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반도체 제조 강국 복귀 가속…12인치 장비 지출 2배 이상으로 늘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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클라크 쳉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시장정보 총괄(Senior Director of Market Intelligence)

미국이 반도체 제조 강국으로 복귀한다. 단순 투자 계획 발표를 넘어 실제 생산능력 확충 일정이 구체화되고 있다.

클라크 쳉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 시장정보 총괄(Senior Director of Market Intelligence)은 12일(현지시간)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세미콘 '웨스트(SEMICON West) 2026' 미디어 브리핑에서 “미국의 300mm(12인치) 팹 장비 지출은 2026년 181억달러에서 2029년 406억달러로 2배 이상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300mm 팹 장비 지출은 2026년 약 1490억달러에서 2029년 2270억달러로 확대된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증가 속도가 글로벌 평균을 크게 앞지르는 셈이다.

300mm 팹 장비 지출은 현 세대 주력인 첨단(로직·D램·낸드) 반도체용 노광·식각·증착 등 핵심 설비 구매를 의미한다. 이 수치가 늘어난다는 것은 새 팹이 착공되거나 기존 라인에 장비가 실제 반입되고 있다는 신호다. 세계적으로 2026년에 20개, 2027년에 18개의 신규 300mm 팹 또는 라인이 착공될 예정이며, 이 중 미국은 각각 3곳과 4곳이 포함된다.

신규 공장 본격 가동을 의미하는 '첫 웨이퍼 투입(First Silicon)' 일정은 2026년 세계 13개에서 2027년 23개로 늘어날 전망이다. 주요 프로젝트로는 인텔, TSMC, 삼성의 첨단 로직·파운드리 투자와 마이크론의 D램 확장,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의 아날로그 생산능력 증설 등이 꼽힌다. SEMI는 대규모 팹 인프라 증설에도 공급 과잉(Overcapacity) 위험은 없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클라크 쳉 총괄은 “모든 반도체 제조사는 자체 전망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으며, 시장 둔화나 조정 조짐이 보이면 업계 스스로 계획을 유연하게 조정해 나갈 것”이라며 “현재는 오히려 수요를 따라잡기에 급급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러한 제조 기반 확대는 관련 전시·컨퍼런스 수요로도 이어지고 있다. 조 스토쿠나스 SEMI 회장은 “올해 세미콘 웨스트 전시 부스는 전석 매진됐고 미처 수용하지 못한 대기 기업만 120개에 달했다”며 “이미 현재 추이가 작년을 앞서고 있어, 이번 주 행사 기간 동안 최대 4만명 참관객이 다녀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기존 기록은 지난해 피닉스 행사 3만7000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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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 스토쿠나스 SEMI 회장

북미 최대 규모 반도체 컨퍼런스인 세미콘 웨스트는 지난 50여 년 동안 샌프란시스코 지역을 핵심 거점으로 삼아 개최됐다. 반도체 산업이 본격적으로 성장한 1970년대부터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실리콘밸리)이 세계 반도체 산업의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SEMI는 내년부터 개최지를 애리조나 피닉스로 옮긴다. 미국 내 반도체 제조 거점이 피닉스로 이동하고 있다는 산업 변화를 반영했다.

현재까지 집계된 미국 전체 반도체 관련 투자액은 8280억달러인데, 이 중 피닉스를 포함한 애리조나 지역에만 3190억달러가 집중된다. TSMC 단독으로만 애리조나 팹에 2650억 달러를 투자한다. 이들 지역에서 신규 창출되는 반도체 인력은 6만명, 이를 둘러싼 생태계가 유발하는 일자리는 18만개에 달할 전망이다.

스토쿠나스 회장은 “미국 반도체법(CHIPS Act)이 강력한 원동력으로, 미국 내 제조 기반 확장이 전시와 세션 수요도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형두 기자 dudu@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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