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권을 덮친 연쇄 해킹 사태는 우리 사회의 사이버 보안 패러다임 전체에 근본적인 대전환을 요구하며 날아든 엄중 경고장이라 할 수 있다.
인공지능(AI) 기술을 악용한 공격 정황이 현실로 나타나면서, 보안은 이제 특정 금융회사나 개별 공공기관의 방어력에만 의존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님이 입증됐다. 국가나 사회 전반의 방어시스템을 재정비하고, 범사회적 보안의식을 새롭게 정립하는 것이 시급한 국가적 과제로 대두됐다.
본지가 12일 마련한 산·학·관 보안전문가 좌담회 참석자도 기술은 AI 에이전틱 서비스 등 개별 맞춤형·고도화로 급격히 나아가는 데 반해 우리의 보안 체계는 여전히 중앙화·집중화라는 과거의 한계와 관성에 갇혀 있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연쇄 침해 사태가 남긴 기억해야 할 중요한 교훈은 핵심 거래망이 아닌 주변 업무지원 시스템과 협력사 연계망 같은 '가장 약한 고리'가 보안 사각지대로 드러났다는 점이다. AI 도구로 무장한 공격자들은 공격 대상의 탐색 비용과 진입장벽을 극단적으로 낮추며, 관리가 소홀한 주변 접점과 외부 연결 통로를 집요하게 파고들었다.
AI 협업과 유기적 연계 작업이 일상화되고 비즈니스 가치사슬이 확장되는 현 시점에서 핵심망 보호에만 치중하는 선택적 방어 전략은 모래성 위에 집을 짓는 것과 다름없다. 이제는 주변망과 모든 외부 접점의 안전까지 한꺼번에 아우르는 종합적인 안전 설계를 추진해야 한다.
기존의 파편화된 대응 방식으로는 가공할 속도와 파급력을 지닌 AI 공격에 효율적으로 대처할 수 없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 부처와 관련 기관이 각자의 칸막이에 갇혀 분절적으로 대응해서는 시급한 골든타임을 놓칠 공산이 크며, 속도감 있는 피해 복구와 근본적인 대책 마련조차 불가능해진다.
이제는 국가 사이버 안보 체계의 틀을 근본적으로 재편해야 할 때다. 정부 부처와 유관 기관, 민간 기업이 개별적으로 쌓아 올린 방어선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각 기관의 고유 방책과 정보보안 체계를 유기적으로 결합한 민관 원팀 통합 체계로 나아가야 한다.
실시간 위협 정보 공유와 상시 검증을 바탕으로, 유기적인 통합이 자연스럽게 2중, 3중의 중첩 보안 구조로 확장될 때 비로소 진화하는 AI 해킹 위협에 맞서 안전한 국가 사이버 대응체계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같은 방식과 경로의 침투를 진전 없이 똑같이 다시 허용하는 누는 절대로 범해선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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