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은행이 최근 금융권을 강타한 인공지능(AI) 기반 연쇄 해킹에도 고객정보 유출 피해를 피한 배경으로 경영진의 신속한 의사결정이 주목받고 있다.
25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은 올해 5월부터 사이버보안 전문기업 티오리의 AI 기반 취약점 탐지·모의해킹 솔루션 '진트(Xint)'를 적용했다. 당시 AI를 활용한 해킹 위협이 부상하면서 실무 차원의 도입 논의가 진행됐고, 경영진이 신속하게 의사 결정을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금융권에서는 새로운 보안 솔루션을 도입할 때 기술 검증(PoC) 내부 심의, 보안성 검토 등 절차를 까다롭게 진행하기 때문에 통상 수개월이 소요된다”며 “우리은행의 경우에는 의사 결정부터 초기 도입까지 한 달이 채 걸리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우리은행이 AI 해킹 위협에 대한 대응을 우선순위에 두고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했다는 것이다.
이 같은 판단은 불과 수개월 뒤 발생한 금융권 연쇄 해킹 사태에서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달 말부터 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 하나은행, BNK부산은행 등 주요 금융회사에서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랐다. 우리은행 역시 비슷한 시기 외부 해킹 시도를 받았지만, 고객정보 유출은 확인되지 않았다.
우리은행의 선제 대응은 기존 보안 점검 방식의 한계를 보완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핵심 금융거래 시스템뿐 아니라 상대적으로 관리가 소홀해지기 쉬운 웹서비스까지 점검 범위를 넓히고, 정기적으로 실시하던 모의해킹을 AI 기반 상시 점검체계로 전환했다.
우리은행은 진트 도입 이후 약 한 달간 과거 화이트해커가 6개월 동안 발견한 것과 비슷한 수준의 취약점을 찾아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AI 기반 취약점 점검과 자체 보안 도구를 병행하고 있다. 여기에 대출모집인 전용 서비스에 적용한 별도 인증·접속통제 체계도 피해 예방에 기여한 요인으로 꼽힌다. AI를 통한 사전 취약점 점검과 기존 보안체계가 복합적으로 작동했을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최근 연쇄 해킹으로 16개 금융회사에서 약 10만건의 개인정보가 유출됐다. 금융당국도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취약점 점검 강화와 최고경영자(CEO)의 보안관리 책임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의 선제적 보안 투자는 AI 기반 공격이 일상화하는 환경에서 금융권의 보안 의사결정 속도와 상시 점검체계의 중요성을 부각하는 대표 사례”라며 “금융사의 사이버보안 경쟁력은 기술 도입 여부뿐 아니라 새로운 위협에 얼마나 신속하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