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을 활용한 해킹 공격이 취약점 탐색부터 공격경로 설계, 침투 시도까지 자동화하면서 기업의 보안 대응 부담이 커지고 있다. 공격자는 외부에 노출된 취약점을 빠르게 찾아내지만, 방어자는 수많은 취약점에서 실제 위험을 선별하고 공격을 차단하는 데 상당한 시간과 인력을 투입해야 한다. 기존 보안체계로는 자동화된 공격 속도를 따라가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파이오링크는 이러한 격차를 줄이는 해법으로 △지속적 위협 노출관리(CTEM)를 통한 선제적 위험 관리 △웹방화벽을 통한 실시간 공격 차단 △24시간 보안관제를 결합한 다층 방어체계를 제시한다.
핵심은 수많은 취약점 가운데 실제 공격 위험을 먼저 가려내는 것이다. 취약점이 2000개 발견되더라도 위험도 점수가 높은 순서대로 조치하는 것이 반드시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 외부 접근이 불가능한 서버의 고위험 취약점보다 인터넷에 노출돼 공격 코드까지 공개된 취약점이 더 시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파이오링크가 개발한 에이전틱 AI 기반 CTEM 플랫폼 '블루헌터'는 취약점의 실제 악용 가능성을 검증해 대응 우선순위를 제시한다. 외부 공격 표면을 지속적으로 탐색하고 AI가 공격자 관점에서 침투 가능성을 검증한다.
블루헌터는 두 가지 모드로 동작한다. '블루모드'는 외부 노출 자산과 취약점을 상시 탐색·분석해 보안 위험과 대응 우선순위를 제시한다. '레드모드'는 AI가 공격 시나리오를 설계하고 통제된 범위에서 악용 가능성을 검증한다. 검증 결과는 블루모드의 위험도 평가에 반영돼 분석과 검증이 맞물려 돌아간다.
블루헌터는 취약점 점수와 외부 노출 여부, 악용 사례, 위협정보 등을 종합해 우선 차단할 공격경로를 가려낸다. 중요한 판단은 사람이 내리도록 설계했다.
성능도 입증됐다. 파이오링크 위협분석센터는 블루헌터를 활용해 리눅스 오픈소스 서비스 10종과 콘텐츠관리시스템(CMS) 1종에서 미공개 취약점 28건을 발굴했다. 이 중 2건은 CVE 번호를 할당받았으며 12월 공개될 예정이다.
취약점을 사전에 찾아내더라도 실제 공격을 차단할 방어체계가 필요하다. AI가 공격을 자동화하더라도 웹 서비스에 도달하는 공격은 HTTP·HTTPS 요청 형태를 띤다. SQL 인젝션이나 크로스사이트 스크립팅 등 기존 공격 기법도 활용된다.
파이오링크의 웹방화벽 '웹프론트-K'는 식별자·공격 구문·행위 등 세 가지 관점에서 AI 자동화 공격에 대응한다. AI 크롤러와 자동화 도구를 식별하고, 식별 정보를 위장하면 요청에 담긴 악성 구문을 탐지·차단한다. 반복 요청이나 입력값을 바꾼 API 탐색은 과다요청 제어와 매개변수 유효성 검사로 통제한다.
최근 금융권 침해사고와 관련해 거론된 AI 침투테스트 도구 '아르텍스' 대응 시그니처도 배포했다. 계정정보를 반복 대입하는 '크리덴셜 스터핑' 공격은 로그인 성공·실패 응답을 분석해 비정상적인 시도를 차단하고 권장 설정을 제공한다.
다만 웹방화벽만으로 모든 공격을 막을 수는 없다. 정상 요청처럼 보이는 비즈니스 로직 악용에는 다중인증과 계정 잠금 정책 등 별도 통제가 필요하다.
여기에 24시간 보안관제를 결합한다. 보안 장비의 로그와 이벤트를 분석해 개별 장비로는 파악하기 어려운 공격의 연속성과 이상행위를 식별하고 대응을 지원한다.
파이오링크는 블루헌터가 우선 대응할 위험을 좁혀 주고, 웹프론트-K가 자동화 공격을 실시간 차단하며, 보안관제가 공격 흐름을 감시하는 '사전 예방-실시간 차단-지속 대응' 체계를 제시한다. 보안 담당자의 업무를 '취약점 목록 관리'에서 '실제 위험 대응'으로 전환한다는 구상이다.

박진형 기자 j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