인 AT&T가 이동통신서비스업체인 맥 코 셀룰러사를 인수해 지역전화시장에 뛰어들면서 시작됐다. 잇따라 2위 장 거리전화업체인 MCI사는 다수의 업체와 협력하여 지역전화사업에 참여한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3위의 장거리전화업체인 스프린트사는 지역전화사업 및 이 동통신사업부문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중순에는 84년 이후 금지됐던 지역 벨사들의 역외 서비스와 통신장비제조사업 진출을 허용하는 법안이 하원에서 통과됐다. 이와 동시에 하원은 지역벨사들은 CATV사업을, CATV업체에는 통신 사업을 허용하는 법안도 통과시켰다. 새롭게 형성되고 있는 판도에서는 통신 분야의 과당경쟁에 중재역을 맡고있는 FCC의 권한과 책임이 증대될 것이다.

CATV, 지역전화사업등 2개분야의 가장 주목되는 결합으로 평가됐던 벨 애틀 랜틱과 TCI의 합병계획은 연합을 형성하는데 조금더 신중을 기해야 한다는교훈을 주고있다.

따라서US웨스트사가 CATV 및 오락산업체인 타임워너사의 지분 25% 를 인수 한 것이나 , 여타 전화사업자들이 소규모 CATV업체를 인수한것 등의 사례는 업계가 더욱 신중해졌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와함께 CATV업체를 인수 하는수평적결합외에 CATV망사업자나 영화제작사 등 프로그램공급업체만을 별도로 인수하는 수직적결합도 두드러지고 있다.

이는최근 바이어컴사가 영화 및 출판업체인 파라마운트 커뮤니케이션즈사를놓고 QVC와 치열한 경쟁끝에 1백억달러에 인수한 것을 예로 들수 있다. 승자 인 바이어컴사의 배후에는 북동부의 나이넥스사와 비디오판매업체인 블록버 스터 엔터테인먼트사가, 패자인 QVC넷워크사진영에는 벨 사우스사.컴 캐스트 사.콕스 엔터프라이시즈사등의 업체가 포진해 각각 대리전의 양상을 보였다.

물론수직적결합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관련업계사이에 심한 견해차이를 보인다. 회의적인 업체들의 입장은 앞으로 일어날 변동에 대해 전혀 예측할 수없는 상황에서 이 분야에 투자하는 것은 무리라는 신중론이다.

그러나이보다 더욱 심각한 문제는 앞으로 얼마나 빠른 시일내에 멀티미디어 상품에 대한 실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가에 있다. 이것은 멀티미디어상품가격 을 최대한 낮추는 동시에 수요자가 쉽게 접근할 수 있는 형태로 제공돼야 한다. 실제로 미국에는 VCR조차도 제대로 조작하지 못하는 인구가 수백만에 달해 정보고속도로를 통해 VOD를 즐기기 위해서는 어려움이 많기 때문이다.

따라서멀티미디어상품은 시장과 시기에 따라 분리돼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에따르면 향후 3~5년간 PC를 통한 화상회의등 멀티미디어정보를 대기 업등 일부 수요자에게 공급하는 방식이 확산되는데 그치리라는 전망이다.

다시 말해 가정이나 소기업을 상대로한 대화형 멀티미디어서비스는 적어도10년 이후에나 본격적으로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TV까지 직접연결되는 가격 대 성능비가 뛰어난 멀티미디어상품을 개발하는데만 앞으로 5~10년이 소요되 기 때문이다.

그러나 미국이 이러한 숱한 시행착오를 거치는 과정에서 첨단정보화 시대의먼동을 바라보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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