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SW협회 사단법인 등록 난항의 배경

게임소프트웨어(SW)업계가 협회통합을 둘러싸고 또다시 진통을 겪고 있다.

가정용게임SW업체들이 결성한 한국전자영상문화협회와 오락실용 게임SW제작 사들로 이루어진 게임SW제작자협회 사이에 사단법인 등록을 둘러싸고 마찰이 재연되고 있는 것이다.

현재전자영상문화협회와 제작자협회는 각각 문화체육부에 사단법인 등록 신청서를 제출해놓고 있는 상태이며, 문체부는 게임SW라는 한 분야에 2개의 사단법인을 내줄수는 없다며 통합을 종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러나현재 통합하자는 입장인 제작자협회와는 달리 전자영상문화협회는 현재의 협회를 그대로 인가해줄 것을 문체부에 요구해왔다.

이에따라 지난주 문화 체육부의 중재로 양협회의 당사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회의에서 협회 통합에 합의점을 찾지못함에 따라 우려했던 바가 현실로 나타났다. 이같은 마찰은, 협회를 통합 시키더라도 게임유통분야와 제작분야, 가정용과오락실용게임업계의 각기 다른 입장을 공통적으로 대변할 수 없을 것이라는인식에서 비롯되고 있다.

제작자협회측과문체부는 유통분야를 일단 배제할 것을 전제로 가정용, 오락 실용을 포괄하는 게임SW제작개발사의 단체여야한다는 입장이다.

이에대해 전자영상문화협회측은 가정용게임업계의 구조상 유통과 제작 부문을 분리해 생각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며 오락실용 게임SW분야와 가정용분야는실제로는 별도의 사업내용을 가지기 때문에 한 단체에서 이 둘을 대변하기는 힘들다고 주장한다.

이로인해 문체부는 난처한 입장에 빠져버렸다.

지난7월 심의시행을 통해 게임분야에 관여하게 된 문체부로서도 관련업무를 도와줄 수 있는 게임분야의 대변단체가 필요했으며 이에 따라 업계의 단체구성을 적극 지원했다.

그러나유통 배제와 가정용 및 오락실용 게임업계의 통합 단체라는 문체부의 원칙을 가정용게임업계가 반대하고 나선 것이다.

문체부의입장은 관련 업무에서 업계에 대한 관리를 효율화하기 위한 것으로보인다. 문체부의 영상음반담당자는 "국내음반비디오업체들의 사단법인인 음반협회 등 소관단체들이 제작업체들을 중심으로 운영되고 있다" 면서 복제 및 밀수 등 불법행위의 소지가 많은 유통업체들이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협회 가 올바른 방향으로 나가기 힘들다고 주장한다.

전자영상문화협회의한 관계자는 "문체부의 이같은 입장을 반영해 협회 구성 에서 유통업체에는 전체 지분의 3분의1만 배정했다"고 밝히고 있다.

그는그러나 대부분의 제작업체가 유통과 제작을 겸하고 있는 국내 업계현실 에 비춰볼 때 둘을 서로 분리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지적한다.

여기에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드는 요소는 오락실용게임업계의 상황.

제작자협회의설립동기에는 유통업체와 오락실업소들의 단체인 한국전자유기 장업협회를 통해 직간접적으로 불이익을 받아온 오락실용 게임제작자들이 자신들의 입지를 확보하려는 의도도 없지 않다는 것이 가정용게임 업계의 분석 이다. 따라서 오락실용게임제작사들로서는 유통부문을 배제한 협회를 고수할 수 밖에 없으며 문체부로서는 업계의 효율적 관리를 위해 제작자 협회측을 두둔하고 있다는 것이다.

창립총회를열고 이미 4백여유통업체를 가입시켜놓고 있는 전자영상문화협회 의 관계자들은 문체부가 사단법인으로 인가해 주지 않는다면 임의단체로라도 단체를 유지할 수 밖에 없다는 입장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따라서당사자들이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당분간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가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이 과정에서 앞으로 게임 SW업계를 대변할 협회가 정작 무슨 일을 어떻게 함으로써 게임산업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인가하는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는 느낌이다.

논의의당사자들은 자신들의 입장만을 주장하기 전에 우선 협회의 본 취지를 다시 한번 상기해 볼 필요가 있을 것이다.<임채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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