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통신 업체라면 그 규모가 클수록 좋은 것으로 여겨왔다. 막대한 자금을 투입하여 첨단 통신설비를 개발하고 국영기업인 PTT를 대상으로 독점적 로 제품을 납품해 왔다. 그러나 최근에 들어와 거대 기업인 GM,IBM, DEC 등은 첨단시장의 여건이 크게 바뀌고 있음을 비로소 느끼기 시작했다.
1993년유럽에는 디지틀 셀룰러폰인 GSM방식의 이동전화가 개통되었다.
그러나이에 효율적으로 대처하고 있는 기업체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지멘스나 알카텔이 아니고 핀란드의 중견기업인 노키아(Nokia)사이다. 노키아의 조직은 작고 유연하여 새로운 시장에 얼마나 기민하게 대처하고 있는지 그 본보기가 되고 있다.
노키아는금년에 창립 1백29년을 맞이하고 있다. 전화기를 만들기 전까지에는 종이 펄프 케이블 고무장화를 제조했던 기업체였으나 이들 제품의 성장이 정체되자 1981년 처음으로 소규모로 이동전화기 생산에 착수했으며 1993년에 는 매상 23억달러로 세계 12위의 통신업체로 성장했다. 동사는 유럽시장에서 그들의 제품을 자사브랜드로 판매하고 있으나 미국에서는 자사브랜드 보다는 라디오쉑 으로 판매하는 비중이 크다. 이동전화기 생산에 있어서 노키아는유럽 제1이며 세계 전체로는 모토롤러에 이어 제2위이다.
그러나노키아라고 모든 것이 잘 되는 것은 아니다. 이동전화기의 성공과는 반대로 가전부문은 전례없는 결손을 내고 있다. 1980년대 후반 독일의 TV 공장을 인수한 것이 큰 실수였다. 1992년 4천만달러를 투자하여 최신예 공장으로 변모를 했으나 규모가 작아 채산성은 기대하지 못하고 있다. 노키아의 한 고위경영자는 인건비가 비싼 독일에 규모가 작은 공장을 가졌던 것이 실패혔음을 자인하고 있다.
많은사람들은 이동전화기도 PC와 같이 대량 생산품이 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후에도 계속적으로 경쟁에 이길 수 있느냐는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노키아가이 분야에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은 북극권의 땅이 넓어 인구 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이동전화가 생활에 필수품이 되고 있었기 때문이다현재 이 지역의 이동전화 보급률은 10%로 미국의 5%, 영국의 2.5%,프랑스 의 1%에 비할 때 단연 높다. 유럽의 경쟁회사들이 독점적으로 국영 기업에 납품했던 데 반하여 노키아는 처음부터 수출에 주력했다. 그러나 에릭슨의컴퓨터 부문과 독일의 SEL의 TV부문을 인수하는 큰 잘못을 저질렀다.
이로인해1989년 전회장인 카이라모는 어려운 회사를 뒤에 두고 고민끝에 자살했다. 그후 노키아는 컴퓨터부문을 영국 ICL에 넘기고 창립 당시의 업종인 제지 등 많은 부문을 처분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핀란드에 있어서 가장 큰 시장이던 소련이 붕괴하고 전유럽에 불경기가 닥쳐오자 1991~1992년의 손실은 2억달러에 달했다.
1992년통신 부문에는 전혀 문외한 이었던 런던 시티은행의 중역인 올비아가41세라는 젊은 나이로 회장에 취임했다. 그는 취임하자 국제감각이 있는 40 대 젊은이를 대폭 경영진에 승진시켰다. 경쟁업체들은 이동전화기가 돈 많은사람의 장난감이라고 생각하는 동안 노키아는 새로운 GSM방식의 이동전화 개발에 전력을 경주했으며 젊은 경영진은 유선전화의 보급율이 낮은 태국, 남아프리카 우크라이나, 중동 등지에 다니면서 시장을 개척하고 러시아 및 동 구권과 이동통신망 설치계약을 체결하고 중국시장에도 진출했다. 이제 남은것은 미국과 유럽시장이다. 유럽의 많은 전자업체들은 노키아에 일본기업의위협이 두렵지 않느냐"는 질문을 종종 하고 있으나 노키아의 경영자들은 아직 이 시장은 PC와 같이 변화가 무쌍하여 컨센서스를 중요하게 생각 하는일본의 기업으로서는 시장에 대응할만한 민첩성을 지니고 있지 못하다"고 대답하고 있다.
노키아가경쟁자로 생각하는 대기업, 예컨대 지멘스는 수직적으로 계열화 되고 있어 반도체 등 주요 부품은 내부에서 조달해야 하나 노키아는 인텔 처럼값싸고 품질이 좋으며 납기가 정확한 업체에 의존하고 있어 대기업 보다 오히려 민첩하고 융통성이 있다고 믿고 있다.
노키아의경험에서 얻을 수 있는 교훈은 첫째 기업은 문자 그대로 국제화 되어야 하며, 둘째 저부가 가치 상품에 집착하여 문어발처럼 사업을 벌여서는안되고 셋째 새로운 상품개발에 온갖 노력을 집중하면서 세계시장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재벌기업이 한번쯤 심각하게 되새겨 볼 만한 교훈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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