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구독·발전소 렌탈·지붕임대 중 건물별로 선택
전국 18개소 4.6㎿ 운영…45개소 15㎿ 인허가 진행
주소로 지붕 사업성 판별…전국 3700개소 이상 검토
경기도 공장·창고 11개소서 2㎿ 이상 계약 성과
올해 기획에는 푸드테크·에코테크·카본테크·클린테크 등 4개 분야 11개 기업이 참여한다. 식물 바이오 파운드리와 종자 판별부터 재활용 플라스틱 선박 소재, 자원순환형 종이팩, 친환경 펄프몰드·세라믹 코팅제, 전고체 전해질막, 공장에너지관리시스템(FEMS), 재사용 배터리 해체 자동화, 우주용 태양전지, 지붕형 태양광 플랫폼까지 해법도 다양하다.
이들 기업은 온실가스와 폐기물을 줄이는 데 그치지 않고 산업 현장의 비용·효율·안전 문제를 풀며 사업성을 입증하고 있다. 전자신문은 11개 기업을 만나 기술의 원리와 경쟁력, 고객이 얻는 가치, 실증·사업화 성과를 살펴본다. 육성사업 참여 과정에서 해결한 과제와 투자유치, 국내외 시장진출 전략도 짚는다. 기술이 산업과 일상의 변화를 이끄는 기후 해법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11회에 걸쳐 소개한다.

지붕형 태양광 전문기업 딥리뉴어블스(대표 송민욱)가 건물주의 초기 투자비 없이 공장·창고 지붕에 발전소를 설치하는 태양광 공급·구독 서비스 확대에 나섰다. 현재 전국 18개소, 4.6메가와트(㎿) 규모의 발전소를 공급·운영하고 있으며 45개소, 15㎿가 계약·인허가 단계에 있다.
딥리뉴어블스는 지붕형 발전소를 개발해 온 창업진이 2025년 2월 안양에 설립했다. 창업진이 이전 회사에서 개발한 태양광 발전소는 누적 153㎿다. 회사는 초기 투자비와 복잡한 인허가 절차 때문에 태양광 설치를 망설이는 건물주를 위해 발전소 개발부터 자금 조달, 시공, 운영까지 맡는 서비스 '솔라리스(Solarlease)'를 만들었다.
솔라리스는 건물의 전력 사용량과 건물주가 원하는 수익 방식에 따라 전기구독·발전소 렌탈·지붕임대 가운데 하나를 선택하도록 설계했다. 세 상품 모두 건물주가 설치비를 먼저 내지 않는다.
전기구독은 전력 사용량이 많은 공장·물류센터가 지붕에서 생산한 전기를 직접 쓰고 월 구독료를 내는 상품이다. 구독료는 건물의 전력 사용 패턴에 따라 달라지지만, 회사는 한국전력 요금보다 통상 20~30% 낮은 수준으로 설계한다고 설명했다. 계약기간은 10~20년이며, 발전량과 사용량을 계량해 K-RE100 자가발전 실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발전소 렌탈은 지붕이 넓지만 전력 사용량은 적고 발전 수익을 원하는 건물주를 겨냥한다. 건물주는 월 렌탈료를 내고 전력 판매와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수익을 얻는다. 발전소는 5~10년의 렌탈 기간에 딥리뉴어블스가 소유하고, 기간이 끝나면 건물주에게 이전된다.
지붕임대는 건물주가 지붕을 빌려주고 20년간 고정 임대료를 받는 방식이다. 발전소 투자와 운영, 전력 판매는 딥리뉴어블스가 맡는다. 회사는 세 상품의 예상 수익을 비교해 건물주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
발전소 렌탈을 선택한 이유는 건물마다 달랐다. 경기 화성의 한 물류유통 공장은 지붕에 설치할 수 있는 발전소 규모에 비해 전력 사용량이 적어, 생산한 전기를 직접 쓰는 전기구독보다 전력 판매 수익을 얻는 렌탈이 유리하다고 판단했다. 포천의 한 공장은 초기 투자비 부담 없이 발전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렌탈을 선택했다.
사업 확장의 관건은 흩어진 지붕 가운데 발전소를 설치할 수 있는 곳을 빠르게 찾는 것이다. 딥리뉴어블스의 사업성 검토 도구 '스캔'은 지붕 면적과 일사량, 전력망 접속 여건, 건물 구조, 소유권과 인허가 조건, 계약 상대방의 신용을 함께 살핀다.
주소를 입력해 적합성을 판단하는 데 약 10분이 걸리며, 지금까지 3700개소 이상을 검토했다. 설치 가능한 지붕에는 태양광 모듈 배치와 용량을 설계하고 세 상품별 예상 수익을 제시한다. 표준 설계와 자재 직접 구매, 지역 시공사와의 협업으로 소규모 지붕의 설치 원가도 낮추고 있다.
계약부터 준공까지는 7개월을 표준 공정으로 운영하고, 준공 뒤에는 '솔라리스케어'로 발전소를 관리한다. 발전량을 비슷한 조건의 다른 발전소와 비교해 성능 저하를 찾아내고, 누수·화재 위험에 대비한 점검과 보험도 맡는다. 발전소 설치 이후에도 장기간 성능과 안전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딥리뉴어블스는 설립 첫해인 2025년 매출 23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3월에는 인천의 공장 지붕에 30㎾급 발전소를 공급하며 100㎾ 미만 소규모 지붕으로 사업 범위를 넓혔다. 회사는 2029년까지 누적 338㎿를 설치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공인중개사와는 공장·창고 지붕을 발굴하고, 금융기관과는 발전소 단위의 자금 조달을 추진한다. 그리드위즈를 비롯한 전력 분야 기업과는 여러 지붕 발전소를 묶어 재생에너지 수요기업에 공급하고, 가상발전소(VPP)·에너지저장장치(ESS)와 연계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경기도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는 '2026년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사업'을 통해 딥리뉴어블스의 기술 고도화와 사업화를 지원하고 있다. 딥리뉴어블스는 사업 참여 이후 도내 공장·창고 11개소에서 2㎿ 이상을 계약하고 인허가를 진행 중이다.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지붕을 추가 발굴하면서 자동 설계와 인허가 사전 검토 기능도 고도화할 계획이다.
송민욱 대표는 “저희 목표는 지붕 있는 분이면 누구나 돈 들이지 않고 태양광을 얹고, 깨끗한 전기를 쓰는 것”이라며 “우리나라 지붕 전체가 발전소가 될 수 있게 하는 것이 딥리뉴어블스가 하려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경기도 공장과 창고 지붕이 발전소가 되면 건물주는 임대 수익을, 지역 시공사는 일감을, 도내 기업은 RE100 전기를 얻는다”며 “그게 경기도가 말하는 기후경제라고 믿는다”고 덧붙였다.
공동기획: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전자신문
안양=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