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화되는 멀티미디어의 세계

최근 신문이나 TV에 멀티미디어라는 말이 자주 나온다.

멀티미디어란영상.음성.문자 등 다양한 형태의 정보를 동시에 결합 해서 사용하는 것을 일컫는다. 또한 멀티미디어나 PC와같이 그것을 실행 하기 위해개발되었거나 개발되고 있는 기기를 가리키기도 한다.

어느토요일 아침, TV의 스위치를 켜자 아침햇살이 내리쬐는 운해와 우뚝 선산과 연봉들이 나타났다. 화면은 눈깜짝할 사이에 암청색에서 핑크로, 그리고 황백색으로 변해 갔다. 불과 십여초간의 영상이었지만 기분이 매우 상쾌 해졌다. 이같은 경치를 소재로 한 환경비디오가 최근 붐을 일으키고 있다. 또 마키팅분야에서는 신상품 소개용비디오 제작이 활발하다. 또한 음향이나 영상을 많이 도입한 교육용 정보소프트웨어가 개발되기 시작했다.

현재이들 정보소프트웨어는 비디오 편집기기를 이용해 제작되고 있다. 시나리오를 만들고 거기에 필요한 음악이나 영상, 화상, 나레이션 등을 모아 편집한다. 시간과 인력이 많이 들뿐더러 한번 제작한 것을 수정하는 것도 쉽지않은 일이다. 더군다나 제작과정에서 복제작업이 많을수록 화면이나 음의 질이 떨어진다. 비가 내리는 것 같은 영상과 잡음이 섞인 음향으로는 모처럼의 명작도 매력이 반감되어 버린다.

그러나영상이나 음성을 디지틀화해 멀티미디어기기로 제작한 정보 소프트웨어의 세계는 지금까지 불가능했던 것을 가능케 한다. 멀티미디어 정보소프트 웨어는 지금까지의 것과 어떻게 다른가.

앞에서말한 것처럼 어떤 형태의 정보든지 디지틀화한 정보는 컴퓨터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영상.화상.음성.음향과 같은 모든 정보를 디지 틀화해서 축적해 두면 그 정보를 필요에 따라 부분적으로 꺼내서 편집할 수있다. 그리고 PC에 영상이나 음향을 다루는 기능을 첨가하면 환경비디오나 CAI 컴퓨터지원 교육)의 교재, 안내용 소프트웨어 등 모든 정보 소프트웨어를 자신의 책상위에 있는 컴퓨터로 편집.제작할 수 있게 된다.

이같은일을 할 수 있는 PC가 멀티미디어.컴퓨터이다. 멀티 미디어로 제작된 정보소프트웨어는 음질이나 화질이 종전의 비디오소프트 웨어보다 훨씬 뛰어나다. 실제로 들어보면 알겠지만 음질이 매우 뛰어났다. 잡음도 거의 없다고해도 좋을 것이다. 자신의 기호와는 별도로 레코드나 테이프, CD의 음의 차이를 느끼는 것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그리고화질이나 색상의 선명함, 윤곽이 분명한 영상 등은 보통의 TV보다 우수하다. 더욱이 앞으로 멀티미디어기기의 해상도가 높아짐에 따라 화질은 더욱 향상될 것이다. 보통의 TV화면과 하이비전화면의 차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이다. 요컨대 멀티 미디어의 핵심은 모든 정보를 디지틀화해서 그것을 컴퓨터로 처리한다는 것이다.

그러나멀티미디어의 진정한 성과는 관련 기술이나 이를 응용한 기기의 보급 이 아니다. 그보다는 그것을 이용해서 소프트웨어를 얼마나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다.

현재멀티미디어 개념에 속하는 것으로는 멀티미디어 PC, CD-롬, CD-I 등을 들 수 있다. 이중 멀티미디어PC는 컴퓨터에 영상과 음성의 기능을 추가한 것으로 퍼스널컴퓨터이면서 영상을 보고 음악을 듣기도 하며 나아가 그것들을편집할 수 있는 것이다. 그 정보매체로는 현재 CD-롬이 사용되고 있다.

CD-롬은기본적으로 음악소프트웨어인 CD와 같은 것이다. 단지 음악 소프트 웨어의 CD는 음성만 기록할 수 있지만, CD-롬은 음성은 물론, 문자. 화상.영 상을 동시에 기록할 수 있다. 양자의 차이는 한번에 기록할 수 있는 정보량 의 차이다.

PC에서사용되고 있는 3.5인치 플로피디스크의 기억용량은 1MB, 일본 문자로 50만자를 기억할 수 있는 용량이다. 그리고 CD-롬은 5백40MB, 2억7천 만자, 플로피 디스크로 따지면 5백40매 분량이나 되는 정보를 기억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다음에CD-I 도 CD-롬과 비슷하다. 그러나 롬내부의 정보를 다시 기록하거나 다른 AV기기로부터도 정보를 받을 수 있는 플레이어가 일체로 되어 있다.

그러나이것들도 현단계에서는 완성된 멀티미디어기기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즉멀티미디어기기의 개발은 오히려 지금부터 본격화 되고 있다. 앞으로 10 년동안에 상당한 기술혁신을 거쳐 현재로서는 예상할 수 없는 기기가 등장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런가운데 현재 상당히 많이 사용되고 있는 것이 CD-롬이다. 이것은 앞에서 말한 것처럼 보통의 퍼스널컴퓨터로 말하면 플로피디스크나 하드디스크에해당하는 것으로 방대한 양의 멀티미디어용 소프트웨어를 축적할 수 있다.

그리고최근 이것을 단독으로 새로운 출판매체로 활용하는 추세가 활발 하게일어나고 있다. 이전에는 종이에 의한 인쇄매체였던 사전.백과 사전. 화보의 내용 그 자체를 CD-롬화하거나 잡지.광고같은 새로운 전자매체로도 보급되기 시작했다. 예를 들면, 헤이본사의 "세계대백과사전"(전35권)등은 CD-롬 한장 에 기록할 수 있기 때문에 그 정보량의 방대함은 실로 놀랍다.

출판이라고하면 종이에 문자나 그림.사진을 인쇄한 것을 가리키는 것이 오랫동안의 상식이었다. 따라서 전자매체의 등장과 함께 전자 출판이라고 하는말이 생겼다. 오랫동안 변화가 없었던 출판물의 개념이 지금 서서히 큰 변화 를 보이기 시작한 것이다. 그것은 출판물 형태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정보제공의 방법까지도 바꾸어 가고 있다.

스포츠지가 CD-롬화 된다.

최대 컴퓨터업체인 NEC는 CD-롬사업 진출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의 고산 유이사역은 이렇게 말한 바 있다. "지금까지 CD-롬은 사전. 화보 등 국한된 정보의 제공이 중심이 되어 왔다. 이 때문에 CD-롬이 그다지 널리 보급되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그래서 CD-롬을 흘러가버리는 매일매일의 정보를 다루는 새로운 미디어로서 가까운 장래에 사업화할 것을 검토하고 있다." 이것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가. 예를 들면 석간후지 일간겐다이 스포츠지 등에서 다루고 있는 스포츠, 레저, 뉴스 등의 정보를 CD-롬으로 제공하는 것이 어떨까 하는 것이다.

93년7월의 나고야 씨름대회에서 누가 최고 장사 자리를 차지할 것인가에 관심이 집중됐다. 씨름은 15일의 성적으로 순위가 가려진다. 팬들은 자기가 좋아하는 장사의 승부를 지켜보면서 오늘의 전적과 건강 상태에서부터 상대와 의 과거 전적, 대회시작시기부터의 전적, 자신있는 결정수, 어려운 상대 등모든 데이터를 알고 싶어 한다.

이같은정보를 전달해 주는 스포츠지는 팬에게 식사보다 귀중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스포츠지에 게재되어 있는 한 사람의 장사에 대한 정보는 극히 제한되어 있다. 이럴때 알고 싶은 과거의 정보, 관련정보를 손쉽게 얻을 수있는 방법 등은 매력적인 것이 아닐 수 없다. 이것을 실현하는 데는 방대한 정보량을 적은 부피로 축적할 수 있는 것이 요구된다. 더구나 주머니에 넣고쉽게 운반할 수 있고, 필요없게된 정보는 지우고 새로운 정보를 축적할 수있는 기능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 여기에 현재로서는 CD-롬이 적격이다.

이것이실현되면 통근때 가판대에서 신문을 사서 발디딜 틈도 없는 만원전철 속에서 신문을 억지로 펼쳐드는 풍경도 어쩌면 바뀔지 모른다. NEC가 구상하고 있는 새로운 사업은 이런 형태의 것이다.

정보의 유통형태가 변한다 이것을 구체화하고 실현시키려면 많은 과제들이 해결되어야 한다.

CD-롬의가격은 양산함으로써 신문가격수준인 1백엔대까지 내려야 하고 그렇게 하지 않으면 팔리지 않을 것으로 제조업체들은 계산하고 있다. 이런 의미 에서 소니사의 미니 디스크의 등장은 저가격화와 휴대성의 측면에서 상당히 매력이 있다.

우선매일 정보를 판매하는 데는 몇가지 방법이 있다. 그중 하나는 가판대와 같이 방대한 수의 소매점에까지 넷워크를 형성하는 일이다. 이러한 소매점에 서는 새로운 정보를 입력시킨 CD-롬을 늘어 놓고 구미에 맞게 사도록 하는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어느 특정 메이커나 신문사가 단독으로 해서는 채산 이 맞지 않을 것이다.

실제로"일간CD-롬"이 등장하면 어떻게 될 것인가. 직경 12cm, 두께 2mm정도 의 CD-롬이 스포츠 낚시 쇼핑 게임 등 장르별로, 또는 일간.주간별로 가판대 나 자판기로 판매될 것이다. 50개정도를 한 단위로 해서 가판대에 전시 하면 폭 1m, 너비 15cm정도의 공간에 8종류를 진열해 놓을 수 있다.

또자판기로는 캔커피등의 자판기와 마찬가지로, 동전을 집어 넣고 선택품목 밑의 버튼을 누르면 제품이 나오도록 할 수 있다. 이를 더욱 발전 시키면 소프트웨어가 들어 있지 않은 롬을 자판기에 넣고 원하는 제목의 버튼을 누르면 소프트 웨어가 입력되어 나오는 것도 가능해질 것이다. 이것은 그야 말로순수한 정보 판매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같은 판매방식이 보급되면 최신정보뿐만 아니라 반년전이나 1년전과 같은 과거의 정보들도 즉시 복사할 수 있게될 것이다.

이용자로서의이점은 무엇인가. 스포츠정보등은 신문에서는 지면관계상 게재 가능 정보가 국한될 수 밖에 없다. 그러나 CD-롬은 한장에 신문 수백부 분량 을 수록할수 있다. 그날 그날의 정보뿐 아니라 과거의 전적, 관련정보, 컬러 영상.음성을 통한 현장감 등 질과 양에서 모두 매우 높은 차원의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때문에 이용가치도 매우 높다.

물론CD-롬을 사용하려면 CD-롬 플레이어가 있어야 한다. 현재로서는 아직 적정한 가격이 아니지만 멀티미디어가 본격적으로 보급되는 21세기 초에는현재의 CD플레이어보다 훨씬 규격이 작고 가격도 낮아질 것이 확실하다. 마치 카메라나 전자계산기를 주머니에 넣고 다니는 것과 같은 느낌으로 CD-롬 플레이어를 가지고 다니게 될 것이다. 또 그때가 되면 전자출판과 같이 CD- 롬을 이용하는 정보제공자가 급증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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