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재건축과 청정수소 생산·발전설비 등 7조9000억원 규모의 기업 투자 프로젝트 조기 가동에 나선다. 인허가와 영향평가 절차를 단축하고 반도체·이차전지 등 첨단산업의 규제를 완화해 현장에서 대기 중인 투자를 앞당긴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1일 이형일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를 열고 '현장중심 기업투자·혁신 지원방안(2차)'을 발표했다.
이번 대책은 지난 8월 1차 대책에 이어 기업이 투자를 계획했지만 인허가·영향평가와 각종 규제 등으로 현장에서 대기 중인 프로젝트를 조기에 가동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먼저 현대차가 추진하는 약 4조원 규모 울산공장 재건축에 패스트트랙을 적용한다. 현대차는 기존 내연기관차 생산라인을 자율주행 전기차 중심 공장으로 전면 재건축할 계획이다.
현재 사전 준비와 환경·교통·재해 영향평가, 건축·안전 관련 인허가 등을 거치면 행정절차에 최장 40개월이 걸릴 수 있다. 정부는 울산시에 전담 프로젝트매니저(PM)를 지정하고 사전 컨설팅과 실시간 피드백을 제공하는 한편 영향평가와 인허가 절차를 동시에 진행해 이를 12개월 이내로 줄인다.
지난해 10월 공고가 취소된 청정수소발전시장 경쟁입찰도 이달 다시 연다. 연간 500GWh 규모로 15년 장기 고정가격계약을 추진하며 석탄·암모니아 혼소발전은 대상에서 제외한다. 비가격 평가에서 국내 청정수소 생태계 기여도 배점을 확대해 약 3조원 규모의 국내 청정수소 생산·발전설비 투자를 뒷받침한다.
광주 군공항 무안 이전과 연계한 무안 국가산업단지에도 패스트트랙을 적용한다. 산업단지 개발계획과 실시계획을 산업단지계획으로 통합하고 관계기관 협의를 동시에 진행해 인허가와 영향평가 등 절차를 1년 이상 단축한다. 정부는 7615억원 규모의 투자 조기 이행을 지원할 계획이다.
이차전지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투자 규제도 손본다. 현재 국가첨단전략기술을 보유한 이차전지 사업장에 적용하는 위험물 안전관리 특례를 2027년부터 소부장 기업까지 확대한다. 소방청은 기존 이차전지 제조기업의 특례를 그대로 적용하는 대신 소부장 기업의 제조공정과 환경을 살펴 별도 특례를 마련할 방침이다.
수중음향센서 전문기업 아이블포토닉스의 제조시설 증설도 지원한다. 부지 확보에 어려움을 겪던 아이블포토닉스가 인근에 조성되는 인천 바이오 융합 산업기술단지에 입주할 수 있도록 지원해 약 400억원의 신규 투자를 촉진한다.
개별 프로젝트뿐 아니라 반도체 등 첨단·신산업에 공통 적용되는 규제도 완화한다. 반도체 팹(Fab) 건설 때는 현재 분리발주가 원칙인 전기·통신공사를 통합발주할 수 있도록 한다. 반도체 제조용 가스 용기를 보호하는 실린더캐비닛도 여러 개를 설치할 경우 기술검토와 변경허가를 일괄 처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한다.
영농형 태양광의 소규모 환경영향평가 기준도 완화한다. 현재 농림지역에서 7500㎡ 이상을 개발하면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받아야 하지만 영농형 태양광은 2만㎡ 미만까지 평가 대상에서 제외한다.
첨단산업에 대한 재정 지원도 병행한다. 내년 예산안에 8인치 이상 대구경 웨이퍼 기반 차세대 전력반도체 공정장비 핵심기술 확보에 50억원, 실증 인프라 구축에 70억원을 반영했다. 휴머노이드용 고에너지·경량화 이차전지 기술개발에는 133억원을 투입한다.
액추에이터·센서·로봇손 등 로봇 3대 취약부품 개발에는 2027년부터 2029년까지 국비 1000억원을 투입하고 내년에 300억원을 우선 지원한다.
이형일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은 “기업 투자를 가로막는 현장애로를 해소해 창의와 활력이 넘치는 세계 최고의 기업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손지혜 기자 jh@etnews.com











