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북한군 포로 송환 사실을 공개한 우크라이나에는 단호한 조치를 예고하면서 북한의 지뢰 도발에는 대응이 늦어지고 있다는 야권의 비판이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쏟아졌다. 업무보고 첫날인 6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북한이 주적이냐, 우크라이나가 주적이냐”고 따지자 조현 외교부 장관이 답변을 거부하는 등 설전도 벌어졌다.
이날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질의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이 북한군 포로의 한국 송환 사실을 일방적으로 공개한 데 집중됐다.
이기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를 “국가적 신의를 저버린 일”이라고 비판하자 조 장관은 “우크라이나 외교장관과 지속적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데 아주 곤혹스러워하고, 사과의 말도 들어 있는 메시지도 받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러나 저희가 생각하는 수준과는 좀 차이가 있어서 단호한 조치를 취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야권은 정부가 우크라이나에 사과를 요구한 근거부터 따졌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비공개 합의 위반을 이유로 사과를 요구한 데 대해 “최소한 이를 입증할 문서나 구두로 했더라도 속기록을 포함한 회의록 같은 것이 있느냐”고 물었다. 조 장관은 관련 자료를 “가지고 있다”고 답했지만, 공개 요구에는 “그럴 필요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한 의원의 질의에 대해선 조 장관이 날 선 반응을 보이면서 공방 수위가 높아졌다. 한 의원은 이 대통령이 지난 2일 엑스(X)에 우크라이나가 한반도 전쟁 발발을 기도한다는 취지의 글을 올린 데 대해 “팩트에 대한 주장이라면 논증을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따졌다. 이어 “대통령이 국제관계에 대해 하는 말은 하나하나가 핵심이고 천금 같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북한이 발표하는 김여정이 떠드는 것에 대해서는 왜 찍소리도 못하면서 우크라이나만 쥐 잡듯이 하느냐”며 “북한이 주적이냐, 우크라이나가 주적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조 장관은 “그런 표현이 있는 한 답변을 거부하겠다”고 맞섰다.
비무장지대(DMZ) 지뢰 폭발 사건을 놓고는 정부가 검토만 거듭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권영세 국민의힘 의원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의장에게 서한을 보내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조 장관의 답변에 “벌써 2주가 지났는데 아직도 검토가 안 끝났으면 사실 안 보내겠다는 얘기 아니냐”고 질타했다.
북한의 사이버 활동에 대한 독자 제재 검토 상황을 묻는 질의에서도 비슷한 공방이 이어졌다. 조 장관이 “언제 어떻게 할 것인지에 대해 검토를 계속하고 있다”고 답하자 권 의원은 “사고가 난 다음에 한참 뒤에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느냐”며 신속한 대응을 촉구했다.
여당은 북한에 책임을 묻는 동시에 군사적 긴장 확산을 막아야 한다는 데 무게를 뒀다.
우원식 민주당 의원은 “북한의 책임을 분명히 묻는 것과 군사적 긴장의 확산을 막는 것은 대립되는 일이 아니다”라며 북한에 책임 있는 설명과 사과, 재발 방지 조치를 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윤호 기자 yun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