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내년 TV 라인업에 채택
日 소니 TV에도 적용…성능 인정
中 주도 대형 패널 시장 반격 나서

삼성디스플레이가 퀀텀닷(QD)으로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 주도권 탈환에 나선다. 오는 11월부터 '퀀텀닷(QD) 디스플레이' 양산을 시작하고, 삼성전자는 이 패널을 탑재한 TV를 내년에 출시한다. QD은 삼성이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차세대 대형 디스플레이다. 레드오션이 된 액정표시장치(LCD) 사업을 대체하기 위한 포석이다. LCD 중심으로 중국이 대형 디스플레이 시장을 석권한 가운데 삼성 반격이 시작되는 것이어서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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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지난해 3월 삼성디스플레이 아산사업장을 방문해 퀀텀닷(QD) 디스플레이 TV 시제품을 살펴보고 있는 모습. 삼성디스플레이는 QD 양산을 위해 2019년부터 설비를 준비했다. <사진=전자신문DB>

삼성디스플레이는 올 11월부터 QD디스플레이를 양산하기로 하고 패널에 들어갈 소재·부품을 발주한 것으로 확인됐다. 사안에 밝은 업계 관계자는 27일 “11월 양산이 확정돼 이에 맞춰 소재 생산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삼성은 QD디스플레이를 만들어 삼성전자에 공급할 계획이다.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내년 TV 라인업에 QD디스플레이가 채택됐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외에 일본 소니도 QD디스플레이를 납품받아 TV를 만드는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과 소니는 세계 3대 TV 제조사다. QD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와 소니 신제품에 적용되는 건 그만큼 디스플레이 성능을 인정받았다는 뜻이다. 제품 출시 이전이어서 성과를 전망하기는 이르지만 상당히 의미 있는 첫발을 뗀 것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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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D 디스플레이 구조.<사진=삼성디스플레이>

삼성은 대형 디스플레이 부재로 안팎의 우려를 샀다. TV에 사용되는 대형 디스플레이의 주도권이 중국으로 넘어갔기 때문이다. 중국 업체는 정부 지원에 힘입어 TV에 탑재되는 LCD의 세계 시장을 석권했다. LCD 시장은 공급과잉으로 하락이 예상됐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수요가 급증하면서 오히려 성장세를 기록했다. TV용 LCD 가격은 1년 사이 2배 가까이 올랐다.

QD디스플레이 전환을 위해 LCD 생산을 축소했던 삼성은 수급 이슈가 불거졌고, 중국에 휘둘릴 상황에 놓이게 됐다. 삼성은 결국 지난해 말 중단하려던 LCD 생산을 올해 말에 이어 내년 말까지 두 차례 연장하기도 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올 4분기 QD 디스플레이를 양산할 계획인 것은 맞지만 구체적인 일정 및 고객사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고위 관계자는 “QD 적용을 검토하고 있지만 디스플레이 수율을 좀 더 점검해야 하기 때문에 구체적인 출시 일정은 아직 확정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용어 설명> QD디스플레이=파란빛을 내는 청색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위에 퀀텀닷(QD) 컬러필터를 얹은 패널이다. 나노미터(㎚) 크기의 QD 입자를 통해 영상을 구현한다. 액정표시장치(LCD) 대비 색 재현력과 명암비, 에너지 효율 등이 우수하다.


윤건일기자 benyun@etnews.com, 권건호기자 wingh1@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