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용수 공급 가능성을 놓고 국회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정면 충돌했다. 야당은 반도체 공장에 필요한 막대한 전력과 용수를 호남에서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어렵다고 공세를 폈다. 여당은 호남은 전력과 물이 부족한 지역이 아니라 이를 소비할 산업 기반이 부족했던 것이라고 맞섰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전력 6.3GW와 하루 65만톤의 용수 공급이 가능하다며 사업 추진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기후부 국정감사에서 이종배 국민의힘 의원은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전력 공급 계획을 집중적으로 문제 삼았다.
이 의원은 “호남의 기저전원인 한빛원전의 연간 전기 생산량이 4만5000GWh인데 반도체에 필요한 전력은 5만2430GWh”라며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기준 피크 기여도는 태양광 14.3%, 풍력 2.4%에 불과해 피크 시간대 실제 생산 전력은 태양광과 풍력을 합쳐도 1GW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호남에서 생산한 전력 상당량이 현재 수도권으로 송전되고 있다는 점을 들어 반박했다. 그는 “호남은 그동안 산업 수요가 없어 호남에서 생산된 전기를 수도권으로 올려보내는 일을 해왔다”며 “그 와중에도 전력망 사정 때문에 늘어나는 재생에너지를 출력제한할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호남에서 생산된 전기 중 평균 3~5GW가 호남에서 쓰이지 않고 수도권 공급용으로 쓰여온 게 현실”이라며 호남에서 생산한 전력을 지역 내 첨단산업에 활용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용수 확보도 쟁점이 됐다. 이 의원은 반도체 클러스터에 하루 65만톤의 용수가 필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가뭄 발생 시 안정적인 공급이 가능한지를 따져 물었다.
이에 김 장관은 용수 공급도 충분히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여당은 호남의 전력·용수 부족론 자체를 반박했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호남에서 생산해 밖으로 내보내는 전력량이 지역 내에서 소비한 양보다 2배 가까이 많다”며 “영산·섬진강 물은 대부분 농업용수 등으로 사용돼 왔다. 물이 부족한 게 아니라 산업 인프라가 부족한 것”이라고 말했다.
김 장관도 “호남 반도체와 관련한 전력 6.3GW와 용수 65만톤은 새로운 산업적 수요를 고려해도 충분히 가능한 규모”라며 “차질 없이 준비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전력망 구축 일정의 현실성도 도마에 올랐다. 윤재옥 국민의힘 의원은 정부가 호남 반도체 산단 1단계 공급선로 구축 목표를 당초 2029년 말에서 2028년으로 앞당긴 점을 문제 삼았다.
윤 의원은 최근 10년간 준공된 345㎸ 지중송전사업 10건의 착공부터 준공까지 평균 4년8개월이 걸렸다며 정부가 제시한 공사기간은 지나치게 촉박하다고 지적했다.
김 장관은 기존 전력망을 활용하고 공사 방식을 달리하면 기간 단축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영광 한빛원전에서 신광주변전소까지 가는 345㎸ 전력선이 있고 거기에서 분기해 광주공항까지 약 32㎞를 연결하는 것”이라며 “신장성변전소가 상대적으로 준비가 잘 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32㎞를 한 회사가 하느냐, 10㎞나 500m 단위로 나눠 하느냐에 따라 공기를 단축할 수 있다”며 “여러모로 공기를 단축할 방법이 있고 이를 감안해 계획을 세웠다”고 강조했다.
다만 전력망 설계 착수와 입지 확정 여부에 대해서는 “준비하고 있는 중”이라며 “기본 검토를 하고 있는 단계”라고 밝혔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