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95년부터 시작될 국내 종합유선방송(케이블TV)을 앞두고 완벽한 준비를 끝내야 하는 중요한 해다.
케이블TV를 위한 준비를 얼마만큼 완벽하게 하느냐에 따라 케이블TV 사업의 초기 성패여부가 판가름나기 때문이다.
더나아가 "미래산업의 꽃"인 영상산업에서 케이블TV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을 감안할 때 올해만큼 중요한 시기는 없다.
케이블TV산업은크게 케이블TV산업 자체와 연관시설 및 장비산업으로 구분할수 있다.
수신료와 광고료가 책정되지 않고 가입자수 또한 불확실해 케이블TV 산업의 시장규모를 추정하기 힘들지만 프로그램공급사업의 시장규모만 사업초기연도에 약 3백억~4백억원에 달하고 2000년경엔 5천억~7천억원 정도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프로그램판매 등 부대적으로 얻는 수입을 합치면 2000년경엔 1조원을 웃돌것으로 예상된다.
정부의예상대로라면 케이블TV기자재 등 장비 부문을 포함해 앞으로 5년동안 케이블TV와 직접 관련된 수요도 약 1조6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광고.문화.유통.고용등간접수요 증가까지 포함하면 그 수요는 7조원 정도로커진다. 이 추정치가 얼마간 과장돼 있다는 지적도 없지 않지만 케이블TV시장이 자체 규모만으로도 큰 시장임엔 틀림없다.
또광소프트웨어등 미래 전자산업의 핵심이 모두 케이블TV 매체와 직.간접으로 연결돼 있고 2000년대 정보화 사회를 겨냥한 "정보고속도로망"의 확보 차원에서 정부는 이 산업을 이동통신과 아울러 국가 기간산업으로 육성할 방침 이다. 따라서 이 산업의 순조로운 발전은 곧 국내 다른 산업의 발전에로 이어진다. 현재 금성사.삼성전자.대우전자등 가전3사를 비롯한 하드웨어업체가 이 산업 에 직접 또는 간접으로 참여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케이블TV의 순조로운 발전에는 철저한 사업 준비가 필요하고 따라서 올해는케이블TV산업의 성공여부를 묻는 시금석이 될 것이다.
지난해엔 업체들 마다 사업자로 선정되는 일에만 급급해 옆으로 제쳐놓았던문제들이 올해엔 본격적으로 물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프로그램공급업체.종합유선방송국.전송망사업자등 각 사업자의 이해가 엇갈려 있는 수신료수준과 그 배분방식은 케이블TV업계로선 당장 "발등에 떨어진불 이다. 광고료 산정 및 배분 기준과 전송료문제, 적절한 시기에 전송망을 설치할 수있느냐 여부 등의 문제가 겹치면 정말 골치 아플 지경이다.
여기에위성방송의 실시여부, 케이블방송관련 제도의 재정비 등 정부의 케이 블방송정책이 제대로 정착될 는지 여부도 큰 관심사다.
그런데문제는 이런 과제를 올해안에 거의 마무리해야 한다는 점이다.
따라서올해엔 케이블TV의 세 주체가 참여하는 한국종합유선방송협회와 아울러 종합유선방송위원회. 공보처.체신부 등 관련기관의 발걸음이 더욱 부산해질 전망이다.
이같은외부적인 과제는 둘째치고 각 사업체들에겐 당장 들어가야 할 방송준비작업도 벅찰 지경이다.
20개프로그램공급업체는 당장 1년 앞으로 다가온 방송실시에 필요한 세부준비작업을 진척시 키는 한편 향후 사업방향을 세우는 것만으로도 올 한 해가 모자랄 정도다.
프로그램공급업체들은 스튜디오 및 관련장비의 확보와 인력. 조직의 정비는 대부분 올해 상반기 안으로 마무리지을 방침이다. 이르면 하반기초부터 제작 과 광고.영업등 직접 방송에 필요한 준비작업에 돌입해 내년 초로 잡혀 있는방송실시일정에 맞추겠다는 것이 이들 업체의 계획이다.
구랍30일 선정된 50개 종합유선방송국들은 더욱 바쁜 한 해가 될 것이다.
방송국들은저마다 올 상반기중으로 스튜디오.송신시설. 장비를 확보해 프로 그램 송신준비를 마치고 하반기부터 지역프로그램의 제작준비에 들어갈 계획 이다. 특히 방송국들은 이 사업의 사활이 걸린 가입자 확보에 주력할 방침인데, 각각 지역주민을 상대로한 이들의 갖가지 홍보전략이 벌써부터 관심을 끌고 있다. 케이블TV산업의 또 다른 주체인 전송망사업자도 프로그램공급업체와 종합 유선방송국을 연결할 전송망 설치작업에 이르면 상반기부터 들어갈 예정이다.
그런데전송망사업자들은 나름대로의 전송망구축전략에 따라 전송망 설치 시점을 되도록 늦추려는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둘러싸고 전송망사업자와 다른 케이블TV사업자간에 벌어질 갈등이 자칫 올 한해 케이블TV산업을 얼룩지게 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따라서공보처와 체신부 등 정부 부처간의 원활한 업무협조와 각 사업자간의 공동노력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한동안 커질 전망이다.
세사업자의 관계자들보다 올해를 바쁘게 보낼 사람들은 케이블TV장비시장에몸담고 있는 사람들이다.
프로그램공급업체와종합유선방송국은 올해가 판매자라기보다는 소비자의 입장에 서게 되는 해이고, 전송망사업자의 경우 당장 수입을 낼 상황이 아니기때문이다. 향후 예상되는 CATV장비시장 규모는 약 2조원.
하나의방송국을 꾸미기 위해 들어가 야 하는 돈을 40억~50억원 정도로 산정 할 때 올 한햇동안 프로그램공급업자와 전국의 50개 SO들을 대상으로 한 CATV장비시장 규모만도 2천억~2천5백억원에 달한다.
프로그램공급업체들이 법인설립 절차를 마치고 개국 준비를 서두르고 있고 각 지역별 사업자가 결정되면서 1.4분기중에 CATV장비에 대한 수요가 집중 적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프로그램공급업자와 지역사업자들을 놓고CATV 방송장비 및 시설 관련업체들의 수주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가장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CATV방송장비공급업체인 대우전자와 삼성전자가 이미 프로그램 공급업자들중에서 가장 먼저 개국 준비에 들어간 매경유선TV측의 턴키베이스 방식 입찰과정에서 한판 승부를 벌인 데 이어 음악프로 그램 공급업자인 뮤직넷워크의 입찰에서도 양사가 막판까지 밀고 밀리는 수주경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지난해말까지 인력 구성을 끝내고 올 초부터 방송국 시범운용계획을 세우고 있는 연합TV뉴스를 비롯해 교통안전진흥공단.국민체육진흥공단 등 나머지 프로 그램 공급 업자들도 이달부터 방송장비와 스튜디오설비 관련 입찰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방침이어서 이들을 둘러싼 장비공급업자들의 경쟁은 더욱뜨거워질 전망이다.
대우전자와삼성 전자는 이에 대비해 지난해 7월 각각 일본의 소니사.마쓰시타사와 방송용 카메라 및 VTR 기술인도 계약을 체결하고 핵심부품을 공급 받아 조립생산을 해 왔다.
이와함께 국제음향.중앙종합무대설비등 음향 및 조명설비 관련 업체들도 프로그램 공급업자들의 스튜디오 설비부문에서 입찰을 따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지역사업자들을대상으로 한 대형 CATV장비업체들의 선점경쟁도 그동안의 물밑작업과는 달리 앞으로는 표면으로 떠올라 본격화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따라 과당경쟁에 의한 덤핑이나 제살깎기 경쟁도 충분히 예상할 수 있는 상황이다.
지역사업자 선정이 결정되기 전인 지난해말부터 지역사업자 참여 신청 업체 20여 개사를 대상으로 신청서 제출에 필요한 각종 자료 및 정보를 제공 하고 사업계획을 세워주는 등 활발한 물밑접촉을 펼쳐 온 대우전자는 자사에 방송 전문 인력과 이에 따른 방송 노하우가 많다는 점 등을 강조하면서 수주전에 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한다는 방침을 세워두고 있고, 지난해말 이미 선정 가능성이 높은 4개업체와 계약을 체결한 삼성전자도 지역사업자들을 대상 으로앞으로의 방송국 운영에 따른 각종 상담을 무료로 실시하는 등 활발한 접촉 을 시도할 계획이다.
삼성전자는현재 용역을 의뢰한 20여개 업체중 최소한 절반정도를 수주할 수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현대전자도지난해말 목포지역의 수주를 따낸 데 이어 지난해 일단 12개업체로부터 용역을 의뢰받는 등 활발한 수주전을 벌이고 있는데 10개이상의 지역 사업자들에게 CATV장비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관련업계에서는운영국사업자 수주의 90%이상이 이들 세 업체에 돌아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프로그램공급업자와지역방송사업자들을 대상으로 한 수주전 못지 않게 한국 통신등 전송망사업자를 대상으로 한 CATV전송장비업체들의 입찰 경쟁도 상당 히 치열하게 전개될 전망이다.
현재한국통신은 국내외 14개업체들로부터 제안서와 시험 전송장비를 제출받아 순차적으로 시험을 진행중에 있다.
최종결과는 이달 중순이나 하순경에 나올 계획인데, 이 결정의 향배가 앞으로 전송망사업에 참여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국전력이나 데이콤.한국도로공사등에 전송장비를 납품할 업체들을 결정하는 데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점에서 관련업체들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한국통신의 경우 이번에 결정된 업체들과 지속적인 개발을 추진 한다는방침을 밝힌 바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관련업체들의 관심은 업체의 생사를 걸고 있을 정도로 높다.【엄판도.신화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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