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무대에서 직접 시연한 작은 오리 모양 로봇이 화제를 모으면서 예약 주문이 2만대를 넘어섰다.
23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황 CEO가 최근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엔비디아 GTC 행사에서 '마이크로덕(Microduck)' 로봇 여러 대와 함께 등장한 영상이 온라인에서 빠르게 확산했다.


영상 속 마이크로덕들은 작은 발로 뒤뚱거리며 걷거나 앉고, 황 CEO의 음성 명령에 따라 낮잠을 자듯 쓰러지거나 앞구르기를 해보였다. 로봇들은 영화 '스타워즈'의 R2-D2를 연상시키는 전자음을 내기도 했다.
이 모습이 화제가 되면서 판매에도 불이 붙었다. 허깅페이스의 클렘 들랑그 CEO는 황 CEO의 시연 다음 날 마이크로덕 예약 주문이 2만대를 넘어섰다며 “올해 가장 많이 팔리는 로봇이 될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마이크로덕은 올해 8월 말 공개된 오리 모양의 소형 로봇이다. 높이 25cm, 무게 800g으로, 모터 15개와 카메라, 소형 깊이 센서, 관성측정장치(IMU) 2개를 갖췄다. 판매가는 399달러(약 53만원)로, 크리스마스 이전 배송이 예정돼 있어 연말 인기 상품으로 떠오를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마이크로덕은 프랑스 로봇기업 폴렌 로보틱스가 개발한 오픈소스 로봇이다.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폴렌 로보틱스는 지난해 인공지능(AI) 플랫폼 기업 허깅페이스에 인수됐으며, 허깅페이스는 지난 9월 엔비디아에 인수됐다.
로봇 학습에는 엔비디아의 기술이 활용됐다. 가상 시뮬레이션 환경에서 걷기와 앉기, 일어서기 등 기본 동작을 학습한 뒤 실제 로봇에 적용하는 방식이다.
사용자가 직접 새로운 동작을 학습시키는 것도 가능하다. 폴렌 로보틱스는 이용자가 자신만의 동작을 훈련시킨 뒤 이를 다른 사용자들과 공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AI 로봇이라고 해서 모든 명령을 완벽하게 수행하는 것은 아니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황 CEO가 무대에서 로봇들에게 “낮잠을 자라”고 명령하자 세 대는 즉시 쓰러졌지만 한 대는 추가 명령이 필요했다. 행사 막바지에는 한 로봇이 엉뚱한 방향을 바라보자 황 CEO가 “집중해라”고 말하는 장면도 연출됐다.
황 CEO는 이날 유럽의 정밀기계와 전자·기계 시스템 역량을 강조하며 피지컬 AI와 로봇 산업에서 유럽의 역할이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희원 기자 shw@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