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정보 시스팀(GIS)을 둘러싼 정부의 정책과 업계의 이해관계가 단단히 꼬여가고 있다.
관할권을놓고 상공부와 건설부가 서로의 연고를 주장하고 있고 최근에는 단 체수의계약품목 지정문제를 둘러싸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주장이 엇갈 리고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아직 시장의 실체조차 불투명한 맹아기 단계의 GIS 가 단지 향후 유망산업이라는 예측 하나로 정부 부처간 업계간 입장이 얽히고 설켜가고 있다. 이해의 교차가 단순히 집단간의 대립구도로 가는 1차 방정식이 아니다. 상황과 정책 방향에 따라 대립이 변화무쌍하게 이루 어지고 있는 3차, 4차의 고차 방정식이 되고 있다. 자연히 해법도 난해할 수 밖에 없다.
GIS분야의1라운드 싸움은 건설부와 업계의 공방이었다. 지난해 전산관련 중소업체들이 모여 GIS협동조합을 구성하고 GIS를 단체수의계약 품목으로 지정 해 줄 것을 추진하면서 발단이 됐다. 수의계약 대상에는 지리 정보용 지도및 지도의 수치화와 지리정보 데이터베이스 구축 2개 부문이 포함되어 있었다.
최초쟁점사항은 지도및 지도 수치화였다. 건설부측은 지도 관계를 총괄하는 국립지리원이 나서서 단체수의계약 품목 지정에 반대했다. 근거로서는 이 업무 자체가 건설부에 등록한 업체에 한한다는 현행 측량법 시행령이 동원됐다 이에 반해 협동조합측은 단체수계품목과 측량법 시행령과는 별개의 문제라고 맞받아 쳤다. 특히 건설부나 국립지리원이 발주하는 사업에는 회원사들이 건설부에 등록을 하면 해결된다는 입장이었다. 이 싸움은 일단 건설부측의 판정승으로 끝났다. 상공부가 단체수의계약 품목을 고시하면서 이 쟁점 조항을 제외하고 지리정보 데이터베이스만을 포함시킨 것이다.
하지만논쟁은 2단계로 접어들었다. 이번에는 대기업들이 반발 하고 나선 것이다. 대기업들은 처음부터 단체수의 계약 품목 추진에 반대했다. 현재의 국내 GIS산업 여건을 볼 때 아직은 단체수계품목으로 지정할 여건이 성숙 되지못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그러나 조합측이 내건 명분과 공존의 논리에 따라 단체 수계 품목이 이루어 진다면 지도제작및 수치화에 국한시켜줄 것을 상공부에 건의했다. 결국 이 주장은 받아들여 지지 않았다. 지도 제작은 건설부에 넘어가고 데이터 베이스는 중소기업들로 구성된 협동조합이 주축이돼 단체수의계약 품목으로 고시됐다.물론 협동조합측은 이를 환영했다. 자신들의 의견이 상당부분 반영 됐다는 평가이다.
문제는현실론을 들고 나온 대기업의 주장도 타당하고 중기 육성이라는 조합 측의 명분도 일리가 있다는 점이다. 그래서 상황이 더욱 어정쩡하게 꼬이고있다. 대기업들의 반대 이유는 몇가지로 압축된다.
우선GIS가 국내에 도입된 이후 시장 기반 조성을 위해 솔루션을 개발 하고 인적 물적 자원을 투입한 것은 자신들이라는 주장이다. 실제로 작은 양이지만 이 분야 영업경험과 시스팀 구축 노하우가 축적된 업체는 일부를 제외하고는 대기업들이 절대 다수라고 할 수 있다.
대기업들은GIS의 성격 자체도 단체수계 품목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특히 지도의 데이터베이스는 상당한 전산 노하우와 시스팀 통합 기술이 밑받침되어야 한다는 사실을 강조한다. 당장 정부 발주 물량이 제기된다고 했을 때 최소한의 신뢰성을 갖추고 프로젝트를 수행할 수 있는 업체 는 현실적으로 대기업들이라는 설명이다.
이들은조합측의 명분과 정부의 의지를 제대로 반영하기 위해서는 역할 분담 을 통해 중소기업들이 지도 제작을 담당하고 자신들이 데이터 베이스를 맡아야 한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상공부의 고시내용이 반대로 바뀌어야한다는 것이다.지금과 같이 단체수의계약 품목이 강행될 경우 대기업들은 이 사업에서 철수할 수 밖에 없고 자칫 기껏 조성한 산업 기반이 흔들릴 위험이 있다는 것이다.
조합측은정반대의 견해를 보이고 있다. 중소기업들이 새로운 분야에서 정부 의 지원으로 육성되는 것은 당연하다는 입장이다. 대기업의 현실론을 알고있지만 그렇다고 언제까지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의 하청업체화하는 것을 방치 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양측의팽팽한 줄다리기는 나름의 설득력을 갖고 있어 쉽게 결말이 날 것 같지는 않다. 더욱이 관할권이 건설부와 상공부로 갈려 있는 상황에서는 뾰족한 해법 도출이 어렵다.
그래서일부 전문가들은 양측의 주장을 절충한 형태의 보완책 마련을 촉구하고 있다.GIS가 지도제작및 데이터 입력이 40%정도, 데이터베이스와 관리 애 플리케이션이 60%를 구성한다고 가정했을 때 "공존"의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즉 지도에 관련된 사항과 데이터 입력은 중소기업이 전담 토록 하고 DB설계에서 시스팀 구축은 현실론을 참작, 대기업들에게 문호를 개방하며 이를 통한 애플리케이션부문은 중소기업들이 전문화 특화 기업이 되도록상호 협력하는 관계이다.
"밥그릇"싸움은 늘상 있는 일이지만 GIS는 여타 업종과는 다른 특성을 무시 할 수 없고 이제 막 본격 출범기를 맞았다는 점에서 정확한 향후 좌표를 설정하는 일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이 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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