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드업체인 S사는 지난해 인텔의 펜티엄 마이크로프로세서를 탑재한 주기판 을 개발하는데 무려 6개월 가량을 소비했다.
CPU제조회사인인텔사가 S사를 일반 고객으로 분류, 정확한 제품 사양과 샘 플칩 공급시기를 "레드 커스터머(Red Customer)"들보다 2~3개월 뒤로 늦췄기때문이다. 레드 커스터머란 세계 컴퓨터 시장을 주도하는 IBM, 컴팩, 델등 시스팀메이 커와 ATI, 쳉랩, 마이크로닉스, AMI등 세계적인 부품및 보드업체들로 구성된 인텔의 최상급 고객으로 대만의 2~3개 업체가 포함돼 있다.
그러나국내 업체들은 단 1개의 업체도 레드커스터머에 포함돼 있지 않고 인 텔이 제품을 양산직전에 정보를 제공하는 옐로커스터머(Yellow C-ustomer)로 4개 기업만이 등록돼 있는 실정이다.
인텔은정상급 기술력과 영업력을 겸비한 레드커스터머와 CPU및 차세대 제품 의 디자인에서 양산시기까지 협의하는 독특한 정책을 고수하고 있기 때문에각국의 레드 커스터머 수는 그 나라의 기술력을 상징하는 셈이고 이에 따라 기술의 "빈익빈 부익부"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결국S사는 미 IBM과 마이크로닉스등 세계적인 업체에 주문자생산방식 (OEM) 으로 고난도의 주기판을 수출, 세계에서도 상당한 기술력을 인정받고있는 업체임에도 불구하고 "레드커스터머"명단에는 등록되지 못했기 때문에 경쟁 업체에 비해 가격 및 최신정보등 여러가지 측면에서 불이익을 당하고 있다.
이런현상은 대부분의 주변기기 품목에 걸쳐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대만은미 HP사가 석권해 온 화상입력장치 시장에 도전해 불과 2~3년만에 기술력과 저렴한 가격으로 세계시장을 장악했다.
대만업체들은 대부분 스캐너 엔진을 자체 생산하고 있으며 엔진 핵심부품을 공급하는 일본업체들도 대만을 특급고객으로 우대하고 있다.
이처럼 대만업체가 주변기기부문에서 강세를 보이고 있는 것은 대부분의 기반기술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주문형반도체(ASIC)와 소프트웨어 기술은 대만의 컴퓨터산업,특히 주변기기산업을 지탱하는 양대 버팀목이 되고 있다.
대만의칩세트 산업은 D램.S램등 반도체 메모리가 90%이상의 매출을 올리고있는 삼성.금성.현대등 국내 대기업과는 근본적으로 주력업종이 다르다.
대만업체들은 전체 매출액의 70%이상을 주변기기 및 보드의 핵심부품인 PC칩세트와 ASIC에서 올리고 있다. 또 1백여개가 넘는 ASIC 설계 전문업체들이 전 세계에서 몰려든 전자업체들의 반도체를 설계해주고 있어 10여개사 안팎인 국내 현실과 좋은 대조를 이루고 있다.
오늘의대만 반도체산업을 일으킨 주역으로 칩세트 전문업체인 칩스 테크놀로지 C T 사를 빼놓을 수 없다. C&T사는 86년 설립돼 불과 2년만에 참신한 아이디어와 기술력을 인정받아 세계적인 칩세트 메이커로 급부상했다.
C&T는특히 기술개발인력이 독립, 신규업체를 설립하면서 대만 및 중국계 화들을 규합해 옵티(OPTI), 이텍(ETEQ), 시텍(CTEQ),SIS,UMC,ALI 등 후발 칩세 트업체의 모체로 대만 칩세트 산업의 산실이 됐다.
또쳉 랩(TsengLa-b)과 트라이던트, 미 웨스턴디지틀, 아방스, S3, 캐나다 ATi등 그래픽카드 칩세트업체의 핵심기술인력이 대부분 대만인이라는 점도 주목할만하다.
대만의칩세트업체들이 세계시장을 장악하는데 소프트 웨어 기술력이 든든한 버팀목이 됐던 것은 물론이다.
이미세계 칩세트 및 ASIC시장의 60%이상을 장악한 대만계 기업들은 화교간 정보교류를 통해 최신 정보를 공유하고 민족끼리의 우선 거래를 통해 국제경 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특히대만계 화교들은 미국 및 홍콩, 유럽 등지의 칩세트 유통채널을 대부분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가장 저렴한 가격에 제품을 확보하고 있다.
따라서대만 주변기기업체들은 국내업체는 물론 미국이나 일본의 주변기기업체보다 평균 30%가량 싼 가격에 부품을 구입할 수 있고 세계를 장악한 유통 경로를 통해 품귀가 발생하고 있더라도 안정적으로 부품을 수급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사이릭스, 텍사스인스트루먼트, AMD, 필립스, DEC등 세계적인 기업들 이 대만을 생산기지화함에 따라 대만은 첨단기술력을 전수받을 수 있는 모든 조건을 고루 갖추고 있는 셈이다.
한국의기업이 국내외 시장에서 대만 업체들에게 속수무책 시장을 내주고 있는 것은 대만이 바로 이런 기술.유통채널을 확보하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의한 관계자는 "대만 중소보드업체 사장이 화교계 중견기업인 미옵티사 사장실에 전화를 걸어 긴급 발주를 요청하는 것을 보고 대만의 높은 벽을 다시 한번 실감했다"면서 "기술력과 민족거래로 국제경쟁력을 높이고 있는 정보산업 선진국 대만에게서 이제는 한국이 한 수 배워야 할 차례"라고 지적한 다.<남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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